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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우울할 때

by 자봉

봄이 오고 있어 그럴까!

나이가 들어 그럴까!

그냥 우울해진다



나이가 들어가니

마음 편하게 지내고

시간이 생기면 아무 때나 핸드폰을 걸어

편하게 대화를 나누면서

삶과 인생살이를 부담 없이 나눴던

새마을 협의회 지회장도 사고로

(북한산 보현봉도 보이고)

편안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격의 없이 수시로 대화를 나눴던 웅덕이. 희상이

성권이. 경호ㆍ남일

선배님이신 석철형 상용형. 재두형 등 등

수십 명이 떠나셨다


친척들인 외숙모 내외분. 고모 내외분

사촌. 6촌 고모 내외분들 추억만 남겨두고

다들 떠나셨다



할머니 할아버지 어머니 남동생들 누나와의

무수한 추억들을 내게 남겨놓고 저 먼 곳으로

떠나셨다



이렇게 다들 떠나니 우울해지고 슬퍼진다

그래서 인생은 회자정리 라고 했던가!

다들 즐겁고 좋은 추억들을 남기고 떠났으니

남아있는 사람들은 떠난 사람들을

그리워하고 사는가 본다



이렇게 많이들 떠나보냈으니

세월이 흘러가면 내 차례도 올 것이며

그만큼 세월 따라 나도 나이를 축적했다는

징표이다



밤이면 두 눈을 감고 잠을 청해도 오지 않고

이른 새벽이면 두 눈이 저절로 떠진다

눈을 뜨고 있으면 온갖 잡념과 상념에 사로잡혀

가족들이 깰까 봐 슬그머니 일어나 보온물통에

뜨거운 물을 가득 채워 컵라면과 봉지커피를

작은 배낭에 넣어 오늘 토요일도 어김없이

안산자락길과 봉수대로 향한다

(봉수대 근처)


토요일이라 휴무라서 지하철도 한산하다

오전 7시 독립문역에 내려

등산화와 모자 배낭을 메고 안산자락길 곳곳으로

만들어진 길을 따라 걷고 또 걷는다




이제. 봄이라서 그런지

걷다 보면 딱따구리 새소리와

다람쥐와 청설모도 만나게 된다

겨우내 얼었던 대지에서는

파란 풀들과 식물들이 돋아난다




서너 시간 1만 5 천보를 걷다가

배낭 속의 보온통을 꺼내

컵라면에 물을 부어 아침을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산을 오르지 않은 자는 모르리라!



산을 걷다 보니

잡념도 고뇌도 번민도 잊어버리고

너무 먼저 가버린 남동생들과 누나와 조카들도

잠시동안이라도 잊을 수 있으니

행복한 시간이다




잊어버리고

고뇌와 번민 속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다른 것에 집중해야 되지만

많은 비용이 발생하지 않은

가깝고 야트막한 산을 걷는 게 최상이다


(약수터)


산을 다니면서

산길을 걸으면서

우울함과 슬픔도 잠시라도 잊어버리면서

아!

오늘도 걸어서 산을 걸을 수 있어

나는 행복하다고

혼자서 외쳐본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울지 말라

슬플 날엔 참고. 견디면

즐거운 날이 꼭 올 것이니 참아야 한다


위로가 되는 시 한 편을 읊으니 우울했던 감정도.

가라앉는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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