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세계 경제

중앙은행이 정치적 저항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과 대규모 전쟁에 나선 이유

2023년 1월 3일

스티브 쉬페레스(Steve Schifferes)

정치 경제 연구 센터, 시티, 런던 대학교


2023년, 세계 경제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지난해에 경험한 그 모든 도전들에도 불구하고 이는 우리가 여전히 떨리는 마음으로 묻는 질문이다. 경제가 계속되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을 헤쳐나가고 있는 이 순간, 지난 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니아 침공은 인플레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식량과 에너지와 같은 필수재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생계 비용 위기가 발생했으며, 이 위기는 가계와 기업을 휩쓸었다. 중앙은행들은 금리 인상으로 이에 맞섰으며, 많은 나라의 노동자들 또한 새로운 경제 시대에 발맞춰 임금과 노동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투쟁을 벌였다.


2023년에 접어든 지금, 이러한 상황은 계속될 것이며 IMF는 앞으로 몇 달 안에 전 세계 3분의 1의 국가가 경기 침체를 경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 닥칠 일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의 국제 네트워크는 '2023년 세계 경제에 대한 전문가 브리핑 시리즈'를 준비했다. 여기에는 생계 비용 위기 및 노동 쟁의에 대한 보고서와 에너지, 식량, 글로벌 공급망과 같은 주요 분야에 대한 심층 분석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번 글은 인플레이션, 금리, 경제 성장률의 다음 전망을 살펴보면서 이 시리즈를 시작하고자 한다.


2023년, 세계 주요 경제국들과 중앙은행들은 금리 인상을 통해 경기 침체를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인플레이션을 억제해야 하는 까다로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그리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영국중앙은행(Bank of England) 및 각국 중앙은행들은 좋든 싫든 정치적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중앙은행에 대한 이런 정치적 논쟁은 중앙은행의 독립성 뿐만 아니라,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중앙은행의 대처 능력까지도 위협할 수 있다.


필자는 40년 동안 기자로서, 그리고 지금은 대학의 경제 연구원으로 정치와 금융을 추적하며 취재해 왔다. 필자는 정치가 중앙은행이 수립한 2023년도 계획에 간섭할 수 있는 두 가지 주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플레이션 문제


높은 인플레이션 문제는 아마도 2023년 세계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일 것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 대부분의 선직국에서 인플레이션은 빠르게 가속화되어 수십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으며, 이로 인해 많은 국가들의 생활 수준은 정체되거나 하락하고 있다. 특히 극빈층은 소득의 상당 부분을 식료품과 에너지에 지출하기 때문에 일반인보다 더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겪으며, 이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


지난 20년간 낮은 인플레이션과 안정적인 인플레이션을 유지해왔던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의 급격한 상승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중앙은행들은 연준을 필두로 2022년 하반기에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며 대응했다. 미국 연준은 6개월 동안 금리를 4.25%포인트 인상했고, 영국 중앙은행 및 유럽중앙은행 등이 그 뒤를 따랐다.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전략은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둔화되었으며,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영국과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정점을 찍고 (여전히 10% 내외로 매우 높지만) 하락 추세로 돌아설 수 있을 듯 하다.


그러나 2023년에도 느리기는 하지만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금리 인상은 이미 선진국의 경제 성장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는 2023년 미국과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이 과거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0.5%에 그치고,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실제로 0.3%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은 2024년 중반까지 경제가 계속 위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정 지출과 인플레이션


이는 첫 번째 정치적 문제로 우리를 인도하며, 이는 다름아닌 정부 지출이다.


정치는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21년 말 1조 2,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법안이 법제화되었으며, 12월에는 1조 7,000억 달러 규모의 예산안이 통과되면서 지출이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종류의 확장적 재정 정책은 수년간 지속될 수 있으며, 연준과 같은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억제 시도를 약화시킬 수 있다. 중앙은행이 수요를 억제하며 인플레이션을 낮추려고 할 때, 정부 지출 증가는 그 반대의 효과를 가져온다. 이로 인해 연준과 은행들은 도리 없이 금리를 더 높게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


유럽과 영국에서는 정부가 소비자와 기업의 에너지 요금을 보조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지출해야 했고, 경기 침체로 인해 세수가 감소하며 정부의 재정 적자가 급증하고 있다.


그렇지만 영국 보수당 정부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최우선 과제로 삼으며 에너지 보조금을 삭감했으며, 2024년에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세금을 인상과 공공 지출 추가 삭감을 공언했다. 이러한 조치는 디플레이션에 대응하는 것이지만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다.


현재 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계속 인상할지 또는 얼마나 빨리 인상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림2.jpg 치솟는 생활비로 노동자들이 임금인상 파업을 벌이면서 인플레이션 위기가 점점 더 정치적으로 변하고 있다. AP 사진/커스티 위글스워스

위협받고 있는 중앙은행의 독립성


또 다른 정치적 문제는 중앙은행들에겐 존립의 문제임과 동시에 그들의 임무를 더욱 위태롭게 만든다.


지난 20년 동안, 2% 내외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와 정부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운 중앙은행을 대중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인플레이션과 싸우는데 있어 대중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으며, 21세기에 들어서도 사상 최저치의 인플레이션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중앙은행의 신뢰도와 독립성 모두가 위협받고 있다.


특히 유럽의 중앙은행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경제가 미국보다 더 심각한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금리 인상이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대중의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는 사이 소비자들은 주택담보대출 상환액 증가로 인해 타격을 받고 있으며, 이는 주택 시장을 망가트릴 수 있다.


동시에 영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키기 위해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하지 않도록 노동자들을 설득하여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줄이려는 중앙은행의 노력은 특히 공공 부문 노동자들의 파업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엄청난 역효과를 가져왔다.


유럽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한 오랜 정치적 긴장은 여러 유로존 국가에서 우파 정부가 선출되면서 더욱 악화되었다.


전통적으로 유럽중앙은행은 독일 중앙은행인 독일연방은행의 영향을 받아 다른 중앙은행보다 인플레이션에 대해 더 불안해했다. 이렇게 경합하고 있는 정치적 압력으로 인해 유럽중앙은행은 다른 중앙은행보다 저금리, 심지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완화하는 데 더디게 움직였다.


제롬 파월 (Jerome Powell)이 연준 의장인 대서양 건너편에서도 인플레이션에 집중하고 있는 연준을 누그려트릴려는 모든 시도를 거부해왔으나, 좌파 우파 모두에게서 그 중에서도 특히 도널드 트럼프가 2024년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된다면 더욱 더 정치적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의회나 새로 들어설 행정부가 중앙은행의 접근 방식, 리더십, 심지어 권한까지도 바꾸려 할 수도 있다.


미지의 세계


2023년 말까지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하락할 것이라는 중앙은행의 전망이 현실이 된다면 이 모든 것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망은 에너지 가격이 내년에도 계속 정점을 밑돌거나 더 떨어질 것이라는 믿음에 근거한 것이다.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위협을 조기에 파악하지 못했던 2022년과 마찬가지로, 통제할 수 없는 다른 리스크와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이런 희망이 꺾일 수도 있다. 여기에는 에너지 가격을 더 끌어 올릴 수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격화, 중국발 공급망 혼란, 국내의 임금 인상 요구 등이 포함된다.


많은 선진국에서 생계비 위기가 대중의 최우선 의제로 떠오르면서 금리 설정 문제는 더 이상 기술적인 문제가 아닌 고도의 정치적 사안이 되었다. 정부와 중앙은행 모두 성장을 억제하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다. 정부와 중앙은행의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일 경우 경제적 비용뿐만 아니라 정치적 비용도 커질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인플레이션 전망이 매우 불확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높은 인플레이션과 정체된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


번역: 손산

출처: https://theconversation.com/global-economy-2023-why-central-banks-face-an-epic-battle-against-inflation-amid-political-obstacles-1970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