단절된 마음!

달콤시리즈 315

by 동화작가 김동석

단절된 마음!




말없는 엄마를 탓했다.

어쩌면

딸이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대화와 소통이 필요한 나이임에도 엄마는 입을 다물었다.


“영원히 끝날 수 없는 것일지도 몰라!”

딸은 엄마가 사색의 문을 자물쇠로 잠갔다고 생각했다.


“문을 열려면 열쇠가 필요하겠지!”

딸은 신경세포를 자극하면 할수록 궁금함과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듯했다.


“엄마!”

천장을 응시하는 엄마를 딸은 불렀다.

하지만 엄마는 대답이 없다.


“엄마는 무슨 생각하는 거야?”

딸은 다시 엄마를 쳐다보며 물었다.


“열쇠!”

엄마의 눈망울 속에 간절함이 보였다.

아마도

엄마도 딸과 같이 열쇠를 찾고 있는 것 같았다.


“엄마!

사색의 문을 열고 싶은 거야?”

딸은 엄마가 찾는 열쇠가 자신이 찾는 열쇠처럼 느껴졌다.


“열쇠를 찾아야 해!”

엄마는 천장을 바라보며 더 큰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지!

엄마가 찾는 열쇠가 어디 있는지 알지?”

딸은 일어나 앉으며 물었다.


“분명히 봤어!”

엄마는 봤다.

사색의 문에 달린 열쇠 구멍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봤다.

그곳은

지금처럼 어둠이 깔린 세상이 아닌 밝고 행복한 세상이었다.


“엄마!

열쇠 구멍으로 무엇을 본 거야?”

딸은 엄마 곁으로 가까이 다가가 물었다.

아니!

엄마가 본 세상이 궁금했다.


“새로운 세상이었어!

지금까지 보지 못한 세상!”

엄마의 눈가에 행복한 꽃망울이 피었다.

도대체!

열쇠 구멍으로 본 세상은 어떤 세상인지 궁금증을 더했다.


“어떤 세상이야?”

딸은 엄마가 본 세상이 궁금했다.


“공간과 공간을 단절시킨 문을 열 열쇠를 찾아야 해!

그 열쇠만 있으면 될 거야.

아니!

열쇠만 찾으면 새로운 세상으로 갈 수 있어.”

엄마는 다시 열쇠를 찾았다.


“엄마!

잘 생각해 봐.

엄마가 어디에 열쇠를 두었는지?”

딸은 금방이라도 엄마가 열쇠를 찾을 것 같았다.


“문을 열면 위험할 수도 있어!”

딸은 걱정되었다.

새로운 세상 앞에 절벽이 있을 수도 있었다.


엄마는

열쇠 구멍으로 본 세상에는 새로움과 희망이 가득했다.

하지만

어둡고 위험한 것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어둡고 위험한 게 뭐였어?”

딸은 다시 물었다.


“자극이 필요했어!”

엄마는 무엇인가 갈망하는 눈빛이었다.


“어떤 자극?”

딸은 엄마의 눈망울을 바라보며 물었다.


“반복!

끝나지 않는 것을 반복하는 게 싫었어.”

엄마는 무엇인가에 쫓기는 듯 말했다.


“끝나지 않는 것도 있어?”

딸은 엄마가 하는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


“우리들의 세상!

그 세상을 단절시키기 위해 자물쇠로 잠그는 일이지.”

엄마는 사색의 문을 열고 새로움의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의 세상에서 새로운 세상으로 갈 수 있는 문을 열 수 없었다.


“엄마!

열쇠만 찾으면 그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갈 수 있어?”

딸은 엄마가 말하는 새로운 세상이 궁금했다.


“공간과 공간을 단절한 문을 열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지!”

엄마가 찾는 열쇠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 같았다.



그림 나오미 G





“사색의 문!

단절된 공간!

자물쇠에 맞는 열쇠!”

이 문제가 해결되면 엄마는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

딸은

엄마의 신경세포를 자극하기 위해 또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엄마!

내가 자물쇠를 몇 개 사 왔어.

엄마가

본 자물쇠가 어느 것인지 찾아봐!”

딸은 철물점에서 사 온 수십 개의 자물쇠를 엄마에게 보여주었다.


“이렇게 많이 사 왔어!”

엄마는 수십 개가 되는 자물쇠를 보고 놀랐다.


“이것도 아니고 이것도 아니야!

또 이것도 아니야.”

엄마는 자물쇠 하나하나 들고 말했다.


“엄마!

엄마가 본 자물쇠는 네모야 아니면 세모야?”

딸은 도형을 그려가며 엄마에게 물었다.


“동그란 것 같지만 빛이 났어!

먼 곳에서 다가오는 빛 같았어.”

엄마는 희미하게 느껴지는 자물쇠를 생각하며 말했다.


“엄마가 그릴 수 있겠어?”

딸은 엄마에게 종이와 연필을 주었다.


“아니야!

그 자물쇠는 그릴 수 없어.”

엄마는 단호하게 말했다.


“왜?”


“그 자물쇠는 그리는 것이 아니야.

그냥 보고 생각하는 거야.”

엄마는 금방이라도 자물쇠를 찾을 것 같았다.


“그게 무슨 말이야?”

딸은 엄마가 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엄마!

잘 생각하고 말해봐.”

딸은 엄마가 사색의 문을 영원히 닫아버릴까 걱정되었다.


“그 자물쇠는 밝음과 어둠의 조합이야!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영원히 움직이는 생명체 같았어.”

엄마는 열쇠 구멍으로 본 세상과 다르게 자물쇠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철물점에서 사 온 자물쇠는 필요 없겠다!”

하고 말한 딸은 엄마에게 보여준 수십 개의 자물쇠를 비닐봉지에 담았다.


“맞아!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살 수 없는 자물쇠야.”

하고 엄마가 말하자


“그렇구나!”

딸은 사색의 문을 걸어 잠근 자물쇠가 더 궁금해졌다.


“신경세포! 자극! 단절! 궁금증! 새로움! 자물쇠! 열쇠!

무엇이 문제일까?”

딸은 엄마가 하는 이야기 속에서 사색의 문을 열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엄마와 이야기하면 할수록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며칠 후

밤에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딸은 엄마와 커피를 마시며 눈 오는 풍경을 지켜봤다.


“엄마!

무슨 생각을 반복하는 거야?”

딸은 엄마가 영원히 끝날 수 없는 무엇인가를 반복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자물쇠와 열쇠의 관계 같은 거야?”

엄마는 지금도 사색의 문을 잠근 자물쇠를 열려고 열쇠를 찾고 있었다.


“엄마!

그 열쇠 혹시 내게 준 거야?”

딸은 신경세포를 자극하면 무엇인가 전달된다는 엄마가 한 말이 생각났다.


“그래!

내가 너에게 주었구나.”

엄마는 그토록 찾고 있던 열쇠를 딸에게 준 것을 기억했다.


“엄마!

그럼 나를 자물쇠가 있는 곳으로 데려가면 내가 열어줄게.”

딸은 엄마가 자물쇠가 있는 곳으로 데려다주길 바랬다.


“같이 갈 수 있을까?”

엄마는 사색의 문 앞에 항상 혼자 갔기 때문에 둘이 간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다.


“엄마!

같이 가자.”

딸은 엄마를 재촉했다.


“단절된 문을 열려면 열쇠가 필요한데!”

엄마는 딸과 같이 가는 것은 관심 없는 것 같았다.


“엄마!

내가 그 문을 열어줄게.

딸은 무엇인가 생각나는 듯 엄마에게 말했다.


“열 수 있겠어?”

엄마는 영원히 열 수 없는 것 같은 자물쇠를 딸이 열어준다니 고마웠다.


“열 수 있어!”

딸은 엄마가 고통스러워하는 자물쇠를 열어줄 생각이었다.

그리고

엄마가 꿈꾸는 새로운 세상으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으면 했다.


“엄마!

내 손을 꼭 잡고 사색의 문을 열어 봐.”

딸은 엄마가 생각하는 사색의 문 자물쇠를 열 열쇠가 무엇인지 알았다.


엄마는 눈을 감고 딸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신경세포를 하나하나 자극하며 사색의 문으로 나아갔다.


“그렇지!

엄마 잘했어.”

딸은 엄마가 그토록 열고 싶어 하는 사색의 문 자물쇠를 봤다.


“엄마!

잘 봐!”

딸은 엄마가 말한 자물쇠를 손으로 잡았다.


“엄마!

공간과 공간을 잠근 이 자물쇠는 단절의 열쇠가 아닌 소통의 열쇠로 열어야 해.”

딸이 말하는 순간 엄마가 그토록 열고 싶어 하던 자물쇠가 열렸다.


“와!

이렇게 쉽게 열리다니.”

엄마는 영원히 열 수 없을 것 같던 자물쇠가 딸의 말 한마디에 열렸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딸보다 수십 년을 더 살아온 엄마는 매일매일 자물쇠를 열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했었다.


“엄마!

사색의 문을 단절시키기 마.

엄마가 생각한 것을 누구에게나 전달하는 게 중요해!”

딸은 엄마가 단절시키려고 하니까 열쇠를 찾지 못했다고 말해 주었다.


“엄마!

엄마가 생각하는 그 모든 것을 내게 말해주는 게 중요해.

엄마가 말하지 않으면

나는 아무것도 알 수 없어!

그러니까

엄마 무슨 말이든 내게 해봐!

알았지?”

하고 딸이 말하자


“알았다!”

엄마는 대답했다.


새로운 세상!

무엇인가 전달되는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엄마는 잠을 잘 수 있었다.


대화와 소통!

딸은 엄마와 단절된 공간과 공간 사이의 열쇠를 열었다.

엄마를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다시!

엄마와 딸이

꽃길만 걸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엄마 손을 꼭 잡았다.


엄마는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꾹 참았다.

누군가에게 말해야 한다.

그래야

엄마가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있다.

도움이 필요하면 누군가가 달려와 도와줄 수 있다.


"엄마!

내가 먼저 말하고 손 내밀게.

미안해 엄마!

엄마는 내 마음 아는 데 나는 엄마 마음을 몰라 미안해.

엄마!

내가 좀 더 시간을 낼게.

그리고

엄마랑 같이 있어 줄게.

사랑해 엄마!"


딸은 기다리지 않을 참이다.

엄마를 좀 더 자극하고 괴롭힐 생각이었다.


"엄마!

철물점에 갔다 올게."

딸은 사온 자물쇠를 들고 철물점을 향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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