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에너지 전쟁은 실패했다.

2023년 4월 6일

폴 크루그만(Paul Krugman)

뉴욕 시립대학 경제학과 교수, 뉴욕 타임즈 칼럼리스트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은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그 이후 러시아는 네 차례에 걸쳐 대대적인 공세를 펼쳤다. 세 번은 군사적 공격이었고, 네 번째는 경제적 공격이었다. 마지막 공세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실패는 매우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첫 번째 군사 공격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키예프(Kyiv)를 비롯한 우크라이나의 주요 도시를 단 며칠 만에 점령하려는 전격전 시도였다. 많은 관측통들은, 특히 아직 깨어나지 못한 러시아의 군사 능력을 물신화했던 서방의 우익들은, 이 전격전이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 작전은 대대적인 실패로 끝났다: 우크라이나의 끈질긴 방어에 막힌 러시아는 결국 막대한 손실을 입고 후퇴했다.


두 번째 공격은 우크라이나 동부에 대한 지난 봄에 있었던 공세로, 그 범위가 더 제한적이었다. 여기서도 많은 관측통들은 러시아의 결정적인 승리, 즉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군대 대부분을 포위해버리는 승리를 예상했다. 그리고 러시아는 압도적인 포병력의 우세 덕분에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정밀 무기, 특히 러시아 후방 지역에 큰 타격을 입힌 지금은 유명한 하이마스(HIMARS, 차륜기반다연장로켓시스템)를 획득하자 공세는 주춤해졌다. 그리고 우크라이나는 결국 반격에 성공하여 상당한 진지를 되찾았고, 특히 헤르손(Kherson)을 탈환했다.


러시아의 세 번째 공세인 돈바스(Donbas) 지역의 겨울 공격은 아직도 진행 중이며, 우크라이나는 전략적으로 중요하지는 않지만 엄청나게 피비린내 나는 전투의 현장이 된 바흐무트(Bakhmut)에서 철수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제가 읽은 대부분의 관측들은 이번 기획 역시 전체적으로 보아, 또 다른 전략적 실패로 보고 있다.


그러나 어떤 측면에서 러시아의 가장 중요한 실패는 전장이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패배였다. 필자는 앞서 러시아가 네 차례의 대대적인 공세를 펼쳤다고 말씀드렸다. 네 번째 공세는 천연가스 공급을 차단해 유럽 민주주의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도록 협박하려는 시도였다.


에너지 공급을 무기화 하려는 이러한 시도엔 걱정할만한 몇몇 이유들이 있었다. 처음에는 여러 원자재 시장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혼란에 빠졌지만 (러시아는 주요 산유국이고 전쟁 전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주요 농산물 수출국이었다), 천연가스는 특히 심각한 압박 요인으로 보였다. 왜 그럴까? 천연가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스를 운송하는 가장 저렴한 방법은 파이프라인을 이용하는 것인데, 가스 공급이 끊기면 유럽이 러시아 가스를 어떻게 대체할지 분명하지 않았다.


필자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은 사실상의 러시아 가스 금수 조치의 영향에 대해 걱정했다. 가스 금수 조치가 유럽의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을까? 유럽의 어려운 상황이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려는 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을까?


일어나지 않은 일을 뉴스 미디어가 보도하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유럽이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을 놀랍도록 잘 극복하고 있다는 이야기 역시 뉴스 미디어에서 크게 다루어지지 않았다. 유로권역의 실업률은 전혀 증가하지 않았고, 인플레이션은 치솟았지만 유럽 정부는 가격 통제와 재정 지원을 통해 높은 천연 가스 가격로 인한 개인적 어려움을 (제거하지는 못했지만) 제한하고 있다. 그리고 유럽은 러시아로부터의 천연 가스 공급이 대부분 차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문제 없이 살아가고 있다.


부분적으로 이는 미국으로부터 공급되는 액화천연가스를 포함한 다른 가스 공급원으로 전환한 결과이자, 수요를 줄여 현 상황에 대처하려는 노력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일시적인 석탄 화력 발전으로의 복귀를 보여주고 있으나, 이는 대부분의 유럽이 이미 재생 에너지로부터 많은 양의 에너지를 얻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리고 지난 겨울이 비정상적으로 따뜻했던 것도 물론 도움이 되었다. 그럼에도 핵심은, 유럽 외교위원회(European Council on Foreign Relations)가 보고서에 표현한 바와 같이 "러시아가 가스 금수 조치를 통해 EU 회원국을 협박하려는 시도가 실패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강화했으며, 특히 우크라이나의 향후 반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주력 전차를 파견했다.


그렇다면 러시아의 에너지 전쟁 실패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나?


첫째, 러시아는 그 어느 때보다 포템킨 초강대국(Potemkin superpower: 잠재적 초강대국)처럼 보이지만, 인상적인 겉모습 뒤에 감춰진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러시아가 극찬하던 군대는 알려진 것보다 그 영향력이 훨씬 없었으며, 에너지 공급자로서의 역할은 많은 사람들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무기화하기 어렵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둘째, 민주 국가들은 과거에도 여러 번 그랬듯이 보기보다 훨씬 더 강하고 위협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현대 경제는 일부 기득권층(vested interests)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유연하게 변화에 대처할 수 있다.


필자가 기억하는 한, 화석 연료 로비스트와 그들의 정치적 지지자들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는 시도가 일자리와 경제 성장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갑작스럽고 예상치 못한 최악의 상황에서 유럽이 에너지 전환을 단행하고 이를 잘 처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점진적이고 계획적인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 비관론자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쉬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


번역: 손산

출처: Opinion | Putin’s Energy Offensive Has Failed - The New York Times (ny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