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글?을요.
브런치를 만들어 놓고 까먹은 지 어언 n달...
이 곳을 까먹은 건 제 기억력 때문인데요, 그냥 의도 반 비의도 반이라 하겠습니다. 왜냐, 저는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고 나머지를 일시에 소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거든요.
문득 오랜만에 방문해 보니 첫 글에 열한 분 정도가 좋아요를 눌러 주셨더라고요. 이 글도 보실진 모르겠지만 감사합니다. 꽤 내밀한 글인데도 불쾌감을 느끼지 않으시고 읽어주셔서요. 인사 드리려고 잠시 와봤습니다.
브런치에 대해서는 온통 좋은 인상뿐입니다. 그래서 가입하게 됐어요.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서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사분하고 녹록하지만 일면 모나게 풀어내는 여러 글을 보았습니다. 많이 감탄했고요.
그래서 이 곳에 무턱대고 단순한 시간 죽이기용, 혹은 눅눅한 감정 배설용 글을 쓰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건 일기장에나 쓰면 되니까요. 아무도 찾지 않는 놀라운 화제성의 제 블로그... 라든가요, 하하. (조용히 들렀다 가시는 분들 항상 감사해요.)
다만 의무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글을 쓰고 싶지도 않았어요. 어깨에 힘이 바짝 들어간 글은 쓰는 저뿐만 아니라 읽는 분들의 심력도 소모하게 만드니까요. 꼭 많은 분들이 읽어주십사- 하는 글은 경직된 티가 나더라고요. 브런치에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뭘 쓰면 될까, 하고 고민한 결과 몇 가지의 갈래로 추려왔습니다.
하나는, 재미 없는 제 일상 이야기. 저는 지금 대학원에 다니고 있거든요. 학문적 글쓰기와 아주 밀접한 삶을 살게 된지 어느덧 2년차입니다. 학문과 밀접하지만 아직 가까운 사이는 아닙니다. 제가 낯을 많이 가려요. 그쪽도 낯을 많이 가리나봅니다. 목소리 크기가 아주... 어렴풋... 하게 들리는 정도거든요. 아무튼, 이왕 한 배를 탔으니 함께 잘 해보기로 했습니다. 뭐든 되겠죠. 나름 재미는 있습니다. 아직 노나 고쳐 잡았다 뿐이지만요. 이와 관련된 밀고... 당기는...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재미는 보장 못합니다. 그냥 울고 있을지도 몰라요. 눅눅한 짠기가 느껴지실지도 모릅니다.
또 하나는, 리뷰 콘텐츠. 제 브런치 첫글과 같을 수도 있지만 다를 수도 있습니다. 저를 끌어 당긴 무언가를 흐릿한 시야로 좇아가는 이야기를 지켜봐주세요. 제가 글주변이 없어서 읽다가 조금 당황스러우실 수 있습니다. 그치만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그 글이 온전히 제 것이라는 겁니다. 소유권을 주장하는 건 아니고요. 사실 저는 일상을 숨어서... 영위하는 자에 가깝습니다. 급작스러운 발표?지만 그래서 트렌드에 조금 뒤떨어진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사람이 많은 곳을 싫어하고요. 조용~하고 느릿~한 것들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말장난은 삶의 낙이죠. 아무튼. 속세와 단절된 취향을 촌스러운 말장난과 함께 느릿~느릿~ 올려보겠습니다. 아직까지 이러한 취향에 공감을 얻은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만약 글이 재미있으시다면 댓글로 연락처를 남겨주세요. 친구합시다(구걸)
마지막 하나는, 영감... 덩어리? 덩어리만치 묵직하지도 않군요. 그냥 가끔 따끈한 콩자반을 내어올까 합니다. 제 머릿속엔 nnn일에 한 번꼴로 번개가 치는데요, 빠르게 볶아 오겠습니다. ASAP이라 맥락이 없고 급합니다. 정리? 안합니다. 거칠고 뜨거운 토끼 똥을 저는 그냥 옮겨 놓을 뿐이에요? 사실 이런 건 안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블로그에 쓸까 고민도 했는데, 거긴 이미 제 사담의 장이 되어버려서 어쩔 수 없이 여기다 쓰는 거거든요. 공개가 된 곳에 써야 제가 버리지 않고 이어나갈 걸 알아서요. 양해 부탁 드리겠습니다. 근데 가끔 노이즈도 있어야 보시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요? (죄송합니다...
제 글엔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자료도, 대단한 문장도, 거대한 인사이트도 없습니다. 모토를 티끌모아 태산... 으로 정했어요. 업로드 텀은.. 최대한 길지 않게 노력해보겠습니다. 읽어주시는 분들께 항상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이만 물러나봅니다. 다시 찾아오지 않으시더라도 꼭 행복만은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