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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복단재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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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메리 Sep 07. 2023

프롤로그-이혼 10년차 재혼에 성공하다.

나는솔로 돌싱편을 안 나가도 되서 다행이다.

복단재살-복잡하지만 단순하게 재혼해서 살고 있습니다.

40살 재혼 웨딩촬영 두번째라 둘 다 여유롭다 ㅋㅋㅋ

26살 혼전임신을 해 결혼을 했다.

27살 첫째를 낳았다.

28살 공무원이 되고 연달아 둘째를 낳았다.

29살 아빠가 갑자기 돌아가셨다.

30살 이혼을 했다.


사실 첫째를 임신을 하고 낳고 기르면서 이혼을 어느 정도 예감했다.

그래서 빨리 둘째를 임신해서 낳기로 결심했다.

너무도 철없는 생각이긴 했는데,  나 혼자 아이를 양육하려면 아이 혼자 집에 있는 상황보다는 아이 둘이 의지하며 있는 상황이 낫지 않나 싶어서 그랬다.

그러려면 나이 차가 적은게 아이들에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 그랬다.

그런데 인생이 언제나 그렇듯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아빠가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엄마와 같이 살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시댁에 맡겼던 아들을 데려가려고 하니 시댁에선 달갑지 않아했다.

이미 첫째 아들와 친할머니는 애착이 형성되어버렸다.

결국 나는 첫째 아들은 시댁에, 둘째 딸은 엄마에게 맡긴 채 직장으로 도망을 쳤다.


엄마도 나도 어느 정도 아빠의 죽음을 극복했다고 생각했을 무렵 시댁의 반대를 무릅쓰고 아들을 집으로 데려왔다.

그런데 결국 이혼을 하게 되었다.

많은 고민 끝에 아들에게는 엄마인 나보단 친할머니가 더 큰 사랑을 줄 수 있을거라 생각해 보내주기로 했다.

2주에 한번씩 지난 10년간 면접교섭을 꾸준히 하면서 정말 많이 울고 힘들었다.

면접교섭을 그만하고 싶을 정도로 괴로울 때가 많았다.

친할머니에게 보내지 말았어야 했다고 후회할 때가 정말 많았다.

법원에서는 직업도 공무원이고 엄마로서 결격사유가 없는 내게 양육권을 주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래도 아들이 교대근무인 직장맘인 내가 줄 수 없는 친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크는 걸 보면서 위안을 삼는다.

나는... 아마도 아들의 생물학적 엄마일 뿐 진정한 엄마는 아닐 수 있다고 인정한다.

그래서 아들의 모든 감사는 친할머니가 받아도 나는 괜찮다.

아들이 잘 커줬으니까 나는 괜찮다.


반면에 둘째 딸은 태어나면서부터 나와 엄마와 함께였다.

둘째 딸이 태어난 지 한달 만에 아빠가 사고가 났다.

아빠의 사고 소식을 듣고 잠시 시댁에 맡겼으나, 시댁은 반나절도 안되어 언제 오냐고 나를 보챘다.

결국 50일도 안 된 둘째 딸을 데리고 여수에서 대전, 정읍을 오가며 속을 태웠다.

그래도 그 신생아 덕분에 우리가 정신을 붙잡고 살 수 있었다.

우리 셋은 모두 제각각 다른 외모와 성정을 가졌으나 신기하게도 하는 말투와 행동이 꼭 닮았다.


지금 남편이 보면서 너무 재밌어 하며 혀를 내두른다.

나와 재혼을 하기까지 그리고 같이 살기까지 우리 세 여자의 벽을 넘어야만 했는데, 다행히도 남편은 즐거워했다.

지금도 재밌어 한다.


지금 남편을 만나 재혼을 하기까지 정말 많이 힘들었다.

이혼 후 10년 동안 두번의 길고 진지한 연애를 했다.

그 사이 자잘하고 짜증나는 남자들도 거쳤다.

수많은 돌싱 모임과 기타 각종 모임의 사람들을 만났다.

그러다 겨우겨우 결혼 생각이 있는 이 남자를 만났다.

그리고 앞으로 할 이야기는 이 남자와의 진부한 연애 스토리다.


비양육 돌싱남과 분리양육 돌싱녀의 아주 스무스한 사랑 이야기.

원래 잘 되가는 사랑 이야기는 걸림돌이 없는 거더라.

역경이 있으면 그건 헤쳐나갈 게 아니라 헤어지는 게 맞는 거였어!!!

그게 내가 지난 연애에서 뼈저리게 배운 교훈이다!


이혼 9년 동안 구르고 구르다 나이만 먹다가 작년에 드디어 제 짝 만나 연애하고,

이혼 10년차인 올해 드디어 재혼에 성공했다!


나는솔로 돌싱편이 연달아 히트하고 있는 요즘!

정말 저기 나가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했던 지난 날의 나를 반성하고, 저기를 안 나가도 되게 해준 남편에게 너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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