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

by 성주영

주의!


아래의 글은 불편한 내용을 담고 있으니 이 점 유의하며 읽으시길 바랍니다.



왼쪽: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의 유흥가/오른쪽: 부산광역시 사하구 하단동 낙동담로 1423번길


수많은 청춘 남녀들….


그 눈빛은 결연하면서도 어딘가 묘하다….


취객인 된 여성을 번쩍 들어 올려 택시에 태우는 두 남성들….


그 셋의 향방은… 술기운이 사라진 후에야 가늠이 가능할 것이다…


격렬하지만 위험한 눈빛들이… 술잔 속에서 오고 간다… 음악과 분위기는 뒷배경일 뿐… 그들의 목적은 불순하고도 본능적이다.


수많은 시선들이 또 다른 시선들의 육체를 탐닉한다.


천천히…


위아래를


관능적으로 훑는다…


그러다 먹잇감을 포착한 하이에나들 마냥… 멈칫하며


5분 뒤…


그 사람들은 가벼운 농담과 웃음, 미소만 주고받고 어딘 가에 홀린 듯 안으로 들어간다….


저기 6-7층 높이의 건물에는 익숙한 명패가 붙어있다…


00 마사지방…


000 클럽 안마방…


000 모텔…


이들의 공통점은…


그저 울부짖음을 위한 공간일 뿐이다…


하.. 하아…


거친 숨소리와 신음…


퍽! 퍼억!


살갗이 부딪히는 소리…


슬픔과 행복이 뒤섞인 알 수 없는 미소와 표정


킥킥…


헉…허억….


그렇게 인간은 한순간에 짐승보다 못 한 존재로 전락한다…


그렇게… 신음과 울부짖음이 교차하고… 그 끝의 고요함…


누군가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떠나고 누군가는 멍하니 무언가를 바라볼 뿐…


그 시선을 따라가 보면 정작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다… 무(無) 그 자체다.


그렇게 누군가는 찝찝하면서도 기분 좋은 흔적을 양파 껍질 벗기듯 씻어내고…


누군가는 담배를 태운다… 누군가는 다음을 약속하고 누군가는 서로의 번호나 계정을 캐간다.


누군가는 한순간의 절정을 영상으로 남겨놓았고 누군가는 한여름밤의 꿈처럼 흘려보냈다.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는 이 밤과 새벽녘…


그렇게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에


떨어지는 낙엽과도 같았던 그들만의 절정이자 페스티벌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새벽녘의 이슬처럼…



그들은 다시 한번 페르소나를 쓰고 사회에 완벽히 복귀한다. 누가 누군지 알 수 없는…


마치 영국과 러시아가 19세기 그레이트 게임 당시 눈치 게임을 하듯 사람들은 수싸움을 하기 시작한다.


제발 누군가의 인지 능력이 퇴화하길 빌며…


가면이 잘 작동하길 바라며…


그저 그런 모습으로 평범하게 정상적으로 하지만 긴장한 채로 살아간다…


그 순간에도 머릿속에는 어젯밤의 꿈같던 순간이 재생되며 뇌는 끝없이 이를 갈망한다.


그렇게 내적 갈등을 하며 고된 4일이 폭풍과 같이 지나면…


다섯 번째 날 밤에 봄 같은 청춘들은 개미처럼 모여들며 그 광란의 축제를 재개할 뿐이다.


그렇게 안에서는 청춘이 빛과 어둠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동안 밖에서는…


전쟁, 제재, 규탄, 초치, 비난, 선전 등 다양한 사건, 사고가 터진다. 마치 히쓰마부시의 다채로운 색처럼…


억압은 고개를 들고 자유는 방황한다. 억압은 자유 속 청춘의 방황을 목표로 그들 스스로를 고양한다.


자유는 억압의 고양으로 두려움에 떤다. 덤불 속에 숨어서…


그렇게… 자유의 내부는 썩어 들어간다…


억압은 겉으로는 멀쩡하다…


하지만 또 다른 부패가 자행된다.


억압의 내부에는 역설적이게도


자유의 꽃이 피었으나 시들고 다시 피었으나 또 시든다…


그들의 목소리는 허공 속의 메아리였다.


자유의 부패가 너무나도 치명적인 나머지


자유 속 청춘들의 구원을 갈망하는 들리지 않는 외침이 너무나도 큰 나머지


권위 속의 꽃은 억압 바깥의 자유로부터 물을 받지 못한다…


자유 속의 음악 소리, 교차하는 신음과 거친 숨소리가 너무나도 큰 나머지.. 맞부딛히는 술잔과 살갗의 소리가 너무나도 큰 나머지…


꽃은 점점 타 들어간다…


술잔의 투명한 액체가 비워지는 속도에 맞추어… 마약은 확산되고… 도파민은 불꽃처럼 빵빵 터지는데


억압 속 한 줄기의 꽃은 뿌리까지 썩어간다…


그렇게 한 줄기 아니 한 가닥의 희망조차 네온사인과 음악 소리에… 교차하는 타락과 쾌락에 묻힌다…


쿵! 쿵! 쿵!


끝없는 음악에 맞춰


팡! 팡! 팡!


터지는 도파민


공허함과 타락은 은연중에 스며들고…


거리마다 좀비가 늘어나며..


의미 없는 신음이 돌고 돈다…


마치 마라톤 선수들이 운동장을 돌고 돌고 또 돌듯…


그러다 동이 트면…


그 좀비들은 어디론가 이끌리듯 다시 한번


소위 말하는 ‘정상 궤도’에 올라 여객기나 우주선처럼 아무렇지 않은 듯 비행한다…



그렇게…


제국이 팽창하듯…


자기 영역을 넓히듯…


빛과 어둠이 교묘히 섞인 유흥은 확산한다…


수많은 사람을 꼭두각시이자 노예로 만들며 그들을 원하는 대로 부린다…


형태도 다양하다….


웹소설, 웹툰…


우리가 매일 지니고 다니는 검은 화면에는


온 000, 팬 00, PD000, 판다 00이 즐비하고…


우리가 클릭만 하면, 원하기만 하면


살구색으로 가득한 화면을 띄워준다….


돈의 액수는 게임 한 판으로 결정되고…


하얀 가루는 코, 담배를 타고 멀리 더 멀리 나아간다…


마치 대항해 시대 스페인과 포르투갈처럼…


한 가지 다른 게 있다면


하나는 인류 문명에 풍족함과 발전을


다른 하나는 타락을 불렀다는 점…


이제 그 영역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어…


서울, 양양, 도쿄, 오사카, LA, 마카오, 암스테르담, 라스베이거스 등으로 확산된다…


이제 지구에는 거대한 유흥의 제국이 들어섰다. 이제 그 제국은 몽골, 로마와 같다.


광활한 초원과 대륙을 누빈… 끝없는 정복으로 영토를 확장한…


아직도 와닿지 않는다면 고구려나 발해는 어떤가? 아무렴 러시아 제국은 어떤가?


그 끝없는 지평선 너머 영토를 무한으로 넓힌 그 제국들…


하지만 그들의 끝은 초라했다…


반면 유흥은 그 끝이 화려하다… 그 제국들은 과거의 ‘기억’으로 남았지만


유흥은 ‘현재 진행형‘이다.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를 이어주며, 198개의 나라, 80억 명의 사람들 중 정확히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를 즐기는지는 모르겠지만…


시간과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글을 쓰는 이 와중에도 유흥은 국적, 인종, 성별, 직급 불문하고 자신의 영역을 확대하며 소위 ‘제국’을 엮어내고 있다.


그렇게… 오늘도 또 다른 한 사람이 그것의 실타래에 연결된다…


스르륵… 탁!


“00님이 입장하셨습니다.”


”제국에 온 걸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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