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기업들이 좋은 조직 문화를 갖고 싶어 합니다. 이를 위해 경영진들과 HR부서에서도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죠. 조직 문화에 관한 다양한 이론을 섭렵하고 세계 최고 석학들의 이야기와 글로벌 선진사례를 빌어 조직 문화를 개선하고자 합니다. 우수한 인력 채용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고 특별한 이벤트를 기획하며 조직 문화를 매년 점수로 평가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조직 문화는 왜 변화시키기 힘들까요?
분명 존재하지만 실체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드러나는 문제나 현상에 집중하여 솔루션을 찾고자 합니다. 그 대표적인 예들이 선진사례 벤치마킹, 전사 이벤트, 조직 문화 평가 점수 등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본질과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채, 조직 문화를 개선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조직의 ‘퇴직 현상’에는 뚜렷한 실체가 있습니다.
매일 누군가는 회사를 떠나고, 또 누군가는 떠나는 동료들을 지켜봅니다. 이 과정에서 구성원들 간에 공유되는 정서와 행동들이 우리 회사의 ‘퇴직문화’입니다. 좋은 퇴직문화는 퇴직 당사자에게 만족스러운 퇴사 경험을 줄 뿐만 아니라, 남은 구성원들에게 직무 안정감과 조직 몰입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는 곧 조직 성과와도 직결됩니다.
그동안 MZ세대 퇴사에만 집중해 왔던 기업들이 베이비부머와 X세대의 퇴직에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의도는 사뭇 다르죠. 냉정하게 말해, MZ들의 퇴사가 그들을 '붙잡는 것'에 있다면, 중장년 세대의 퇴직 미션은 '내보내는 것'에 있습니다. 임금피크제에 도달한 30년 근속자들을 일순간 저성과자 혹은 ‘조직의 비용’으로 여기고, 신규 인력 채용을 가로막는 장해물로 생각하죠. 그리고 당사자들도 회사의 이런 생각을 모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하루를 버티어야 하는 이유도 그들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할 만합니다. 그러니, 경영진도 퇴직을 눈 앞에 둔 그 세대 구성원들이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조직 경쟁력의 관점에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좋은 퇴직문화를 갖는다는 것’은 오랜 동료들이 퇴직한 후에도 회사의 든든한 응원군이 되어 준다는 것이며, 남은 구성원들에게 ‘나도 저런 모습으로 퇴직하면 좋겠다’는 꿈을 꾸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또한 구성원들의 로열티를 높이고 더 좋은 직원들을 채용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제시하는 것입니다.
화담,하다가 대한민국의 퇴직문화에 깊은 관심을 갖고 솔루션을 찾아가는 이유도 바로 이것입니다.
결국, 나그네의 외투를 벗긴 것은 찬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햇살이듯, 4050세대 구성원들과의 아름다운 이별을 계획하고 있다면, 지금과는 다른 접근 방법이 필요합니다. 상호 신뢰와 공감에 기반하여, 어떤 이별을 준비할지 구체적인 퇴직전략을 구상해야 할 때입니다.
지난 3월에 발행된 칼럼의 전문 읽기가 가능해졌습니다. (필자: 성은숙 화담,하다 대표)
HR 인사이트 3월호 <헤어질 결심할 회사, 아름다운 이별이 가능할까?> ➡️ 전문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