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새를 잡아먹다니!

달콤시리즈 321

by 동화작가 김동석

어린 새를 꼭 잡아먹어야겠어!






높은 절벽!

둥지에 어린 새가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절벽 모퉁이 옆에 소나무도 한 그루 멋지게 서 있었어요.


어떤 새인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하지만 새끼가 큰 걸 보니 엄마는 무척 큰 새 같았어요.


지금

어린 새는 꾸벅 졸고 있었어요.

그런데

바위 절벽을 타고

다란 뱀이 둥지로 올라오고 있었어요.


“세상에나!”

한 마리도 아니고 무려 네 마리나 올라오고 있었어요.


어린 새는

그것도 모르고 꾸벅꾸벅 졸고 있었어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뱀들이 둥지 근처까지 올라왔어요.

혀를 날름 거리며 침을 꿀꺽 삼켰어요.


나뭇가지에 꼬리를 칭칭 감고

둥지 이곳저곳을 살피며 냄새를 맡았어요.


제일 몸집이 큰 뱀이


“히히히!”

하고 웃는 소리에 어린 새는 눈을 떴어요.


“엄마야!”

처음 보는 뱀이 무서웠어요.

사람들도 뱀을 무서워하니까요.


네 마리 뱀이

몸을 길게 늘어뜨리며 어린 새 곁으로 다가왔어요.


“잡아먹으러 왔지!

히히히!"

하고 웃으며 가장 큰 뱀이 소리쳤어요.


어린 새는

무서워 꼼짝도 할 수가 없었어요.


“널 잡아먹을 거다!”

나머지 뱀들도 말했어요.


어린 새는

정신을 차리고 천천히 말했어요.


“이 어린 것을 잡아먹는다고?”

날개를 활짝 펴고 눈을 크게 뜨고 말했어요.


“히히히!

여기는 아무도 없어.”

하고 말한 뱀들이 뒤로 물러섰어요.


큰소리쳐야

소용없다는 것쯤 어린 새도 알았어요.

다만

무서운데도 무섭지 않은 것처럼 보이려고 노력했어요.


어린 새는

엄마가 한 이야기가 생각났어요.


“누가 오면 지혜롭게 싸워야 한다!

힘이 장사여도 지혜로운 자를 이길 수 없어.”


어린 새는

마음을 가다듬고 뱀을 노려봤어요.


“야!

그 날름 거리는 혀 좀 치워.”

하고 큰소리쳤어요.


“뭐!

이게 큰소리쳐.”

뱀들은 깜짝 놀랐어요.


어린 새는

눈을 크게 뜨고 뱀들을 쳐다봤어요.


“좋아!

누가 날 잡아먹을 텐데?”

하고 어린 새가 물었어요.


“내가!”

“내가!”

“내가!”

“내가!”

네 마리 뱀이 대답했어요.


그런데

어린 새는 한 마리뿐이었어요.


어린 새는

마음속으로 피식 웃었어요.


“좋아!

나를 잡아먹고 싶다고 했지.”

하고 어린 새가 물었어요.



“그래!”

“그래!”

“그래!”

“그래!”

역시 뱀들은 또 대답했어요.



도자기 그림 나오미 G




어린 새는

날개를 쭈욱 펴고 눈을 크게 뜨고 뱀 앞으로 다가갔어요.


“너희들이

서로 싸워서 이긴 자에게 나를 먹게 해줄게.”

하고 말했어요.


“좋아!”

“좋아!”

“좋아!”

“좋아!”

뱀들이 대답했어요.


뱀들은

싸우기 위해 나무를 타고 내려갔어요.


“어리석은 것들!”

어린 새는 속으로 웃었어요.


제일 큰 뱀은

당연히 자신이 일등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어린 새는

엄마가 오기만 기다렸어요.

뱀들이 둥지로 올라오기 전에 엄마가 와야 어린 새는 살 수 있었어요.



‘툭!’

‘탁!’

뱀들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렸어요.


“바보 같은 것들!”

어린 새의 속임수에 넘어가다니 뱀들이 정말 바보 같았어요.


역시

뱀은 무서웠어요.

한 참이 지나도 뱀이 올라오지 않았어요.


어린 새는

누가 이기고 잡아먹으러 올라올까 궁금했어요.


뱀은

서로 인정사정없이 싸웠어요.

힘이 다 빠진 뱀들은

둥지로 올라갈 힘이 없었어요.

온몸에 상처 나고 두 마리는 힘센 뱀에게 물려 죽었어요.


이런 상황을

어린 새는 알 수 없었어요.

눈이 빠지게 엄마만 기다리는 데 오지 않았어요.


“엄마!”

큰 소리로 불렀어요.



절벽 아래서

살아남은 뱀 한 마리는 어린 새 목소리를 들었어요.


"흐흑!

어린 새에게 당하다니.”

죽은 형제들을 보고 울고만 있었어요.


“엄마!”

어린 새는 또 크게 외쳤어요.

하지만

엄마는 강가에서 먹이를 사냥 중이라 들을 수 없었어요.


온몸에

상처 나고 피를 너무 많이 흘린 남은 뱀 한 마리도 죽었어요.


주변에 있던 새들과 곤충들이 몰려왔어요.


“오늘은 배불리 먹겠는데!”

똥파리 한 마리가 뱀 사체를 보고 외쳤어요.


엄마가

물고기를 물고 왔어요.


'엉엉엉'

엄마를 보고 어린 새가 울었어요.


엄마는

새끼가 배고파서 우는 줄 알았어요.


울음을 그친 어린 새는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아이고!

내 새끼 장하다.”

하고 말한 엄마는 어린 새를 칭찬하며 꼭 안아주었어요.


엄마는

절벽 아래로 내려갔어요.

뱀들을 찾았어요.

그런데

뱀들의 사체가 없었어요.


"뱀 사체!

우리가 맛있게 먹었어요."

곤충과 새들이

맛있게 먹었다고 소나무가 이야기해주었어요.


“엄마!”

어린 새는 무서워 큰 소리로 엄마를 불렀어요.


“뱀 다 죽었어!”

하고 어린 새에게 말했어요.


어린 새는 엄마가 준 물고기를 맛있게 먹었어요.

그리고

엄마 품에 오래 안겨 있었어요.


“힘이 세다고 이기는 게 아니야!

지혜로운 자가 되어야 해.”

어린 새는

엄마가 해준 말을 가슴에 새겼어요.


햇살이 푹푹 찌는 날,

어린 새는 둥지를 박차고 날았어요.


"엄마!

어디로 가요?"

하고 어린 새가 물었어요.


"자유로운 곳!

평화로운 곳!"

하고 말한 엄마는

천천히 날며 어린 새가 따라오는지 뒤돌아 봤어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