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가족을 버리겠어
유혹에 빠진 동화 155-14 설마 가족을 버리겠어!
by
동화작가 김동석
Jan 1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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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설마
가족을 버리겠어!
민우 할머니가
대방동에서 깨끗한 베개를 하나 들고 오셨다.
“김 사장!
이거 깨끗하지.”
“네!
완전 새것인데요."
“그렇지!
아파트 재활용품 버리는 곳에 누가 버렸더라고 이걸.
그래서 가져왔어.
이 베개는 신혼 초에 처갓집에서 신랑 베개로 이바지해주는 것이랑 똑같아.”
“그럼!
새신랑이 베고 자는 것일까요?”
“그렇지!”
민우 할머니 말이 맞았다.
김 사장은
민우 할머니에게 만 원을 드렸다.
“너무 새것이라 제가 베고 자도 될 거 같아요.!
할머니.”
“그럼!
새신랑 되는 거지.
베개 커버만 한 번 빨면 되겠어!”
김 사장은
민우 할머니가 돌아가자 베개를 꼭 안아 보았다.
“안녕하세요!
저는 대방동에 사는 김지연 엄마라고 합니다.
두 딸을 가진 엄마예요.
이 베개는 사실 남편 것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네!
지연이 아빠는 지금 태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태국에 간지는 30년째입니다.
집을 비운 지 오래되어서 제가 밤마다 베고 잤습니다.
사업이 잘 되면 가족도 데려간다고 하고 떠났는데 아직도 함께 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같이 왜 못 사시는데요!
태국으로 가시면 되잖아요.”
“사연이 있으니 그렇죠!”
“세상에!
그런 일도 있군요.”
지연이 엄마는
태국에서 사업자금이 부족하다며 아파트도 팔아서 돈을 보내주었다.
그런데
지금은 남편과 연락도 잘 안 되었다.
지연이 엄마는 기다리다 지쳐서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두 딸을 생각하며 용기를 얻고 또 열심히 살았다.
저녁에 잠을 잘 때는
항상 침대에 남편 베개를 두고 껴안고 잤다.
짜증이 나고 화가 나면 방바닥에 던져버리고 밤새 울기도 했다.
베개도 주인을 기다리다 지쳤는데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는 오죽하겠어.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날 저녁!
주연이 엄마는 혼자서 침대에 누워 있다 일어났다.
“이제!
좋은 추억만 간직하자.
세상 모든 일이 어디 내 뜻대로 되겠는가.
이게 신의 뜻이라면 받아들여야지.
다 비우고 정말 좋은 추억만 가슴에 하나하나 각인하고 살아가자.”
하고 말한 지연이 엄마는 시집올 때 해온 남편과 아내의 베개를 들고나가 재활용품 박스에 버렸다.
김 사장은 가슴이 답답했다.
주르륵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남자라는 게 너무 부끄러웠다.
“그 흐흑!
흐흑.”
밤이 되면 혼자 우는 모습을 베개는 지켜봤다.
어찌나 울던지 차마 볼 수가 없었다.
베개도
주인아저씨를 기다리는 것도 지쳤다.
"제가 베개라는 게 너무 슬펐습니다!
그래도
지연이 엄마는 두 딸을 잘 키우고 있어요.
처녀 때는 일도 안 해 봤다던 분이신데 지금은 아침마다 일하러 다니고 있습니다.”
“이혼은 하셨나요?”
“아니요!
남편과 연락이 돼야 이혼도 할 수 있는 데 요즘은 연락도 안 된다고 합니다.”
“힘드시겠네요!”
“네!
너무너무 힘들어 했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대학을 가고 이제는 아이들에게 힘든 부분은 없는데 남편을 기다리는 것을 제일 힘들어했습니다.”
“이혼을 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지연이 엄마는 이혼하고 새로 시작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어디 그게 쉬운 일인가요!
또 연락이 되어야죠.”
“참!
그렇기는 하죠.”
지연이 엄마는 남편이 태국으로 사업을 하기 위해 간 뒤로 서울에 남아 열심히 아이들을 키우며 살았다.
태국으로 갈 수 있겠지 하는 소망을 가지고 살아왔지만 아직까지 헤어져 살고 있게 되었다.
지연이 엄마는
모든 걸 포기하고 남은 여생을 즐겁게 살고 싶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자신의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은 아이들이 어려서 그냥 버티고 살았는데 두 딸이 대학을 다니고 있으니 작은 용기가 생겼다.
두 딸도 적극적으로 엄마의 인생을 찾으라고 했다.
“곧 오겠지!
곧 데리러 오겠지.
설마
가족을 버리겠어.”
하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모든 것을 참고 기다린 남편인데 지금은 희망이 없자 하나하나 정리하는 중이었다.
“너희!
아빠한테나 가서 살아.”
아이들이 말 듣지 않을 때마다 소리치며 속상해하던 엄마였다.
지금은
두 딸들이 행복하게 잘 커갈 수 있도록 도와주며 열심히 살고 있다.
<행복한 고물상>과 베개 가게는 날로 번창했다.
주말에는 가게 안이 꽉 찰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
<행복한 고물상>보다 <행복한 베개> 가게 수입이 더 많아졌다.
김 사장은 집에 가득한 베개를 모두 꺼내다 팔아도 괜찮다고 아내에게 말했다.
하지만
<행복한 고물상> 사무실에 있는 베개는 절대 손대지 말라고 당부했다.
“당신은 내가 같다 주는 것만 팔아도 충분해!
사무실 것은 절대 가져가면 안 돼.”
“알았어요!”
아내도 <행복한 고물상> 사무실에 있는 베개는 가져오지 않았다.
김 사장 아내는 베개의 사연을 들을 때마다 더 정성스럽게 베개를 만들었다.
베갯속에 담긴 사연 하나하나에 맞게 베개를 만들었다.
베개 하나하나 정성을 다해 예쁘게 만들다 보니 너무 행복했다.
아직도
베개마다 가진 사연을 다 듣지 못한 김 사장은 걱정이다.
몸에 기운도 없고 나이 들어감이 언제부터인지 걱정되었다.
“다음 베개 이야기를 들으려면 건강해야지!
오늘은 한강 공원에 자전거라도 타러 슬슬 가봐야겠다.”
모처럼
김 사장은 <행복한 고물상> 문이 일찍 닫혔다.
사람들이 버린 베개는
<행복한 고물상>에 와서 새롭게 탄생했다.
그리고
<행복한 베개> 가게에서 하나 둘 팔려갔다.
베개 하나 하나
정성을 담아 만들어 파는 베개를 사람들은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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