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 무라카미 하루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 무라카미 하루키
사람은 매일 움직이고 나날이 위치를 바꾸어 간다. 다음에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 매일같이 출퇴근을 반복하다가 보면 이 사실을 쉬이 잊곤 하지만, 변화는 매일 시나브로 일어나고 있다.
그런 규칙적인 사이클은 거리가 늘어나면서 점점 지속적인 동작으로 바뀌어갔다. 한 번 가는데 필요한 스트로크 수도 똑같아졌다. 그는 오로지 그 리듬에 몸을 맡기도 턴 회수만 헤아리면 그만이었다.
✎ 익숙해지는 과정을 스트로크 수로 표현한 부분이 마음에 들어서 저장.
애초에 텅 비었던 것이 다시 텅 빌 따름이 아닌가.
✎ 모든 인간 관계를 꿰뚫는 말. 하지만 그 텅 빈 자리에는 큰 구멍이 남겠지.
사람의 마음은 밤의 새다. 조용히 뭔가를 기다리다가 때가 오면 일직선으로 그쪽을 향해 날아간다.
✎ 하루키의 문장은 담백하면서도 울림이 있다.
역이 없으면 전차는 거기 멈출 수 없으니까. 그리고 소중한 사람을 맞이할 수도 없으니까. 만일 뭔가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필요에 따라 나중에 고치면 되는거야. 먼저 역을 만들어. 그 여자를 위한 특별한 역을. 그런 역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거기에 구체적인 색과 형태를 주는거야. 그리고 못으로 네 이름을 토대에 새기고 생명을 불어넣는거야.
✎ 결국 인간 관계를 만들고, 고치고, 이어가는 건 나의 역할이다. 그 역에 기꺼이 들려줄 승객도 필요하겠지만. 내가 먼저 역을 만드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때 했어야 할 말이 떠오른 것은, 나리타행 직항편을 타고 좌석벨트를 맨 다음이었다. 적절한 말은 왠지 항상 뒤늦게 찾아온다.
✎ 이 말이 왜이렇게 공감됐던지..
그것은 형태가 없는 투명한 슬픔이었다. 자신의 슬픔이면서 손이 닿지 않는 먼곳에 있는 슬픔이었다.그렇지만 그것은 올바른 가슴 아픔이며 올바른 숨막힘이었다. 그것은 그가 확실히 느끼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앞으로 그 차가운 중심부를 스스로의 힘으로 조금씩 녹여내야 한다.
✎ 사람은 저마다 1인분의 무게와 슬픔이 있다. 그걸 견디고 녹여내는 것 역시 각자의 몫. 냉정한 것 같지만 현실적인 위로가 위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