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창작동화의 세계
초대받은 파랑새!
달콤시리즈 006
by
동화작가 김동석
Mar 29. 2022
초대받은 파랑새!
언어의 마술사 고양이!
그의 이름은 샘통이었다.
샘통은 들판의 요리사였다.
새로운 요리를 하면 친구들을 초대했다.
"샘통!
오늘은 누굴 초대할 거야?"
샘통의 집 주변에 사는 동물들은 궁금했다.
"어떤 요리를 하는가에 따라 다르지!"
샘통은 매일 새로운 요리를 하면서 초대하는 동물도 바뀌었다.
어제는
<굼벵이> 요리를 해 두루미 부부를 초대했었다.
매일 먹는 음식이라며
초대를 원치 않았던 두루미 부부는 샘통이 해준 굼벵이 요리를 먹은 뒤 생각이 바뀌었다.
"굼벵이가 얼마나 맛있던지!"
두루미 부부는 매일매일 샘통의 요리를 먹기 위해 집 앞에서 서성거리며 기다렸다.
"맛이 어땠어?"
수탉이 굼벵이 요리를 먹은 두루미 부부에게 물었다.
"그냥!
굼벵이가 아니었어.
세상에!
굼벵이 요리가 그렇게 맛있는지 몰랐어."
매일 들판에서 굼벵이를 잡아먹던 두루미 부부는 샘통 집에서 먹은 요리에 대해 수탉에게 말해주었다.
"또 먹고 싶어?"
"당연하지!
굼벵이 요리만 매일 먹어도 좋겠어.
샘통이 해준 요리를 먹으면서 땅속 지하세계로 여행을 떠날 수 있었어."
두루미 부부는 새로운 세상으로 여행한 기분이었다.
눈에 보이는 세상이 아닌 처음 보는 세상 같았다.
"나도 먹어보고 싶다!"
수탉은 샘통 집 앞에서 서성거리며 초대받을 날만 기다렸다.
샘통이 문을 열고 나왔다.
오늘 요리와 초대할 동물을 소개할 시간이었다.
"오늘!
요리는 <사슴 코딱지 스테이크>입니다.
그리고
초대할 손님은 숲의 제왕이 된 대장 멧돼지입니다."
하고 말한 샘통은 집안으로 들어갔다.
"와!
대장 멧돼지를 초대하다니."
"혹시!
샘통을 잡아먹으면 어떡하지?"
숲에서 새끼 사슴을 잡아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산토끼였다.
"설마!
배고파도 초대한 샘통을 잡아먹겠어."
하고 말한 수탉도 대장 멧돼지에게 잡아먹힐 뻔했었다.
"모르는 일이야!"
샘통을 잡아먹고도 남을 녀석이야."
하고 너구리가 말했다.
"샘통!
대장 멧돼지 초대는 취소하면 좋겠어!"
하고 너구리가 샘통 집을 향해 외쳤다.
"그 녀석!
새끼 사슴을 잡아먹은 녀석이라고?"
하고 더 크게 너구리가 외쳤다.
하지만 샘통은 집안에서 나오지 않았다.
대장 멧돼지에게 줄 요리를 만들고 있었다.
"호호호!
새끼 사슴을 잡아먹었으니까.
그 녀석에게 <사슴 코딱지 스테이크> 요리를 먹이는 거야!"
하고 말하더니 샘통은 콧노래를 부르며 요리를 완성해 갔다.
"히히히!
날 초대하다니 뭘 아는 녀석이군."
대장 멧돼지가 샘통 집 앞에 도착했다.
"오늘은 어떤 요리를 준비했을까?"
대장 멧돼지는 침을 삼키며 샘통 집 문을 두드렸다.
'탁! 탁! 탁!'
"히히히!
만약 요리가 맛없거나 부족하면 그 녀석을 잡아먹어야겠다."
대장 멧돼지는 무엇이든 잡아먹는 먹이사슬 최상위에 오른 녀석이었다.
"안녕하세요!"
샘통이 문을 열고 대장 멧돼지를 반겼다.
"안녕!
배고파 죽겠어.
빨리!
요리를 달라고?"
대장 멧돼지는 안으로 들어오며 소리쳤다.
"조금만!
기다려보세요!
아주 맛있는 요리를 내올 테니."
하고 말한 샘통은 주방으로 들어갔다.
"히히히!
오늘 요리가 뭘까?”
대장 멧돼지는 식탁에 앉아서 집안을 둘러봤다.
"히히히!
저건 뭐야?
총이잖아!"
거실 한쪽 벽에 사냥총이 걸려 있었다.
대장 멧돼지는 조금 불안했다.
"오래 기다렸습니다."
큰 접시에
<사슴 코딱지 스테이크>를 들고 나온 샘통이
대장 멧돼지 앞에 접시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고마워!"
대장 멧돼지도 인사를 하고 요리를 봤다.
"아니!
빈 접시잖아?"
큰 접시에 놓인 코딱지가 요리처럼 보이지 않았다.
"무슨 말씀을!
오늘 요리는 <사슴 코딱지 스테이크>입니다."
하고 말하며 샘통이 접시 한가운데 놓인 아주 작은 코딱지를 가리켰다.
"뭐야!
이게 요리라고?"
대장 멧돼지는 토끼똥보다도 작은 요리에 화가 났다.
"설마!
날 놀리는 거야?"
대장 멧돼지는 눈을 크게 뜨고 샘통을 노려봤다.
"무슨 말씀을!
먹어보지도 않고 화부터 내면 요리 맛이 떨어집니다."
샘통은 배짱이 두둑했다.
대장 멧돼지도 무서워하지 않았다.
호랑이도 초대한 샘통이었다.
"이걸!
나더러 먹으란 말이야?"
"네!
먹어 보고 맛을 말씀해주세요."
하고 샘통이 말했다.
"날!
놀리는 거야?"
"무슨 말씀을!"
"이 코딱지만 한 게 요리라고 하는 거야!"
"네!
코딱지가 코딱지만 하지 그럼 호박처럼 크겠어요?"
하고 샘통이 말하자
"이걸!
어떻게 먹어.
씹을 것도 없고 젓가락으로 집을 수도 없는 데."
대장 멧돼지는 점점 화가 났다.
곧!
샘통을 잡아먹을 것 같이 심장 박동 소리가 크게 들렸다.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스테이크를 잘라
한 입 먹어보세요."
하고 샘통이 천천히 말하자
"날!
바보로 생각하는 거야?"
하고 말하더니 대장 멧돼지가 의자를 박차고 일어났다.
"허허허!
먹어보지도 않고 화부터 내다니.
당신은 요리를 먹을 자격이 없군요!"
하고 말하더니 샘통은 요리 접시를 들고 주방으로 갔다.
"뭐라고!
먹을 자격이 없다고?"
하고 말하던 대장 멧돼지가 뒤에서 샘통을 덮치려고 했다.
"잠깐!"
샘통이 뒤를 돌아보며 대장 멧돼지에게 말했다.
"뭐야!"
한 입에 샘통을 삼키려던 대장 멧돼지가 멈췄다.
"날 잡아먹고 싶은 거죠!
새끼 사슴을 잡아먹을 때처럼?"
하고 샘통이 물었다.
"그래!
배고파서 널 잡아먹어야겠다."
하고 대장 멧돼지가 말했다.
"좋아요!
날 잡아먹기 전에 이 스테이크 한 조각만 먹어 주세요?
내 소원이니!"
하고 샘통이 말하자
"그럼!
널 잡아먹어도 된단 말이지?"
"네!
날 잡아먹던지 구워 먹던지 삶아먹던지 맘대로 하세요."
하고 샘통이 말하며 요리 접시를 다시 식탁 위에 갖다 놨다.
"어서!
한 입만 먹어 보세요."
"좋아!"
대장 멧돼지는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스테이크를 잘랐다.
하지만 너무 작아서 자르기 힘들었다.
"한 입에 먹으면 되겠다!"
하고 말한 대장 멧돼지는 스테이크를 포크로 찍었다.
"이상하다!"
대장 멧돼지는 포크로 찍은 아주 작은 스테이크를 들 수 없었다.
"왜!
그러십니까?"
샘통이 물었다.
"이런!
무거워서 들 수가 없어."
"스테이크 말입니까?"
"그래!"
"당연하죠!
그래서 스테이크는 조금씩 잘라먹으라고 나이프를 준 겁니다."
하고 샘통이 말하자.
"알았어!"
대장 멧돼지는 포크와 나이프를 이용해 스테이크 한 부분을 잘랐다.
"눈에 보이지도 않아!
이걸 먹으란 말이지?"
"네!
아무튼 스테이크를 잘랐으니 드십시오."
"좋아!
먹어보지."
포크로 찍은 먼지 같은 희미한 스테이크 한 조각을 입안에 넣었다.
"으음!"
대장 멧돼지는 말이 없었다.
"맛이 어떤가요?"
샘통이 물었다.
하지만 대장 멧돼지는 말할 수 없었다.
아니!
할 말을 잊었다고 해야 맞았다.
먼지 같던 스테이크 한 조각은 혀에 닿는 순간 은빛 숲을 선물했다.
사슴들이 뛰어놀고 있는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보였다.
자작나무가 가득한 은빛 숲에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세상에!
이런 맛이라니.
아니!
이런 세상이 있다니."
대장 멧돼지는 눈을 감았다.
천천히 요리를 음미했다.
은빛 숲에서 함박눈을 맞으며 사슴들이 뛰어가고 있었다.
"와!
이게 요리란 말인가?"
대장 멧돼지는 먼지 같았던 스테이크 한 조각을 먹으면서 놀랐다.
입안에서 나는 향기며 고기 씹는 맛이 그동안 먹어보지 못한 달콤한 맛있었다.
"이런!
내가 최고의 요리사를 잡아먹으려 했다니!"
대장 멧돼지는 입안에 든 스테이크를 씹으며 말했다.
"아직도 입안에 가득한 것 같아!"
대장 멧돼지는 씹어도 줄어들지 않는 스테이크가 입안에 남아있음을 알았다.
"최고야!
최고의 스테이크야."
대장 멧돼지는 샘통을 잡아먹을 생각도 잊고 스테이크를 먹었다.
아니!
새끼 사슴을 잡아먹었던 기억을 되살리며 참회의 눈물까지 흘렀다.
"미안!
정말 미안하다."
대장 멧돼지는 새끼 사슴을 잡아먹은 것을 후회했다.
먹이사슬 경계를 넘나드는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그림 나오미 G
"요리는 이런 맛이야!"
샘통이 콧노래 부르며 아침부터 요리를 하고 있었다.
"샘통!
오늘은 누굴 초대할 거야?"
하고 샘통 집 앞에서 지켜보던 동물들이 물었다.
"걱정 마!
내가 누굴 초대하건 내 마음이니까."
샘통은 오늘도 누굴 감동시킬 요리를 만들고 있었다.
"저런!
타조를 초대하다니."
들판을 달리던 타조가 멀리서 샘통 집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오늘 요리는 타조를 위한 거야!"
"맞아!
타조를 왜 초대했을까?"
동물들은 모두 궁금했다.
'탁! 탁! 탁!'
타조가 샘통 집 문을 부리로 쪼았다.
"어서 오세요!"
샘통이 문을 열고 타조를 반겼다.
"안녕!
잘 지냈지?"
하고 타조도 인사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저야!
너무 잘 지내서 걱정이라면 걱정이죠."
샘통은 타조에게 의자를 내밀며 말했다.
"고마워!
초대해줘서."
"무슨 말씀을!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샘통은 요리를 할 수 있는 불을 신들의 나라에서 훔쳐온 타조를 존경했다.
비록!
하늘을 날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어도 타조는 만물의 영장인 인간들을 위해 신들의 나라에서 불을 훔쳐왔다.
"배고파!
오늘은 어떤 요리를 준비했어?"
하고 타조가 물었다.
"그거야!
좋아하는 요리를 준비했죠."
샘통은 요리만큼은 자신 있었다.
"어디 보자!
요리가 다 완성되었나?"
샘통은 주방에서 요리를 한 참 준비해 접시에 담았다.
"오늘 요리입니다!"
샘통은 요리를 담은 접시를 타조 앞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잘 먹을 게!"
타조는 먼저 접시에 코를 대고 요리 향을 맡았다.
"우욱!
이건 <지렁이 스파게티>잖아.
아니!
도대체 무얼 넣었기에 이렇게 향이 좋지?"
타조가 묻자
"<지렁이 스파게티>에 매실 원액 한 스푼과 햇살 두 스푼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태양초 고춧가루와 올리브기름을 조금 넣었습니다.
아!
마지막으로 신의 눈물 한 방울 넣었습니다."
하고 샘통이 말하자
"향이 너무 좋아!
처음 먹어보는 맛이야."
하고 말한 타조가 포크와 나이프를 들었다.
"어떻게 먹어야 맛있게 먹을 수 있지?"
"우선!
정자에 편하게 앉아서 쉬는 시간이다 생각하세요.
그리고 포크로 잘 섞어서 조금씩 드세요."
"알았어!"
타조는 포크로 잘 섞었다.
그리고 포크로 돌돌 말아서 한 입 입에 넣었다.
"아니!
이럴 수가?
내가 하늘을 날다니!"
스파게티가 입안에서 사르르 녹으면서 타조를 날개 했다.
"내가 신들의 나라로 가는 길이야!"
불을 훔치러 갔던 순간이 파노라마처럼 보였다.
"이건!
나를 위한 요리군.
내가 하늘을 날지 못하는 억울한 한을 풀어주는 요리야."
타조는 요리를 음미하며 그동안 하늘을 날지 못한 서러움을 다 떨칠 수 있었다.
"매화꽃이 떨어지고 있어!
함박눈이 내리듯 매화꽃이 하늘에서 바람에 날리고 있어."
스파게티에 넣은 매실 원액이 매화꽃이 되어 타조의 심장을 녹아내리게 했다.
"이건!
신들의 노여움이군."
올리브기름은 신들의 노여움을 훨훨 타게 만들었다.
"아니!
이건 내가 하늘의 축복을 받다니."
태양초 고춧가루와 햇살 두 스푼이 입안에서 사르르 녹으면서 타조를 축복했다.
"고마워!"
타조는 눈물이 났다.
신의 눈물이 타조의 억울한 한을 풀어주었다.
그동안 하늘을 날지 못한다고 많은 동물들이 흉보고 놀린 것들이 또 파노라마처럼 스쳐갔다.
"타조야!
세상에서 가장 빨리 달리는 타조야.
넌!
인간들에게 최고의 선물을 한 동물이란 것을 잊지 마라.
누가 뭐라고 해도!
넌!
지상에서 가장 축복받은 동물이란다."
하늘에서 신들이 타조에게 말했다.
"고마워!
샘통 너무 고마워."
타조는 감격에 겨워 <지렁이 스파게티>를 다 먹지 못했다.
"무슨 일이야?"
창문으로 집안을 들여다보던 동물들은 타조가 우는 걸 보고 놀랐다.
"왜!
요리를 먹으면서 울까?"
수탉은 궁금했다.
"요리를 먹어봐야 알지!"
하고 옆에 있던 들쥐 또리가 물었다.
"맞아!
요리를 먹어 봐야 왜 우는지 알지?"
너구리도 들쥐와 같은 생각이었다.
타조는 들판으로 돌아가면서 더 빨리 달렸다.
샘통이 해준 요리를 먹은 타조는 아무리 빨리 달려도 지치지 않았다.
"요리란!
이런 것이야.
누가!
뭐라 해도 맛있게 먹을 수 있으면 최고의 요리지."
샘통이 콧노래를 부르며 요리를 한다는 건 또 누군가 초대했다는 것이다.
"샘통!
오늘은 또 누굴 초대한 거야?"
샘통 집 앞에서 지키고 서있던 동물들은 궁금했다.
"누굴까?
오늘 요리를 먹을 동물은 누굴까?
오늘 주인공은 내가 초대한 게 아니야!
어린이들이 보고 싶다고 초대한 동물이야.
그게 누굴까?
어린이들이 보고 싶어 하는 동물은 누굴까?"
샘통은 더 크게 노랠 불렀다.
"어린이들이 초대한 동물이라고?"
"그게!
누굴까?"
혹시 미키마우스일까?"
"아니야!
신데렐라 공주나 백설공주일 거야."
"그건!
사람들이잖아?"
하고 베짱이가 말하자
"사람도 동물이잖아!"
하고 무당벌레가 말했다.
"누구지?
혹시 오늘 초대받은 동물이 누군지 알아?"
하고 수탉이 두루미 부부에게 물었다.
"모르겠어!"
두루미 부부도 오늘 초대 손님이 누군지 몰랐다.
"누굴까?
오늘은 멀리서 오는 손님이야!
누굴까?
그 손님은 감쪽같이 나타날 거야!
그 손님이 도대체 누굴까?
너희도 잘 아는 동물이야.
신비한 동물이라고 할 수도 있지!
아침 이슬도 먹고
겨울에는 고드름 따먹는 걸 좋아하는 동물이지!
누굴까?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은 과연 누굴까?
누굴까?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갖게 하는 동물은 누굴까?"
요리하는 샘통의 콧노래는 멈추지 않았다.
"도대체!
누굴 위한 요리야?"
샘통 집 앞에서 기다리던 동물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궁금했다.
"나는 파랑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파랑새!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파랑새!
나는 파랑! 파랑새!
숲 속에 사는 파랑새!
어린이들이 보고 싶어 하는 파랑새!"
멀리서
파랑새가 노래 부르며 날아오고 있었다.
"뭐야!
오늘 초대 손님이 파랑새야?"
하고 독수리가 말하자
"파랑새라니!
나도 아직 초대받지 못했는데."
수탉과 갈매기가 말했다.
"안녕!"
파랑새는 열린 창문을 통해 집안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샘통이 인사하더니 식탁으로 안내했다.
"밖에 동물들이 많이 있던데?"
"네!
매일 자신이 초대받을까 해서 기다리는 중이랍니다."
"아니!
아까운 시간을 저렇게 보내다니.
예약을 하고 집에서 기다리면 되잖아!"
"맞아요!
예약을 하고 그날 찾아오라고 했는데도 혹시나 하고 저렇게 기다립니다."
"이런!
바보 같으니라고."
하고 말하더니 파랑새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이봐!
모두 예약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서 기다려."
하고 말했다.
"싫어요!
여기서 기다릴 거예요."
참새가 크게 말했다.
"아니!
나처럼 예약을 하고 그 날짜에 찾아오면 되잖아."
하고 파랑새가 말하자
"뭐라고!
예약을 했다고?"
샘통 집 앞에서 기다리던 동물들은 모두 놀랐다.
"저기!
컴퓨터에 순서대로 가서 예약을 하면 되는 거야.
앞으로 추워질 텐데 이렇게 집 앞에서 기다리면 얼어 죽는다고!"
파랑새가 말한 뒤 안으로 들어갔다.
"예약을 하라고?"
"어떻게 예약을 하는 거지?"
동물들은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파랑새가 예약하고 왔다는 말에 모두 충격이었다.
"예약을 해야지!"
너구리가 제일 먼저 컴퓨터 앞에 앉았다.
"뭐야!
예약을 해도 앞으로 오 년 뒤에나 올 수 있어.
난!
예약 안 하고 여기서 기다릴 거야."
너구리는 의자를 박차고 일어섰다.
그 뒤로
많은 동물들이 컴퓨터 앞에 앉았지만 모두 예약을 하지 않았다.
"난!
예약해야지."
쇠똥구리 한 마리가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예약했다.
"2026년 12월 24일 오전 10시"
쇠똥구리는 예약을 하고 돌아갔다.
하지만
다른 동물들은 한 마리도 예약하지 않았다.
"좀!
비켜주세요."
새끼 사슴이 컴퓨터 앞에서 망설이며 서 있는 동물들에게 부탁했다.
"너도 예약할 거야?"
하고 새끼 멧돼지가 물었다.
"응!
나도 예약할 거야.
어른 사슴이 되면 샘통이 만들어주는 요리를 먹을 수 있을 거야."
하고 말한 새끼 사슴이 예약을 했다.
"오래 기다렸습니다!"
샘통이 요리를 들고 와 파랑새 앞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아니!
오래 기다리다니요.
세상에서 가장 빠른 게 시간이랍니다."
"그렇죠!
세상에서 가장 빠른 게 시간이란 걸 아는 분은 파랑새뿐이랍니다."
"맞아요!
난 시간처럼 빠른 걸 보지 못했어요.
그런데!
요즘 시간보다 더 빠른 걸 찾았어요."
"그래요!
그게 무엇입니까?"
하고 샘통이 물었다.
"그건!
바로 기다림이라는 겁니다.
세상에 시간보다 더 빠른 게 기다림이라는 것을 새롭게 알았습니다."
"그렇군요!"
"보세요!
제가 오 년 전에 예약을 했는데 벌써 이렇게 와서 요리를 먹게 되었잖아요."
"맞아요!
오 년 전에 예약을 하면서 오래 기다려야 한다면서 화를 냈었는데 오늘 요리를 먹게 되었네요."
"그렇습니다!
기다리는 게 세상에서 가장 느린 것 같았지만 느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기다림이란!
나를 뒤돌아보고 또 앞으로 나아갈 꿈과 희망을 선물했습니다.
오 년 전에!
내가 예약을 하지 않았다면 오늘 이 요리도 먹을 수 없었을 겁니다."
"맞아요!
그 뒤로도 많은 동물들이 예약을 해서 오늘 예약해도 오 년 뒤에나 먹을 수 있으니까요."
샘통은 파랑새가 한 말을 듣고 감동받았다.
세상에 가장 빠른 게
시간일 텐데 파랑새는 시간보다 더 빠른 기다림을 알고 있었다.
"나도!
예약해야겠어."
창문으로 샘통과 파랑새 이야기를 듣던 동물들이 너도나도 컴퓨터 앞으로 가더니 예약을 신청했다.
"오늘!
이 요리는 어떻게 먹어야 할까요?"
파랑새가 물었다.
"<빠름과 느림의 조화>를 담은 요리입니다.
빨리 먹어야 할 것들은 빨리 먹어야 되고 느리게 먹어도 되는 것들은 천천히 먹으면 됩니다."
"그렇군요!
달콤한 아이스크림은 빨리 먹어야겠군요.
그리고 이건!
<세월을 갈아 만든 추억>의 요리군요."
"맞아요!
세월을 갈아봤어요."
“잘 먹겠습니다!”
파랑새는 요리를 한 입 먹었다.
"세상에!
봄이 오더니 금방 가고 벌써 여름이라니.
아니!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나 싶더니 눈이 내리다니."
<세월을 갈아 만든 추억>
요리를 먹으면서 파랑새는 놀랐다.
숲이 변하는 과정이 파노라마처럼 보였다.
"아니!
내가 태어나고 자란 그 순간도 볼 수 있다니."
파랑새는 알에서 태어나는 자신을 볼 수 있었다.
"와!
파랑새가 되었다고 새들이 날 놀리기도 했었군요."
파랑새는 어릴 적 모습을 생생히 볼 수 있었다.
"이건!
또 뭘까요?"
"그건!
햇살 한 스푼과 달빛 세 스푼을 넣어서 만든 <세월 전>이라고 합니다."
"세상에!
밤과 낮, 밝음과 어둠, 행복하고 고통스러운 순간이 보입니다."
파랑새는 <세월 전>을 먹으면서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것 같았다.
"이건!
쓰라린 아픔이군요."
"맞습니다!
총에 맞아 죽을 고비를 맞이했을 때의 아픔일 겁니다."
샘통은
파랑새가 사냥꾼이 쏜 총에 맞아 죽을 번한 것도 기억했다.
"맛있는 요리란!
나를 뒤돌아보게 하고 또 내게 희망을 선물하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샘통은 파랑새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행복했다.
요리를 다 먹은 파랑새는
꿈과 희망을 품은 어린이를 만나기 위해 어디론가 날아갔다.
"요리란!
이런 맛이지.
초대한 손님이 맛있게 먹어주는 것!
요리란
나를 뒤돌아보는 맛이지!
꿈과 희망을 선물하는 요리를 만드는 게 최고의 요리지!"
주방에서
샘통이 노래를 부르며 또 초대 손님을 위한 요리를 시작했다.
"또!
누굴 초대했을까?"
샘통 집 주변을 서성이던 동물들은
예약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며 샘통의 노래를 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게 시간이지.
그런데!
시간보다 더 빠른 건 바로 기다림이야.
예약하고 기다리면!
샘통이 해주는 요리를 금방 먹을 수 있겠지."
동물들도 집으로 돌아가며 노래 불렀다.
"함박눈이다!"
차가운 바람이 불더니
겨울을 재촉하는 하얀 눈이 들판을 하얗게 색칠해 갔다.
하늘에서
산타할아버지를 태운 루돌프가 함박눈을 맞으며 달려오고 있었다.
-끝-
keyword
파랑새
동화
창작동화
14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동화작가 김동석
직업
출간작가
엄마의 잔소리 약일까? 독일까?
저자
마음은 소년! 어린이와 어른을 위해 아름다운 동화를 쓰겠습니다. eeavision@hanmail.net
팔로워
855
제안하기
팔로우
매거진의 이전글
매콤하고 달콤한 닭발!
뺨 맞은 샤강!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