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삼킨 오동나무!

유혹에 빠진 동화 155-13 눈물을 삼킨 오동나무!

by 동화작가 김동석

13. 눈물을 삼킨 오동나무!






광주 무등산 자락 산수동에서 택배가 하나 왔다.

광주에 사는 분이 신기한 베개라고 하며 보낸 베개였다.

포장을 열어보니

그 안에는 오동나무 베개가 들어 있었다.


“이건 또 무슨 사연이 있는 베개일까!”

디자인은 크게 볼 건 없는 데 결이 참 부드럽고 장인의 정신이 숨겨진 베개 같이 보인다.

나무로 만든 베개는 대나무 베개와 사자상이 조각된 목각 베개뿐이었는데 이제 오동나무 베개도 가지게 된 김사장은 일단 기분이 좋았다.


“안녕하세요!

저는 그림을 그리는 학생의 베개입니다.”


“그림이라!

화가군.”


“네!

지금은 유명한 화가가 되었습니다.”


“그렇군요!”


“대학교 다닐 때 무등산에서 화가가 이 베개를 사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4년 동안 화가와 함께 살았습니다.”


“멋진 분과 함께 살았군!”


“멋지다니요.

그 화가는 돈이 없어 밤마다 울다 잠이 들었습니다.

매일매일

그 화가의 눈물이 베개를 적셔서 저는 힘들었어요.”


“왜!

나무는 눈물을 먹고 자라잖아요.

아니

물을 먹고 자라는가!”


“처음에는

나무로 만든 베개라서 눈물이 스며들어 좋았어요.

그런데

눈물 자국이 있는 곳에 곰팡이가 피어서 힘들었어요.”


“눈물이 마르지 않으니 곰팡이가 피었군!”


“먹을 게 없어!

화가는 그냥 자는 날은 더 슬프게 울었어요.

부모와 형제들이 있어도 도와줄 형편이 안 되니 손도 내밀 지 못하고 참 불쌍했어요.”


“나처럼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군!”


“그래도

형의 도움으로 아주 작은 화실을 하나 차리고 난 후 밥은 먹고 대학에 다닐 수 있었어요.

하지만

늘 형편은 어려웠어요.”

오동나무 베개 이야기를 들을수록 슬펐다.

김 사장은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이놈의 베개!

그만 수집하던지 해야지 슬퍼서 못하겠다.”

김 사장은 계속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며 말했다.


“아닙니다!

사장님이 베개를 수집하고 그 베갯속에 담긴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것만으로도 베개들은 너무 행복합니다.

그러니

베개 수집을 계속하기 바랍니다.”

오동나무 베개는 김 사장 마음을 달래줬다.


“네가

왜 베개에 미쳐가지고 눈물을 흘리는지 모르겠다.”


“얼마나 행복한 눈물인가요!

이 베개를 베고 자는 화가는 밤마다 눈물을 흘리고 잔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좋잖아요.

배가 고파서, 학교에 등록금 걱정으로, 아버지 병원비로, 미술재료 살 돈이 없어서, 정말 제가 봐도 너무너무 힘들어하는 것 같았어요.

어느 날은

저를 벽에 던지기도 했어요.

정말

아파 죽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단단한 오동나무라 갈라지지 않고 이렇게 잘 버티고 있습니다.”


“많이 아팠겠군!

주인의 아픔보다도 보고 있는 베개가 더 아플 수 있지.”


“저는

그분이 너무 사랑해 주었습니다.

나중에 파리로 유학 갈 때는 누나에게 이 베개를 잘 보관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장님을 만나고 있습니다.

만약

길거리에 버렸다면 아마도 아궁이에 들어가 한 줌 재가 되었을 겁니다.”

오동나무 베개는 한 줌 재가 되지 않아 좋았다.


“그 화가도 대단하군!

베개를 잘 보관하라고 하고 유학을 갔다니.”


“네!

지금은 유학 가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그 뒤로

만나본 거야!”


“그럼요!

누나 집에 오면 저를 꼭 베고 잤습니다.

저는 정말 행복했습니다.

그날 밤은 잠을 이루지 못했어요.”


화가는

작년 여름에도 와서 누나 집에 있는 오동나무 베개를 베고 잤다.


“누나!

내가 이 베개 베고 자면서 많이 울었네.”

하고 화가가 방에 누워 누나에게 말했다.


“그래!

내 동생 고생 많았지.

돈이 없으니까

흘리지 않을 눈물도 흘리게 되었지.”

누나도 동생이 힘든 시간을 보낸 걸 알고 있었다.


“고생은 무슨!

그래도

이 베개 덕분에 밤마다 용기를 얻고 다시 힘을 내고 그랬어.”


“고마운 베개다!”


“내 눈물을 다 받아주더라고!

그리고

아무 불평도 않더라니까.

참 고마운 베개야.”


“이런!

보잘것없고 작은 물건도 우리를 감동시키는구나.”


“무등산에서 사 올 때는

하얀 오동나무였는데 새까맣게 되었네.

이게 다 내 눈물일 거야.”


“그래!

정말 고생 많았구나.”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사니까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아.”


“아무튼

이 베개는 누나가 잘 보관하고 있을 게.”


“그래!

고마워.”


김 사장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젊은 시절

이 화가처럼 너무 가난하게 살아온 자신을 보는 느낌이 들어 애착이 가는 베개가 되었다.


"어떡할까!

목공소에 가야 하나.

곁을 대패로 깨끗이 깎아달라고 해야 하나!"

김 사장은 고민했다.


김 사장은 편지를 한 통 썼다.

파리에서 화가가 한국에 오면 꼭 만나고 싶다는 편지였다.

<행복한 고물상>에

또 하나의 베개가 김 사장 마음을 설레게 했다.







이 이야기는 실화입니다.

지금은 유명한 화가가 되어 뉴욕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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