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이나 재미있게 하라. feat.세이노의 가르침
직장에 불만이 가득한 마흔살.
위로 치이고 아래로 치이고.
철밥통 공무원이라지만 그래도 이 곳을 벗어나고 싶은 건 매한가지다.
말은 항상 뭐 내가 이 일 아니면 못 먹고 살 줄 아냐!
배 타러 나갈거다!
맨날 외치지만 이 곳 아니면 받아줄 곳 없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안다.
그럼에도 받아줄 곳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에 오션잡 사이트에서 무료로 해준다는 적성검사를 한번 받아봤다.
도대체 내가 그걸 왜 받아봤을까?
처참하다...
생산/제조업체에서도 안받아줄 것 같다.
7등급이면... 총10등급 중에서 하위권이다...
내가 이 정도로 멍청해졌다니...
그나마 언어이해가 상위권이다.
독서라도 꾸준히 했던 효과인가 보다. 휴우...
직장에서 갈등이 생길 때마다 이 적성검사표를 꺼내봐야겠다.
그러다가 문득 대학 때 실시했던 적성검사결과표가 생각나서 꺼내봤다.
하하하. 이게 무슨 일이야!
내가 이랬다고?
도대체 2006년과 2024년.
이 18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펀드매니저 및 투자분석가]가 최적 적합직업군으로 나왔던 이 사람에게 무슨 풍파가 있었기에 생산/제조 직군도 겨우 할 수 있을까 말까가 된건가!
적성검사의 정확도라는 게 완전히 믿을 수 없다고는 해도, 어느 정도 신뢰성은 있을텐데 이 정도 차이는 너무 한 거 아닌가?
이 충격적인 차이에 망연자실하다가.
세이노님의 가르침이 머리속에 떠돌았다.
이래서 적성따위는 저리 치우라고 하셨던가.
이래서 아무 일이나 재미있게 하라고 하셨던가.
아... 그래서 그 때 그 어떤 성공하셨던 분이 그냥 나는 내 앞에 닥친 일을 열심히 하다보니 이렇게 된 것 뿐이라고 하셨던 건가. 적성이고 뭐고 그런거 잘 모르겠다고 한 거였던가.
그러고 보면 나한테 잘 맞는 일이 뭔지 찾는다는 거 자체가 환상일지 모른다.
이 세상에 어떤 일도 딱 들어맞는게 없으니까.
이게 잘 맞으면 저게 싫고, 저게 잘 맞으면 이게 싫고.
어쨌든 또다시 자기분수를 알게 되고 깨닫는다.
열심히 다녀야겠다.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세번은 질리고 다섯번은 하기 싫고 일곱번은 짜증이 나는데 아홉번은 재가 잡힌다." 재가 잡힌다는 말은 일에 리듬이 생겨 묘미가 생긴다는 말이다. 즉 피곤을 가져오는 "노동"이 더 이상 아니고 재미를 느끼게 되는 단계인 "일"이 되게 된다는 말이다. 당신이 하는 것이 "노동의 파편"으로 남아있는 한 당신은 언제나 "노동의 노예"로 남아 있게 되고 평생을 돈에 휘어 잡힌다. 두렵지 않단 말인가!
- 아무 일이나 재미있게 하라 - 세이노의 가르침, 일부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