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제품 가격 설정 02

< 퇴사 후 프로젝트 : 독서노트 크라우드 펀딩 하기>

by 이소 시각

앞서 제품 가격 설정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이익을 내려놓고 팔리는 가격으로 판매가를 설정했다. 그런데 여기서 바로 다음 문제가 생겼다. 객단가가 낮으면 많이 팔아야 한다. 그런데 독서 노트 시장은 좁다. 그 안에서도 자기 계발·인문 분야 책을 읽고 기록하는 사람을 타깃으로 잡았으니, 타깃이 더욱 좁아졌다.



많이 파는 것보다
한 사람이 더 많이 사게 만드는 구조,
즉, 객단가를 올리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사실 처음에는 기준 없이 감으로 설정했다.

재직할 때는 항상 기준을 가지고 움직였는데, 3달을 쉬었더니 그 감각을 잊고 있었다. 기준이 없으니 숫자를 바꿀 때마다 흔들렸다. 결국 처음부터 다시 정리했다.


얼리버드 단계별 기준, 세트별 목적, 할인율 기준까지. 기준을 세우고 나서야 아래의 구성들이 하나씩 자리를 잡았다. 혼자 펀딩을 준비한다면, 이 기준 세우는 과정을 절대 건너뛰지 않길 권한다.




1. 객단가 올리기 : 업셀링과 크로스셀링

객단가를 올리는 방법으로 (1) 업셀링, (2) 크로스셀링, (3) 번들 판매 세 가지를 고려했다. 번들 판매는 디자인이 1종뿐이어서 묶을 구성이 없었다. 자연스럽게 (1)과 (2)로 방향을 잡았다.


업셀링(Upselling) 독서모임 + 독서 노트 세트

독서 노트를 파는 사람이 독서 모임도 운영한다면, 업셀링 소재로 좋다고 생각했다.

혼자 펀딩을 준비할 때 업셀링 소재를 찾는 팁이 있다면, 내가 이미 가진 경험이나 지식을 제품과 묶는 것이다. 추가 원가 없이 객단가를 올릴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크로스셀링(Cross-Selling) 메모지와 마스킹테이프

독서 노트를 쓰다 보면 공간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전용 메모지와 마스킹테이프를 함께 제작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연관성의 자연스러움이다. "노트 샀으니 펜도 사세요"는 어색하지만, "노트 공간이 부족하면 이 메모지를 붙여서 쓰세요"는 사용 맥락이 연결된다. 고객이 납득할 수 있는 연결이어야 실제 추가 구매로 이어진다.




2. 리워드 설계 : 얼리버드 단계 차등

업셀링·크로스셀링으로 구성이 잡히면, 다음은 펀딩 리워드 단계를 설계하는 일이다. 처음 펀딩을 준비하는 사람이 가장 많이 헷갈리는 부분일 것 같다.


핵심 전략은 [1단계: 울트라 슈퍼 얼리버드]를 빠르게 소진시키는 것이다. 1단계가 품절되는 순간 "벌써 다 팔렸네"라는 인식이 생기고, 그 불안감이 다음 단계 판매 속도를 높인다.


그런데 단계 간 가격 차이 설정이 까다롭다.

차이가 너무 크면 → 1단계 소진 후 판매가 멈춘다

차이가 너무 작으면 → 단계를 나눈 의미가 없다


그래서 단계 간 가격 차이를 5%로 잡았다. 이 숫자가 절대적인 정답은 아니다. 다만 재직 시절 여러 펀딩을 운영하면서 생긴 감이다. 아니면 같은 카테고리 경쟁사 제품의 구성 할인율을 조사해도 좋다. 목표는 1단계보다 2단계에서 전체 판매의 40% 이상 판매를 목표로 세웠다.




3. 세트 구성 전략 : 고객이 눈으로 계산하게 만들기

단품만 팔지 않겠다는 건 기획 초기부터 정해진 방향이었다. 그런데 세트 구성을 아무렇게나 늘어놓으면 고객이 오히려 결정을 못 한다.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판단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성을 두 가지 목적으로 나눴다.


01. 가격 기준 구성

고객에게 비교 기준점을 제공하는 역할

A. 단품

B. 노트 + 메모지 1개

C. 노트 + 마스킹테이프 1개


02. 판매 집중 구성

실제 매출을 만들 구성

D. 노트 1개 + 메모지 1개 + 마스킹테이프 2개

E. 노트 1개 + 메모지 2개 + 마스킹테이프 2개
(무료 배송)

F. 노트 2개 + 메모지 2개 + 마스킹테이프 4개
(무료 배송)


고객이 구성을 보는 순간,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이런 계산이 일어나게 만드는 것이다.

"B가 노트 + 메모지 1개인데, D는 거기다 마스킹테이프 2개가 더 들어가고 할인율이 5% 더 높네.
그럼 D가 낫겠다."
"D와 E는 메모지 1개 차이인데 E는 무료 배송이네. 배송비 생각하면 E가 이득이겠다."

이 계산이 가능하려면 구성 간의 차이가 딱 하나여야 한다. 한 번에 여러 가지가 바뀌면 고객은 계산을 포기한다. 기준 구성(A·B·C)을 먼저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A·B·C가 있어야 D·E·F가 얼마나 이득인지 눈으로 비교할 수 있다. 기준 구성은 팔리지 않아도 괜찮다. 그게 역할이다.




4. 할인율과 가격 조정

와디즈 평균 할인율을 살펴보니 50% 이상 할인하는 제품이 많았다. 할인율이 낮으면 아무리 구성이 좋아도 피드에서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서 판매 집중 구성 중 가장 큰 세트를 50% 할인율로 맞췄다.


50%는 정상가 기준이기 때문에 마진에는 문제가 없었다. 1편에서 이야기했듯, 판매가 자체를 이미 마진액 기준으로 설정해 두었기 때문이다. 정상가는 그 위에 있는 숫자일 뿐이다.


가격 끝자리도 조정했다. 처음에는 000원으로 떨어지게 설정했는데, 9,900원 단위로 바꿨다. 고전적인 방법이지만, 지금도 유효하다.






이렇게 가격을 정한 독서노트,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저도 아직 모릅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에서 직접 확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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