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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마다 하루살이 Jun 28. 2024

네 눈에 비친 우리

솜씨 없는 그림이지만 제게는 최고입니다

참새의 지난 학기 활동지를 정리하다가 나왔다. 보통은 내 책상 위에 볼 수 있게 놓아두는데 가지고 있었나 보다.


그림 솜씨는 없지만 정성만큼은 한 가득임을 알 수 있다. 꼼꼼하게 정리된 밑그림과 채색들... 쓱쓱 대충대충 그려내는 것이 아니니 마음이 쓰인다. 네가 그림 그릴 때마다 얼마나 어려워하는지 알고 있기에 너의 그림을 볼 때면 가슴으로 들여다보게 된다. 나도 그림이 어렵다. 그러니 어떤 과정에서 나온 것인지 상상은 할 수 있다.


지난여름에 영동군에서 잠깐 운영했던 수영장에 갔던 한 장면을 그렸나 보다.

자세히 좀 살펴보자. 뜨거웠던 그날의 태양이  다시 생각나는 막대한  햇님이로구나. 진짜 뜨거웠었지. 크게도 그렸다. 그에 비해 쪼끄만 파라솔은 너무한 거 아니야? 그리고 왜 우리 가족뿐이야. 다른 친구들도 많이 있었는데...


논리적으로 따지고 들자면 뭐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는 묘사다. 제대로 표현된 건 조금 더 큰 참새와 약간 더 작은 몸의 우쭈, 그리고... 녀석들 놀고 있는 동안 산책하던 우리 모습.


그림을 평하자는 의도가 아니다.

애초에 그런 솜씨가 아님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날의 그 공기..

우리만 아는 이야기 같아 흐뭇해진다.


너희들 그리고 우리~


손 잡은 모습  그대로 예쁘게 그려줘서 고마워~


[네 눈에 좋은 모습만 보여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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