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비트 속에서 발견하는 용기,번뜩이는 썬더가 일깨우는 미완성 삶
"제목이 뭔지 알고 있죠? '썬더'!"
각자의 머리 속에는 온전히 자신만이 알 수 있는 감정과 기분, 생각들이 끊임없이 흘러넘치고 순환합니다. 가늠할 수 없는 그 감정들과 생각들은 마치 멈추지 않는 전기신호처럼, 아무도 듣거나 보지 못하는 자극을 우리에게 선사하죠. 어쩌면 우리는 이 무수한 자극들을 견디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오늘 제가 나누고자 하는 이야기는 바로, 자신의 머릿속에 살고 있는 드러머를 찾아 나서며 자신을 서술하는 한 무명의 작가의 이야기, 연극 <썬더>에 대한 감상입니다. 우란문화재단에서 제작하고 김도영 작가가 극작한 이 창작 희곡은, 우리가 외면하고 싶었던 내면의 '불안'을 직시하고 그 속에서 용기를 찾아가는 여정을 강렬하게 담아냅니다.
연극 <썬더>는 자신의 머리 속에 살고 있는 드러머를 찾아내고자 자신의 현재와 과거의 삶을 이야기하며 그를 만나러 가는 여정을 그립니다. 이 작품은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관객들에게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게 만드는, 독특하면서도 불편함을 담고 있는 매력을 지녔습니다.
극 중에서 작가가 느끼는 어떠한 감정에 대한 미지의 존재로서 드러머는 끊임없이 드럼을 연주하며 작가에게 불안감을 전달합니다. 작가는 이 드러머의 존재를 알 것 같으면서도 알지 못하는 모호한 상황 속에서 삶과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하는 듯합니다. 저는 이 작가의 드러머가 개인만이 느끼지만 언어로 온전히 이야기할 수 없는 여러 형태의 불안, 두려움, 불확실성 등 우리의 내면에 자리한 미지의 존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진로, 사건, 갈등, 가족, 친구 등 헤쳐나가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고 멈춰 서 있던 순간, 바로 그 순간 우리의 머릿속을 요동치게 만들었던 그 '드러머'의 존재 말이죠.
<썬더>의 연출은 작가의 내면을 공감각적으로 구현해내는 데 탁월했습니다. 배우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실제 드러머를 활용하여, 대사의 긴장도와 감정을 증폭시키는 공감각적 연출이 핵심이었습니다. 다양한 드럼을 활용해 작가가 느끼는 감정의 미묘한 차이와 세밀함을 청각적으로 표현하고, 이를 통해 관객들이 작가의 심리 상태를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만든 점은 이 작품의 주요한 강점입니다.
조명 또한 인물의 심리적 고립감과 물리적 동선을 형성하며 작가가 느끼는 감정의 혼란스러움과 극의 리듬감을 효과적으로 구성했습니다. 중앙에 설치된 회전 무대는 제한된 공간 속에서도 배우의 다양한 동선을 가능하게 했고, 인물의 심리적 변화를 공간을 활용하여 입체적으로 연출한 점도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러한 연출들은 우리가 각자의 머릿속에서 홀로 감당해야 했던 무형의 '불안'을 무대 위에서 실제하는 존재로 마주하게 했습니다.
연극 <썬더>를 통해 저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암울해 보이던 작가의 삶 속에서 한 줄기 희망을 보았습니다. 불안에 웅크린 작가에게 드러머가 전하는 '비트'가 단순한 불안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용기'의 신호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였습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머릿속의 드러머, 혹은 감당하기 어려운 어떤 존재들은 우리를 무너뜨리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작품은 그것을 단순히 방해물로 볼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응원가, 성장통의 비트로 받아들일 수 있음을 드러머와 작가의 관계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달합니다. 과거 대학 시절, 저의 은사님께서 "적절한 스트레스를 겪어야만 문제를 헤쳐 나갈 수 있고, 결과적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고 말씀하셨던 가르침이 이 작품을 통해 다시금 명료하게 다가왔습니다. 모든 삶의 선택에는 미지의 결과가 기다리고 있고, 그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는 불안과 스트레스를 마주하며 발전을 깨우치는 번뜩이는 '썬더'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죠.
연극 <썬더>는 작가의 넋두리와 호소 속에서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어 보이기에, 때로는 마음속에 가시들이 불편하게 찔리는 경험을 선사하는 작품입니다. 작가와는 전혀 다른 삶과 존재이지만, 우리는 각자마다 미지의 불안을 넘기 직전, 가장 감당하기 어려운 드럼 연주가 우리의 발걸음을 붙잡는 경험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도 자신의 머릿속 드러머의 연주를 들으며 삶의 선택을 결정하고, 미완성한 삶의 한 페이지를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연극 <썬더>는 그 연주를 두려워하지 않고 마주하라고, 때로는 그 비트 속에서 성장의 씨앗을 발견하라고 속삭입니다. 당신만의 드러머와 솔직하게 대화하고, 그 연주가 안내하는 새로운 길을 찾아보고 싶은 분이라면, 이 작품을 통해 깊은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작성자 정보]: 은밀한 수집가, 丁火 丁海緣 드림
[질문]: 연극 <썬더>를 보면서 당신의 '머릿속 드러머'는 어떤 연주를 하고 있었나요? 불안 속에서 용기를 얻었던 경험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