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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J May 21. 2024

대가없는 선행의 즐거움

2024년 2월 2주차

어릴 땐 후원단체의 후원자~아동 간 편지 번역 봉사를 했다. 고등학교 때 봉사점수를 채우려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내가 편지 내용들을 통해 심적으로 얻어가는 것이 커서, 필요한 봉사점수를 다 채우고도, 고3 때나 대학 생활 동안에도 계속 지속해서 수 백장을 번역했다. 그 후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현실적으로 시간에 쫒겨 하지 않게 됐다. 다만 일 년에 한 가지는 착한 '행동' 을 하자고 스스로 다짐을 한다.  


올 해의 착한 행동은 조금 빨리 하게 됐다. 이번 설에는 명절에 고향에 갈 수 없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고 한국 전통놀이를 함께하는 활동에 참여했다. 참여할 지를 고민하는 도중 코로나에 걸렸었는데 5일 내로 싹 나았고, 뒤늦게 문의하니 자리 하나가 빈다는 건,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신비로운 일들을 잘 믿진 않지만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든다. 


망설임을 이기는 게 가장 큰 산이다. 나는 음식솜씨가 형편없고, 우리 전통놀이는 보통 운동신경이 좋아야 하는데 그것도 아니라서, 내가 무슨 도움이 될 지 망설임이 컸다. 가면 쓰레기라도 한 번 더 버리고, 음식이라도 한 번 더 나르는 등, 뭐라도 할 것이 있다. 다음 번에도 이런 기회가 찾아온다면 적어도 '내가 도움이 될까' 와 같은 생각을 하는 시간은 줄이고 싶다. 이런 '봉사활동' 에서는 늘 참가자가 대상자보다 더 큰 선물을 얻어간다. 참가자들이 상대를 향한 안타까움으로 출발해도, 막상 가면 대상자들이 약하고 소외되었을 진 몰라도, 참가자들과 다를 바 없는 다면적인 사람들이란 걸 알게 된다. 내가 누군가를 도와줘서 느끼는 도취가 아니라, 사람이 사람의 방문으로 인해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으로 인해 함께 행복해진다. 


이번엔 교회에서 하루 진행한 활동이라 이벤트에 가까웠지만, 혹시 다른 기회들이 있는 지 알아보고 틈틈이 참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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