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상 진심이었나
사람들은 나를 잘 찾아오지 않는다.
가끔 찾아올 때는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지만
대부분 진지하게 찾아오기보다는
장난으로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 놓치고 싶지 않은
기회가 찾아왔다.
나는 없는 힘까지 끌어모아
큰 소리로 인사를 전한다.
“안녕하세요,
저는 피아노 끝자락 건반입니다.”
나의 취미는 피아노를 치는 것이다. 어느 날 피아노를 치고 있었는데 나의 눈이 피아노 끝자락 건반으로 갔다. 머릿속에 [피아노 끝자락 건반]이라는 단어가 멤돌았다. 피아노 치는 것을 멈추고 혼자 깊게 생각에 빠졌다.
‘저 피아노 끝자락 건반을 내가 피아노 연주할 때 자주 쓰나?’
피아노 끝자락 건반은 사람들이 자주 누르지 않는다. 대부분의 연주가 중앙에서 이루어지고, 끝자락은 연주자들의 손길에서 벗어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끝자락 건반은 자주 잊힌다. 존재는 있지만, 쓰임은 드문 자리. 그런데도 그 건반은 누군가 자신을 눌렀을 때, 그것이 장난이든 진심이든 상관없이 언제나 같은 진심으로 자신의 음을 울린다. 그 모습을 보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피아노 끝자락 건반처럼 항상 똑같은 음을 내고 있는가?”
사람들과의 관계나 어떤 기회들 앞에서, 피아노 끝자락 건반처럼 항상 똑같은 음을 진심으로 울렸나 고민에 빠졌다.
나는 지금 내 인생이 피아노의 어디쯤에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중앙에 있는 건반처럼 자주 사용되는 존재인지, 끝자락 어딘가에 조용히 머물고 있는 건반인지도. 하지만 분명한 건, 피아노 끝자락 건반은 자신의 위치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주 쓰이지 않더라도, 누군가가 다가와 눌러줄 때면 주저하지 않고 자신의 음을 울린다. 그 음은 언제나 진심이다.
나는 피아노 끝자락 건반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많이 주목받지 않아도 괜찮고, 늘 중심에 있지 않아도 괜찮다. 다만, 누군가가 나를 찾아와 눌렀을 때, 그 순간만큼은 망설이지 않고 내 마음을 진심으로 울릴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이 진심은 언제나 통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여러분은 언제나 똑같은 음을 내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