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오디션 대회!

달콤시리즈 052

by 동화작가 김동석

어리석은 오디션 대회!




어리석은 자들의 이야기를 사람들은 듣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들판 친구들은

어리석은 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지혜로운 삶을 살고자 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들판에서

어리석은 자를 뽑는 오디션이 열렸다.

사회를 맡은 무당벌레가

오디션에 참가한 동물 이름을 호명했다.


똥 먹기 대회에서 우승한 파리!

음치 대회에서 우승한 매미!

낙서 대회에서 우승한 사마귀!

거짓말 대회에서 우승한 여우!

달콤한 이야기 대회에서 우승한 꿀벌!

독특한 자랑 대회에서 우승한 거미!

등이 무대에 올라왔다.


마지막으로.

아무거나 팔아치우는 대회에서 우승한

들쥐 또리도 초청받아 무대에 올라왔다.


"오늘.

특별히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분을 소개하겠습니다.

동화작가 김 아무개 씨!

서양화가 나 아무개 씨!

훔치기 대회 우승자 고양이 샘!

지혜로운 자를 뽑는 대회에서 우승한

사슴 등이 참석했습니다."

무당벌레의 소개를 받은 심사위원들이

무대 위로 올라오더니 한쪽에 자리한 심사위원석에 앉았다.


그림 손정은 계원예술고등학교 미술과



"여러분!

오늘 어리석은 자를 뽑는 오디션에서 누가 우승할까요?"

무당벌레가 들판을 가득 매운 관중석을 바라보며 물었다.


"파리!

황소!

매미!

사마귀!

여우!

꿀벌!

거미!

고양이!

들쥐!

사슴!"

하고 들판에 모인 동물들이 외치자


"여러분!

오늘 <어리석은 오디션 대회>에 참석한 동물들만 외치세요."

하고 무당벌레가 다시 말했다.


"물어볼 것도 없어!

고양이!

<달콤한 바닷가재 전문점> 사장으로 일하는 고양이.

이름이 뭐지?

아무튼!

달콤한 고양이가 우승할 거야."

하고 고양이 한 마리가 일어나 크게 말했다.


그림 홍정우 (전)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하하하!

고양이는 어리석지도 또 지혜롭지도 않은 동물이라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조용!

조용히 해주세요.

지금부터 오디션을 시작하겠습니다.

어리석은 자를 뽑는 대회에서는 공정한 심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어리석은 오디션 대회>에서 우승한 자에게는

특별히

우주를 여행할 티켓을 줄 겁니다."

사회자의 말이 끝나자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그림 이서진 미국 LA예술고등학교



"어리석은 자!

우리는 모두 어리석은 자들입니다.

그중에서도

제일

어리석은 자를 뽑는 대회에서 우승한 자에게는

특별히

어리석은 자를 지칭하는 왕관을 씌워줄 겁니다.

누가!

여러분이 제일 좋아하는 산타할아버지가

직접 루돌프 사슴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왕관을 씌워준다고 하니 큰 영광입니다."

하고 무당벌레가 말하자


"와!

산타할아버지가 하늘에서 내려오다니!"
들판에서 놀던 동물들은 오늘 산타할아버지를 만날 생각에 들떠 있었다.


"여러분!

오늘 누가 제일 어리석은 짓을 하는지

또 제일 재미있게 어리석은 이야기를 하는지

잘 보고 듣고 선택하기 바랍니다."

무당벌레가 이야기를 마치고 무대를 내려갔다.




제일 먼저,

매미가 무대에 올라와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는 우는 것을 좋아했어!

그런데

들판에서 나보다 우는 것을 더 좋아하는 동물이 있었어.

그래서

그 친구에게 울지 말라고 했어.

그랬더니

그 녀석들은 더 크게 합창을 하더라고!

그게 누구냐면!

바로 저기 앉아있는 개구리들이야."
하고 매미가 말했다.


"개구리 녀석들은 특히 밤이 되면 우는 것을 좋아해!

낮에 우는 건 싫은 가봐!

왜냐하면

매미에게 질까 봐 그런 것 같아.

개구리야!

매미에게 질까 봐 낮에는 울지 않지?"

하고 매미가 개구리에게 물었다.


"더워 죽겠는데 우는 것이야말로 어리석은 자야!

매미 너 같은 동물이 들판에 있다는 게 창피하다."

개구리 한 마리가 일어서서 말했다.


"그렇지!

그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우는 매미가 어리석지!

가만히 있어도

이마에서 땀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데

목청껏 울고 있는 매미야말로 어리석은 자야."

매미가 말하자


"매미!

넌 정말 어리석은 자야.

들판에 함께 살고 있다는 게 창피할 정도야."

하고 개미들이 합창을 했다.


"개미야!

넌 지혜롭기 때문에 조용히 일만 하는 거지?"

하고 매미가 물었다.


"아니!

개미야말로 어리석은 자야.

힘들게 일하면서도 한 마디 불평도 하지 않는 게 자랑은 아니거든."

젊은 개미 한 마리가 일어나 말했다.


"그럼!

개미야말로 이 오디션에 참가해야 하는 거 아닐까?"

하고 매미가 물었다.


"너희들과 경쟁 상대가 안 돼!

개미의 어리석은 짓은 누구와 경쟁할 수준이 아니야.

이 오디션에 개미가 참가했다면 너희들만 비참해졌을 거야."

개미가 말하더니 앉았다.


"히히히!

웃겨도 너무 웃겨.

그래도 난 이렇게 어리석은 오디션에 참가했잖아!

가만히 있으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

매미는 가만히 있는 것보다

오디션에 참가해서 자신의 어리석음을 알리는 게 더 좋았다.


"매미가 더 어리석은 게 뭔지도 모르는 녀석!

매미는 말이야.

우는 이유가 있어.

사랑하는 짝을 찾기 위해서 밤낮으로 우는 거야.

그리고

짝은 찾은 뒤에는 후회 없이 삶을 마감한다는 거야!

이렇게 어리석은 동물이 또 있을까?"

매미는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내가 암컷 매미라는 거야!

수컷은 짝짓기 후 바로 죽지만 나는 알을 낳은 뒤 죽기 때문이야.

내 후손을 남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내년 여름에도 어리석은 매미가 태어나 또 울기 시작한다는 거야!"

매미는 계속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제!

알을 낳으러 가야겠다."

매미는 이야기를 마치고 하늘 높이 훨훨 날아갔다.




두 번째로 사마귀가 무대에 올라왔다.


"뭐!

세상에서 제일 어리석은 자가 매미라고?"

웃겨도 너무 웃겨!

매미는 울기 대회에 나갔으면 아마 일등 할 거야."

하고 사마귀가 말했다.


"어리석은 자를 뽑는 이유도 모르는 녀석들이 참석하다니!

파리는 똥 먹는 대회나

똥냄새 나는 대회나 나가지 어리석은 대회에 나오다니 정말 바보 멍청이야.

아니!

어리석어도 너무 어리석은 자야.

히히히!

내가 파리를 어리석은 자라고 말하다니 이런 멍청이가 또 어딨을까?

그게 바로 사마귀야.

이렇게 난 어리석은 자라니까!"

하고 사마귀가 말했다.


"히히히!

호호호!

하하하!"

들판에서 앉아있던 동물들이 사마귀 이야기를 듣고 모두 웃었다.


"히히히!

그렇지 그렇지!

내가 정말 어리석지?

난!

누굴 비판하거나 원망하지는 않아.

특히 똥 먹는 걸 좋아하는 파리를 원망할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어."

사마귀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여우!

거짓말을 잘한다고?

웃기고 있어.

여우보다 더 거짓말을 잘하는 목동을 모르고 한 말이야.

여우가 나타났다!

하고 거짓말 잘하는 목동이 나왔다면 또 모를까

이 오디션에 여우가 나오다니 정말 어리석은 짓이야.

히히히!

또 내가 여우를 어리석은 자라고 하다니 난 정말 바보 멍청이야.

사마귀는 바보 멍청이 뽑는 대회에 나갔어야 했어.

그런데

어리석은 자를 뽑는 대회에 나오다니 정말 어리석은 사마귀야."

하고 사마귀는 후회했다.


"아니!

꿀벌은 꿀이나 먹고 낮잠이나 잘 것이지 어리석은 오디션에 나오다니!

달콤한 꿀도 팔지 못하면서

햇살을 파는 들쥐 또리를 찾아가서 꿀 파는 걸 물어보다니

정말 어리석은 꿀벌이야.

히히히!

내가 꿀벌이 어리석다고 말하다니 난 정말 바보 멍청이야.

그래서

난 달콤한 꿀을 먹지 않고 아침이슬을 먹는 걸까?"

사마귀는 가끔 달콤한 꿀이 먹고 싶었다.



그림 홍정우 (전)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자는 아마도 거미일 거야!

아니!

햇살을 파는 들쥐 또리일 거야.

여기저기 가득한 햇살을 팔러 다니다니 정말 어리석어도 너무 어리석은 들쥐 또리야.

생각해봐!

눈만 뜨면 햇살이 있는데 누가 햇살을 살까?

뭐!

두더지가 산다고!

땅속에 사는 두더지가 햇살을 정말 살까?

아마도!

햇살을 사는 자들이 어리석은 자들이지."

사마귀 말이 옳은 것 같았다.




세 번째로 파리가 올라왔다.

똥 먹기 대회에서 우승하고 독특한 자랑대회에서도 우승한 파리였다.


"히히히!

자기가 어리석다고 하는 자들이 제일 어리석은 법이지.

매미와 사마귀는 나보다 어리석어.

앞으로 무대에 나올 여우나 꿀벌도 나보다 어리석지.

그중에서도 제일 어리석은 자들은 아마 거미나 또리일지도 몰라!

히히히!

하지만 어리석은 자만이 어리석은 것이 무엇인지 알지."

파리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방법을 알았다.


"나보다 어리석은 자가 많으니까 내가 똥 먹는 거야.

얼마나 어리석은 짓이야.

너희들은 달콤한 꿀이나 먹고 또 맛있는 것만 찾아다니며 먹잖아!

그런데

파리는 먹을 게 없어서 똥을 먹을까?

이런!

바보 멍청이가 어딨어?

어리석어도 너무 어리석은 거야."

파리는 한 참 이야기하다 가져온 똥을 한 움큼 집어 먹었다.


"히히히!

누가 똥을 먹을 수 있을까?

나와 봐!

똥 먹고 싶으면 손들어 봐?"

아무도

아무도 없잖아!

내가 너희들에게 물은 것이야말로 어리석은 짓이야."

하고 파리가 말하자


"맞아!

너야말로 어리석은 자야."

들판에 앉아있던 동물들이 속삭였다.


"그렇지!

아무리 먹을 게 없어도 똥은 안 먹지?"

히히히!

어리석은 파리만 똥을 먹는다니까.

들판에 나가면 꿀이 가득 있는데

달콤한 꿀은 안 먹고 더러운 똥을 먹다니!

나도 파리가 싫어.

내가 파리로 태어난 것도 싫어.

그런데

파리로 태어난 걸 어떡해!

그냥

파리로 살아야지.

똥이나 먹으면서 살아야지."

파리는 똥만 먹는 파리로 태어난 게 화났다.


"그래도!

난 부모를 탓하거나 남을 탓하지 않아.

똥 먹고살아도 누굴 탓하지 않아.

먹을 것이 많아도

똥을 먹어야 하는 내 신세가 부끄럽지 않아.

난!

앞으로 똥만 먹고살라고 해도 괜찮아.

문제는!

먹을 똥도 들판에 없다는 게 문제지.

왜냐하면!

저기 앉아있는 쇠똥구리 녀석이

나보다 똥을 더 좋아하니까 그렇지!"

파리가

한쪽 모퉁이에 앉아있는 쇠똥구리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렇지!

내가 어리석다면

쇠똥구리는 나보다 수백 배 더 어리석은 녀석이야.

맞지!

내 말이 맞지?"

파리가 물었다.


"맞아!

파리보다 쇠똥구리가 더 바보 멍청이야."

하고 누군가 말했다.


"히히히!

그런데 쇠똥구리는 어리석은 오디션에 참가하지 않았어.

나보다 더 어리석은 녀석이 나오지 않았다는 건 내게 큰 행운이야.

히히히!

쇠똥구리보다 덜 똥을 좋아하는 파리가

어리석은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야말로 어리석은 짓이지."

파리는 좀 부끄러웠다.

자신보다

더 똥을 좋아하는 쇠똥구리 앞에서

자신이 똥을 제일 잘 먹고 사랑하는 말을 하는 게 부끄러웠다.


"히히히!

그래도 난 똥 먹는 걸 포기하지 않을 거야.

왜냐하면

똥이라도 먹어야 똥을 싸거든!"

하고 말한 파리는 똥이 마려워 멀리 날아갔다.




"뭐가 어째!

똥이 맛있다고?"

꿀벌이 무대에 올라와 이야기를 시작했다.


"달콤한 꿀맛을 모르니 똥이 맛있다고 하겠지!

너희들!

사람들이 똥 먹는 것 봤어?

없지!

아무도 똥 먹는 것 못 봤지?"

꿀벌은 달콤한 꿀을 먹고 산다는 게 너무 행복했다.


"행복이란 말이야!

달콤한 꿀을 먹고사는 거야.

달콤한 것이란 잊을 수 없는 맛이지.

그런데

똥 먹고 이슬이나 먹는 것들이 뭘 알겠어!"

꿀벌은 누구보다 신나게 말했다.


"히히히!

내가 부러워하는 친구가 있지.

바로

사람들이지!

내게 달콤한 꿀을 사지도 않으면서

달콤한 것을 만들어 먹는다는 거야.

꿀이 몸에 좋다고 하는데도

설탕을 가지고 달콤한 꿀처럼 만들어 먹는 사람들이야 말로

바보 멍청이야.

사람들이

<어리석은 오디션 대회!>에 나온다고 했으면

난 나오지도 않았을 거야.

그런데

바보 멍청이 사람들이

이 오디션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나왔지.

난!

절대로 어리석지 않아.

파리처럼 똥이나 먹고살지 않아.

한 번 주어진 인생을

똥이나 먹고살다 죽고 싶지 않아.

특히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아침이슬은 더욱 먹고 싶지 않아.

너희들!

내가 준 달콤한 꿀 먹어 봤지?

그게

얼마나 달콤하고 행복한 지 잘 알고 있지?"

하고 꿀벌이 묻자


그림 최현정



"맞아!

나도 달콤한 꿀을 먹을 때가 제일 행복했어."

하고 누군가 말했다.


"그렇지!

달콤한 꿀을 제일 좋아하는 곰들을 봐봐!

얼마나 행복하게 사는지.

나처럼 꽃을 찾아다니며 꿀만 먹고사는 나비를 봐봐!

절대로 꿀을 안 먹는다고

내게는 거짓말을 하는 데 사실은 나보다 더 꿀을 좋아하는 나비들이야."

꿀벌은 나비가 꽃을 좋아하는 게 싫었다.

꿀을 독차지하고 싶었는데 가끔 나비들이 꿀을 가져가는 게 싫었다.


"히히히!

난 달콤한 꿀을 먹고사는 곤충 중에서 귀족이지.

아니

왕족이라고 해야 맞을 거야.

너희들!

달콤한 꿀만 먹고살아도 행복할까 말까 한데 똥이나 먹고살 거야?"

파리가 또 묻자


"아니!

절대로 똥은 안 먹을 거야."

들판에 모인 친구들이 외쳤다.


"히히히!

그럼 내일부터 내가 꿀을 팔 테니까 모두 사 먹기 바래."

하고 말한 꿀벌은 무대를 내려갔다.




"뭐라고!

똥이 맛있고 꿀이 맛있다고?

웃기고 있어!"

여우가 무대로 올라오더니 이야기를 시작했다.


"히히히!

너희들

사슴 고기 먹어 봤어?

사슴고기는 말이야.

달콤한 꿀보다 더 달콤해.

그냥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아내린다고!

또 너희들

사자 고기 먹어 봤어?

그 무서운 사자 고기를 난 먹어 봤어.

사자 고기도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아내린다고!

그 무서운 사자 고기나 먹어보고

똥이 맛있다거나 꿀이 맛있다고 말한다면 바보 멍청이가 아니지.

그것도 먹어보지 않고

말하는

파리나 꿀벌이야말로 어리석은 녀석들이야."

하고 여우가 말하자


"맞아!

나도 사슴 고기 먹어봤어.

또 먹고 싶은 꿈을 매일 꾸고 있어!"
하고 앉아있던 늑대가 말했다.


"히히히!

난 늑대고기도 먹어봤어.

늑대고기는 사슴이나 사자고기보다 더 달콤하고 맛있어."

하고 여우가 말하자

들판에 앉아있던 늑대가 일어나 무대를 향해 달려갔다.


"이 녀석이!

늑대를 우습게 생각해.

넌 죽었어!"

늑대가 외치면서 무대 위로 올라가려 했지만 너무 높아서 올라가지 못했다.


"히히히!

이렇게 침을 질질 흘리며 죽은 늑대고기는 더 맛있어.

특히 흥분한 상태로 죽은 늑대고기는 더 맛있다니까!"

하고 여우가 무대에서 이야기를 계속했다.


늑대는

들판 경찰관에 끌려 무대에서 멀리 사라졌다.


"봤지!

앞으로 똥이나 이슬 같은 거 먹지 마.

달콤한 꿀 같은 것은 먹지 말고 최소한 늑대고기를 먹었으면 해.

입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늑대고기를 먹지 못하는 너희들이야말로

어리석은 삶을 살아간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해!"


"히히히!

지금까지 먹은 것보다 더 맛있는 고기가 있지."


"그게 뭔데?"

하고 앉아있던 동물들이 물었다.


"히히히!

그걸 말하면 날 죽이려고 할 텐데!"


"무슨 소리야!

우리가 지켜줄 테니 말해 봐!"
들판 친구들은

꿀보다 더 달콤하고 사

슴고기나 늑대고기보다

더 맛있는 고기가 뭔지 알고 싶었다.


"히히히!

알고 싶지?

내가 누구야!

바로 여우잖아.

내가

지금까지

먹어본 고기 중에서

가장 맛있던 고기는 바로 사냥꾼이었어!"

하고 여우가 말하자


"뭐라고!

사람고기를 먹었다고?"


"아니!

난 사람고기라고 말하지 않았어.

사냥꾼이라고 말했지!"


"그렇지!

하지만 사냥꾼이 사람이잖아?"


"히히히!

그러니까 너희들이 어리석은 거야.

사냥꾼이

꼭 사람이란 법 없잖아.

아무튼!

내가 먹어본 고기 중에

사냥꾼 고기가

제일 달콤하고 사르르 녹아내리는 고기였어."

하고 말한 여우는 무대에서 내려갔다.




"웃기는 녀석들이야!"

들쥐 또리가 무대에 올라와 이야기를 시작했다.


"뭐!

어리석은 자들이라고?

내가 보기에는

나보다 한 수 높은 어리석은 자들이 나오지 않은 것 같아!"

하고 또리가 말하자


"누가!

누가 더 어리석은 자들이야?"

사회를 맡고 있던 무당벌레가 물었다.


"히히히!

너희들은 모를 거야.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자는 바로

엉덩이가 빨간 원숭이 아닐까?

자기 엉덩이가

빨간 줄도 모르고 살아가다니

정말 어리석잖아!"

또리가 말하자


"엉덩이가 빨갛다는 걸 원숭이도 알 거야!"
어디선가 어린 원숭이가 말했다.


"정말!

원숭이가 안다면 왜 염색하지 않을까?

엉덩이가 빨간 걸 모르니까 그냥 사는 거지!"
하고 또리가 말하자


"무슨 소리야!

우리도 빨간 엉덩이를 염색하기 위해

많은 원료를 구해해 봤지만 소용없었어."

하고 나이 많은 원숭이가 말했다.


"히히히!

그래서 내가

염색이 잘 되는 염색약을 팔았잖아.

그런데

원숭이들은 너무 비싸다고 사지 않았지!"

하고 또리가 말하자


"그건!

우리가 돈이 없으니까 안 산 거야."

원숭이 한 마리가 말하자


"돈!

누가 돈 달라고 했어?

난!

염색약을 사면 그냥 줄 생각이었지."


"거짓말!

넌 염색약을 이만 원에 팔았잖아."

하고 젊은 원숭이가 말했다.


"히히히!

그렇지 내가 염색약을 이만 원에 판다고 했지.

그런데 말이야!

난 돈을 받고 팔지는 않았어.

그냥

이만 원에 판다고만 했지.

만약

원숭이가 염색약을 산다고 했으면 그냥 주었을 거야."

하고 또리가 말하자


"거짓말!"


"거짓말!"

여기저기서 원숭이들이 외쳤다.


"그러니까!

너희들이 어리석은 거야.

내게 와서 엉덩이가 빨가니까

염색약이 필요하다고 하면 내가 주었을 텐데.

아무도

내게 와서 염색약을 달라고 하지도

또 사려고 하지 않았잖아."

또리는

정말 원숭이들에게 염색약을 공짜로 줄 생각이었다.


"지금이라도 줘!"

원숭이 한 마리가 일어나더니 또리에게 물었다.


"히히히!

내가 그럴 줄 알았어.

어떡하지!

오늘은 염색약을 가지고 오지 않아서 줄 수 없는데."

하고 또리가 말했다.


"넌!

정말 거짓말쟁이구나?"

하고 원숭이가 말하더니 앉았다.


"아니!

내가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고

난 참 어리석은 녀석이지.

내가 무엇을 팔면

모든 동물들이 날 부러워하더라.

그런데

내가 하는 모든 짓을 너희들도 할 수 있다는 거지.

나처럼 행동하지 않고

멍청하게 지켜보는

너희들이야말로 어리석은 자들이야."


"맞아!

우린 어리석은 자들이야."

하고 개미가 말하자


"히히히!

그런데 말이야

어리석은 자들이라고

모두 무대에 올라와 자신을 소개하잖아.

여기

참가한 동물들이야말로

정말 어리석은 자들이지.

난!

절대로 어리석은 자가 아니야.

그냥

초청받아서 나오긴 했지만

내가 어리석다고 생각한 적 없어."

하고 또리가 변명을 늘어놨다.


"히히히!

똥을 먹고 사는 파리는

어리석지 않아.

왜냐하면

서로 나눌 줄 아는 녀석이거든!

하루 종일 울고 있는 매미는

목이 아프면

쉬어가면서 우는 걸 보면 어리석지 않아.

그리고

아침이슬을 먹고 사는

사마귀는 어리석다기보다 지혜롭다고 해야 할 거야.

세상에서

가장 신기한 이슬을 먹고산다는 건 선택받은 삶이라고 해야 하겠지!"

들판 친구들은 조용히 또리 이야기를 들었다.


"히히히!

여우가 한 말은 모두 거짓말 같아.

나도 고기를 좋아하는데

내가 먹어본 고기 중에서 제일 맛있는 고기는 소고기였어.

창고에 쌓아둔 소고기를 뜯어먹는 순간이 제일 행복했으니까.

그런데

뭐!

사냥꾼 고기를 먹어봤다고?

사슴고기를 먹어 봤다고?

아니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자고기를 먹어봤다고?

다 웃기는 이야기야.

고기 맛을 모르는 녀석이지!"

하고 또리가 말하자

조금 전에 이야기를 마친 여우가

입술에 침을 바르며 들쥐 또리를 노려봤다.


그림 손정은 계원예술고등학교 미술과



"난!

최소한 꿀이 달콤하다는 건 알아.

또!

사람들이 좋아하는 소고기나 돼지고기가 맛있다는 건 알아.

그런데!

내가 먹어본 고기 중에서 가장 맛있는 고기는 역시 훔쳐먹는 고기였어."

하고 또리가 말했다.


"훔쳐먹은 고기가 뭔데?"

하고 누군가 물었다.


"히히히!

어부의 집 창고에 있던 물고기!

농부의 집 마루 위에 묶어두었던 소고기 육포!

마지막으로

이건 훔쳐먹은 고기는 아니지.

순이 엄마가 시장 보고 가다 떨어뜨린 돼지고기!

그게 내 인생 최고의 고기였어."

하고 또리가 말했다.


들판에 앉아있던 동물들은 모두 들쥐 또리가 부러웠다.

또리는 어리석은 자가 아니라 지혜로운 녀석 같았다.


"어리석은 자는 말이야!

자기 자랑만 하는 녀석이야.

그걸 생각하며 투표하면 좋겠어.

난!

절대로 어리석은 녀석이 아니야."

하고 말한 또리가 무대를 내려갔다.




마지막으로 무대에 올라올 거미는 기권했다.

들판에 모인 파리와 꿀벌을 잡아먹기 위해서 기권했다.


<어리석은 오디션 대회!>은 끝났다.

파리, 매미, 사마귀, 여우, 꿀벌, 들쥐 또리가 모두 무대에 올라왔다.


"여러분!

누가 가장 어리석은 자일 까요?'

무당벌레가 물었다.


"저요!

저요!"

어디선가 누군가 손을 들고 외쳤다.


"누구!

누구라고요?"

사회를 보는 무당벌레가 다시 물었다.


"오늘!

어리석은 오디션 우승자는 바로 여러분입니다."

무당벌레의 말이 끝나자 여우는 들쥐 또리를 향해 천천히 걸었다.


"히히히!
널 잡아먹어야겠다."

침을 질질 흘리며 여우는 들쥐 또리 곁으로 갔다.


"웃겨!

무대에서 날 잡아먹을 생각을 하다니."

또리는

여우가 다가오는 걸 보고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사회를 보는 무당벌레에게 다가가 마이크를 빼앗더니 한 마디 했다.


"여러분!

여우가 날 잡아먹으려고 다가왔어요.

여우가

날 잡아먹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난 오디션에 참가했어요.

웃기죠?"

또리가 말하는 걸 들은 여우는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


"여러분!

오늘 <어리석은 오디션 대회> 우승자는 바로 들쥐 또리입니다."


또리는

자신을 노리는 여우가 참석한 어리석은 오디션 대회에서 우승했다.


"난!

내일부터 여우를 팔러 다닐 거야!"
또리는 우승컵을 들고 들판을 달리며 외쳤다.


"히히히!

저 녀석이 판다면 파는 거야."

사람들은

벌써 또리가 팔겠다는 여우를 살 생각이었다.


"여러분!

준우승은 바로 파리입니다."

똥 먹는 걸 좋아하는 파리는 이번엔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다.

모든 대회에 나가 우승을 차지한 파리였지만

들쥐 또리의 지혜로운 이야기에 심사위원들이 넘어간 것 같았다.


"여러분!

내년 <어리석은 오디션 대회>에도 많이 참석하기 바랍니다."

무당벌레의 인사말을 끝으로 어리석은 오디션 대회는 끝이 났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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