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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통에 빠진 진실과 연민을 구원하라
[Review]연극 '구미식'
연극 '구미식'은 부산스러운 자극들에서 느끼는 불쾌감과 공감에서 파생된 슬픔을 느끼게 했다. 작품을 감상하면서 몇 차례의 감정 변화를 겪었다. 처음에는 삐딱한 자세로 폭포수처럼 이야기를 쏟아내는 이 작품 앞에서 소외를 느끼고 묘한 짜증과 불편함을 느꼈다. 그리고 역시 관객이 듣는지 안 듣든지 상관없이 작품이 읊조린 몇 마디에 이상한 공감과 슬픔에 휩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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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02. 2025
by
진주
<붉은 낙엽> 오해와 의심의 트리거
여덟 살 소녀가 실종된다. 용의자로 사춘기 아들이 지목된다. 또렷한 확정적 알리바이도 있으나, 그 속에는 아주 약간의 허술한 공간도 드러난다. 아들을 지켜줘야 할 부모, 특히 아버지는 이런 상황이 혼란스럽다. 보고 듣고 느낀 모든 것들을 사실이라고 믿고 있지만, 정작 사실 너머에는 아직 그가 마주하지 않은 진실이 숨어 있다. 그 진실은 생각보다 견고하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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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19. 2025
by
잭 슈렉
연극
동백당
수상한 시대를 버텨나가는 가슴 따뜻하고 훈훈한 사람들의 연대와 생존의 이야기... 연극은 관객들을 1947년 군산의 한 빵집으로 데려간다. 해방이 되었지만 독립운동에 나섰던 가장은 소식이 없고, 일제가 버리고 떠난 늙고 병든 일본인들, 동경유학에서 돌아온 룸펜 지식인 등이 등장하는 수상한 시절... 누구는 빚을 갚기위해 빵집으로 성공을 꿈꾸고, 누구는 불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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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19. 2025
by
Kyuwan Kim
런던 기후 연극 ‘Kyoto(교토)’ 후기
영국 셰익스피어 극단이 들려주는 기후 이야기
이 연극은 2시간 35분 동안 교토의정서가 합의되기 전까지의 긴박한 10년을 기가 막히게 요약한다. 석유 로비스트인 '돈'을 중심으로 유엔기후협상 1기 (COP1)부터 교토에서 열린 기후협상 (COP3)이 어떻게 극적으로 합의되었는지를 묘사한다. 극장은 유엔 회의장을 연상시키는 원형 회의장을 무대로 하며, 관객 모두가 회의장 참석 뱃지를 받고 옵서버(참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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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18. 2025
by
홍차
햄릿, 더 도파민
연극 <플레이위드 햄릿>
아버지가 갑작스레 사망한다. 어머니는 삼촌과 재혼한다. 삼촌이 아버지를 살해한 범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복수심에 불타 그를 죽이려다가 흠모하던 여인의 아버지를 살해하고 만다. 여인은 그 사실에 충격을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런 일들이 연달아 벌어진다면, 도저히 미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집필한 이 희곡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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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15. 2025
by
차구마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연극으로도 영화로도 여러 번 본 작품이라 볼까를 고민하다 극장으로 향했다. 20세기 미국연극의 걸작임은 알고 있었지만 유달리 이번 공연이 우리 이야기로 훅~ 와닿는 것은 관록있는 대배우들의 사실적인 연기 때문인가, 아니면 젊은 시절과는 다르게 다가오는 삶의 무게 때문인가? 누구나 무언가를 팔아야 살아남는 도저한 자본주의의 시대, 한 세일즈맨의 삶과 죽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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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14. 2025
by
Kyuwan Kim
붉은 낙엽
2025. 2. 13
오랜만에 주의 집중되는 연극을 봤다. 진실을 알기 위해서라는 미명하에 가장 소중한 가족을 의심하고 상처 준 끝에 뿔뿔이 흩어지고야 마는 가족의 얘기다. 미국의 추리소설 작가 토머스 H. 쿡의 소설을 각색한 "붉은 낙엽"이다. 가족 간에도 하지 않아야 할 결정적인 말들이 있는데, 남주인공 에릭은 그 말을 내뱉고야 만다. 마음속에 간직하는 말이라도 눈빛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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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13. 2025
by
지홀
우리가 높은 곳에서 할 수 있는 일들
연극 《유원》리뷰
영화 《바튼 아카데미》에서 학교식당 매니저인 메리 램은 베트남 전쟁에서 아들을 잃는다. 다른 학생들과 달리 대학에 진학시킬 학비도 없었고 더구나 흑인이기에 겪어야 했던 차별이 참전까지 이어진 것인데 결국 전사하고 만 것이다. 당연히 장례식장에서 "그는 뛰어나고 정의감이 투철했으며..."라는 교장의 뻔한 조사가 펼쳐진다. 영화를 지켜보던 나는 '죽은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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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28. 2025
by
편성준
테베의 땅, 낯선 타인의 위로가 닿은 곳 <테베랜드>
또 보고 싶은 충격적이고 신선하고 뭉클한 연극
난 정답을 주기보다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좋은데, 연극 <테베랜드>이 작품이 그렇다. 지난달 신당동에 위치한 충무아트센터에서 배우 이주승의 연기를 보기 위해 테베랜드를 관람했다. 존속살인에 대한 철학적 토론과 위트 있는 유머, 정반대의 타인과의 만나며 인정으로 인한 위로와 치유. 인간의 만남과 헤어짐이란 묵직한 울림을 담고 있는 <테베랜드>는 이 시대 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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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22. 2025
by
이소희
마음의 눈으로 감각하는 땅
뮤지컬 푸른 나비의 숲
* 작년 12월 25일, [뮤지컬 푸른나비의 숲]을 관람한 뒤, 쓰여진 글입니다. * 모두예술극장(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원고 청탁 의뢰를 받았습니다. 다리가 네 개 달린 의자가 있다. 어느 날, 다리 하나가 부러졌다. 사람들은 이 의자에 앉으면 넘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다리 하나가 없는 의자는 본래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거라고 인식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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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19. 2025
by
미미정
연극
모비딕
얼마전에 1인극으로 만들어진 연극 '모비딕'을 관람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아홉명의 배우가 만들어내는 무대이다. 그런데 대양 한가운데서 거대한 백색의 향유고래를 상대로 싸우는 선원들과 선장 에이합의 웅장한 비극적 이야기와 더불어 고래에 관한 백과사전을 연상시키는 방대한 원작 제목에 붙은 부제가 '사악한 코메디'라니!! ... 한 마디로 놀라운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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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15. 2025
by
Kyuwan Kim
연극
콜렉터
오랜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 '콜렉터'를 보러 갔다. 취미로 나비를 채집하는 외로운 도시청년이 마음에 담아둔 여성을 교외의 지하실에 납치하여 감금하고 벌어지는 두 달간의 이야기. 요즘 시대의 기준으로보면 다소 불편한 소재일 수 있지만 그 두 달간은 서로에 대한 편견과 차이를 조금은 좁힐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 밀폐된 공간에서 90분 동안 펼쳐지는 가두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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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12. 2025
by
Kyuwan Kim
기다림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 대한 고찰
고도 시리즈 정복기 (2)
"기다리는 게 우리 일이야. 그게 최선이야"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이하 고기기)>는 사무엘 베케트의 소설 <고도를 기다리며>를 재해석한 연극이다. 지난 12월 1일, 추가 공연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막을 내렸다. 추상적인 대사가 난무하는 원작을 어려워하는 일반 관객들에게 <고기기>는 훌륭한 재해석극이다. 두 주인공의 속 시원한 대사들이 관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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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26. 2024
by
mony
<신의 바늘> 극단 선단사일
'신의 바늘'이라는 제목을 되새겨보자. 마약중독 청소년인 지우(김하람)는 명진(문병설)에게 꿈 이야기를 한다. 신이 실과 바늘을 주었는데, 한 사람은 그물을 만들었고 자신은 실로 팔을 묶고 바늘을 꽂았다고. 두 사람은 이야기한다. 신이 주신 실과 바늘로 만든 그물은 거미줄인가 안전망인가. "저에겐 왜 주삿바늘을 주셨습니까?" 신이 내린 물건은 대체로 구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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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16. 2024
by
영화평론가 박동수
연극
1923년생 조선인 최형우
얼마전에 '콰이강의 다리 위에 조선인이 있었네'라는 책을 인상적으로 읽었는데 이 연극은 마치 그 책에 화답하는 거 같은 작품이다. 외할아버지가 남기신 육필원고를 책으로 출간간 한 젊은이의 북토크로 시작한 연극은 외할아버지 1923년생 최형우의 일생을 무대에 펼쳐 보인다. 남원 출신으로 고보를 졸업한 최형우는 서울로 올라가 대학진학을 꿈꾸지만 일제가 확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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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30. 2024
by
Kyuwan Kim
연극
내 모자가 어디 있지?
연극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러브레터라는 작품을 떠올리게 했다. 단 러브레터가 이루지 못한 두 남녀의 평생에 걸친 우정과 동경의 이야기가 편지글로 낭독되며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이었다면, 이 작품은 사랑을 이룬 한 커플의 일생을 최소한의 대사와 다양한 몸짓으로 섬세하게 재연한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러브레터가 미국인들의 삶의 회고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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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24. 2024
by
Kyuwan Kim
지독하게 슬픈데 뒷맛은 개운한 비극
윤성원 일인극 《붉은 웃음》
사는 건 기본적으로 비극의 퍼레이드다. '인생은 고통의 바다'라고 하신 부처님 말씀은 2,500년 전에도 인간들이 불행과 슬픔을 옆구리에 끼고 살았음을 웅변한다. 우리는 왜 불행한가. 인간은 서로를 사랑하고 돕지만 때로는 서로를 죽일 정도로 미워할 수도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전쟁에서 이기더라도 기뻐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인민들은 피눈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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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23. 2024
by
편성준
전쟁 고독 죽음은 한 몸이었다
김정 연출, 윤성원 배우 1인극 <붉은 웃음>
2024년 11월 21일. 유품정리사가 한 집에 들어와 고인이 남긴 짐을 정리한다. 그 속에서 고인이 남긴 메모를 읽는다. 죽은 이는 청년이었고 지독하게 쓸쓸했다. 고독사다. 1904년 전쟁으로 두 다리를 잃은 형이 돌아온다. 형은 예전의 그 사람이 아니다. 두 달 동안 글을 쓰다 죽은 형이 남긴 원고엔 글이 없다. 동생은 형의 죽음이 궁금하다. 연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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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22. 2024
by
소행성 쌔비Savvy
연극
퉁소소리
온라인상에 좋은 평들이 이어져서 기대하고 봤는데 역시나 명불허전... 이 연극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배경으로 최척집안의 30여년에 걸친 이산과 재회의 이야기를 150분 동안 감동적으로 들려준다. 17세기에 이미 조선, 중국, 일본, 베트남을 넘나드는 이야기의 스케일도 그렇고, 이야기 구성도 놀랍도록 정교한 조선의 오딧세이아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단 이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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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21. 2024
by
Kyuwan Kim
베키 쇼
희망
35살. 미국인 백인 미혼 독신 임시 사무직. 친구도 없이 가족과 연을 끊고 사는 여자. 의료 보험이 없어 병원조차 갈 수 없는 가난함. 한때 명문대 장학생이었지만 중퇴를 했고, 마음을 다해 사랑했던 사람과 헤어졌으며 자살을 기도한 적 있다. “헤어지고 나서야 알았어요. 그 사람은 진실로 나를 사랑했고, 가족들은 그만큼 날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을.”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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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18. 2024
by
아라베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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