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발목이 겹질렸다. 달린 것도 아니요 계단도 아닌 쓰레기차 피하다 삐끗!
가야 하는 곳이 있었기에 절뚝거리며 조심스럽게 지하철을 탔다.
어깨에 둘러메고 손에 들린 가방들, 앉을자리도 없이 혜화역까지 한참을 서서 가야 했다.
일을 보고 집에 돌아오는 길, 문제는 이때부터였다.
짐들과 다리를 절뚝이는 상황에서 핸드폰을 잃어버렸다. 잃어버린 장소가 지하철역사에서 인지 지하철을 타고 의자에서 인지 잘 모르겠다.
중간에 내려 절뚝거리며 계단을 오르내리며 출발지였던 혜화역으로 돌아가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여기저기 헤매었다. 아픈 상태로 무리이지 싶어 중간에 내려서 택시를 타고 돌아와야 했다. 다행히 가방 안에 깊숙이 언젠가 넣어 놨던 카드하나로 택시비를 결제하고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가족 전화기로 역 사무실에 분실물 확인전화부터 통신사에 분실신고를 하고 마음을 종종거리며 밤늦게까지 힘들었다. 중요 메모들과 신용카드 등록까지 핸드폰 하나로 어디든지 가고, 물건을 살 수 있는 나의 생활의 편리함이 한순간에 무너진 것이다.
불안함과 짜증이 확 밀려왔다
부주의하게 잃어버린 것, 병원에 차로 데려다준다는 지인의 도움을 거절한 것, 택시비가 아까워 지하철을 탄 것 모두 것을 자책 했다
집으로 겨우 돌아와 냉찜질을 하며 걱정 가득 마음이 요동쳤다. 그놈의 핸드폰이 뭐라고...
그놈이 뭐라고 하기에는 당장 불편함이다. 전화기 사용뿐만 아니라 연락처며 중요 메모도 다 사라지는 거였다. 새로 구입하지 하는 마음이 안 됐다.
한참 그런 불편한 마음에 사로잡혀 있을 때,
내안에 그가 말한다.
그 핸든폰이 그렇게 중요해?
나는 절뚝거리며 층계를 오르내리며 힘들게 걸어가는 네가 걱정스러웠는데...
순간 멈칫하는 기분이 들었다.
맞다. 나는 다치고 아팠지!
아픈 나의 발목 걱정은 뒷전이었다.
그저 핸드폰 잃어버린 것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혀 저녁 늦도록 전전긍긍.
왜 나 자신은 뒷전일까?
상황이 먼저고, 타인의 이목이 먼저고, 심지어 물건이 먼저일까
.
.
.
오랜 전에 쓰다 만 이 글을 보면서 마무리를 해본다.
지금 나는 자신을 중요하게 돌보고 있는가?
그날 이후 입 밖으로 외친다.
비싼 물건에 애지중지 하다가도 " 내가 더 비싸지! "
타인을 의식하느라 감정이 부자연스러워질 때는 " 오늘 지나고 나면 잊히는 감정이다 "
상황에 압도되어 허둥되면, " 잠깐만! 뭣이 중헌디? "
이 말이 언제나 약발을 일으켜 주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입 밖으로 외치는 순간 의식하게 만들어 준다.
자꾸 하다보니 처음과 다르게 나름 효과를 보는 경우도 점점 많아진다.
그래서 오늘도 외친다. " 뭣이 중헌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