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사 후 프로젝트 : 독서노트 크라우드 펀딩 하기>
펀딩을 준비하면서 가장 오래 붙잡고 있었던 숙제가 있었다. 바로 가격 설정이었다.
너무 비싸면 안 팔리고, 너무 싸면 남는 게 없다.
단순해 보이는 이 문제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재직 당시, 신제품 가격 설정은 늘 어려웠다. '높게 설정하면 안 팔릴까 봐, 낮으면 남는 게 없을까 봐.'
재직 중에는 정상가를 높게 책정하는 방향으로 했다. 새로운 제품보다는 이미 있는 제품의 단점 보완 혹은 컬러 변경 제품을 출시했다. 경쟁사도 명확했기 때문에 그것을 기준으로 정상가를 높게 책정하고 할인율로 가격을 조정했다. 최저 판매 가격은 마진액 기준으로 설정했다.
이름은 독서노트이지만 단순한 필사 노트 형식이 아니라 책의 구조대로 작성할 수 있게 만들었다. 단어도 수집용이 아닌 기억에 남을 수 있게 기록하는 방식도 달랐다. 경쟁사가 없는 제품이라 가격 설정이 더 막막했다. 시중에 있는 독서노트를 기준으로 하려고 했지만, 그것들은 20~25권 정도 작성되는 노트인 데 비해 내 것은 6권 분량이라 단순 비교도 어려웠다.
하지만 제품 테스트를 거치면서 보완할 점이 많아졌고, 처음에 생각했던 스펙과 달라졌다. 인쇄 방식에 따라 금액도 달랐고, 원가 때문에 저렴한 인쇄 방식은 선택하고 싶지 않았다. 노트와 함께 판매하는 메모지와 마스킹 테이프, 포장비, 배송비까지 더해지니 원가는 계속 올랐다. 결국 처음에 잡았던 기준은 현실 앞에서 무너졌다. 그렇게 가격을 정하면 너무 비쌌다.
사람마다 독서노트에 투자할 심리적 계좌가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렇다.
이익을 기준으로 책정하면 가격이 너무 높아지고, 그렇다고 시중 독서노트와 비슷한 가격으로 팔고 싶지도 않았다. 이 구조를 짜기 위해 들인 시간과 노력을 생각하면 말이다. 매출이냐 이익이냐, 고민하는 와중에 자연스럽게 이 질문이 떠올랐다
나는 왜 이걸 하고 있지?
답은 처음으로 돌아가 있었다. 이걸 시작한 이유는 '내가 생각한 제품이 시장성이 있는가?'였다. 그리고 처음 계획서를 적을 때 스스로 다짐했던 것도 있었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MBA 등록금'이라고 생각하자고. 회사 브랜드와 마케팅팀의 힘 없이 나 혼자 얼마나 할 수 있는지 테스트하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이었다. 투자한 만큼 내가 배우는 게 있으니까.
그 생각을 다시 떠올리니 결정이 단순해졌다. 이익 기준은 내려놓기로 했다. 디자인 비용과 같은 투자비를 제외하고, 마진액 기준으로만 판매가를 설정했다. 시장성이 있는지 없는지는 팔려봐야 알 수 있다. 그러려면 먼저 팔릴 수 있는 가격이어야 했다.
이렇게 가격을 정한 독서노트,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저도 아직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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