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침체이유와 전망, 우리가 ESG를 했던 이유는?

PROVE IT: 경영과 ESG 사이의 증거를 묻는다

by 황정환 김앤장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대기업들은 기후 변화와 형평성 노력에 대한 대담한 목표를 앞다투어 공개하기를 열망했습니다. 그리고 ESG가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수많은 토론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마주한 현실은 분명합니다. 최근 글로벌 보고서 조사에서는 경영진들의 78%가 ESG진전에 답답함을 느끼고 ESG란 단어는 경영진들과 우리에게 피로감을 주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지속가능성 공약을 철회하고 있으며, 많은 기업들이 환경과 인력 모두와 관련된 기존의 약속에서 신중한 후퇴를 시작했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미국 기업들은 몸을 낮추고 그러한 주제에 대한 공개적인 관심을 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다양한 지속가능성 목표의 후퇴와 일치합니다.


지속 가능성 침체의 복합적 이유


지속 가능성 침체의 이유는 명확한 면이 있습니다. 우선 미국의 경우 Anti-woke운동으로 소위 '깨어있는(woke)' 기업에 대한 공격적인 소셜 미디어 캠페인과 다양성 및 기후 노력을 중단하라는 미국 연방 정부의 직접적인 압력입니다. 더 넓게 보면 국가별, 기업별 상황은 다르지만, 최근 지속가능성 목표 재설정의 공통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반(反) ESG 정치 캠페인의 영향: 보수주의자가 주도하는 반(反) ESG 정치 캠페인이 DEI, 기업 지속가능성, ESG 투자를 냉각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 ESG 펀드의 저조한 성과: ESG 주식 펀드가 전통적인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과를 보이면서 수조 달러의 자산이 ESG 펀드에서 이탈했습니다. 이는 기업들이 ESG 성과에 대한 강조를 줄이게 만들었습니다.

# 측정하기 어려운 효익: 지속가능성 투자의 이점은 무형적이고 가치 평가가 어려워 투자를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점을 많은 기업이 깨닫고 있습니다. (예: 공급망 감사 투자로 인한 평판 손상 회피 가치, 미래 탄소세 회피 가치 등).

# 비현실적인 목표: 처음부터 많은 목표가 충분한 검토 없이 공격적으로 서명되어 비현실적이었습니다. 유니레버 CEO도 목표 설정 시 달성에 필요한 규모와 복잡성을 과소평가했을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 규제 강화의 역설: 공급망 실사, 공시 의무 강화나 그린워싱 가능성을 인식하고 지나치게 공격적인 목표를 철회하도록 기업에 강요하는 법률이 통과되고 있습니다.

# 투자 대비 낮은 재무적 수익: ESG만 추구하는 지속가능성 투자가 항상 긍정적인 수익을 가져오지 않는다는 것을 기업 리더들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조용한 행동주의'로의 전환


그러나, 최근의 반(反) ESG 기조와 재정비 압력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성 노력이 근본적으로 후퇴하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의 정책에 반발하여 이미 2017년부터 기후 변화 대응과 파리 협정목표 이행을 계속해서 지지하고 행동하겠다는 미국 내 비(非) 연방 주체들의 강력한 공동 선언이자 운동인 'We're Still In'을 펼쳐왔습니다.

많은 기업은 ESG를 단순한 이상이나 정치적 유행이 아닌, 장기적인 기업 복원력과 재무적 안정성을 위한 핵심 도구로 내재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히려 공개적인 목표 설정의 위험을 깨달은 기업들은 '조용한 행동주의'를 통해 노력을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즉,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수사적인 표현은 줄이고, 시스템적인 통합은 늘리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친환경 의류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더 적게 구매하고 더 오래 쓰라'는 모토 아래 수익의 일부를 환경 단체에 기부하고, 제품 수리 및 재판매 프로그램('Worn Wear')을 강화하며 ESG를 브랜드 핵심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가구 기업 이케아는 모든 제품을 재생 가능하거나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지속가능성을 기업 전략의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들 기업은 '조용한 행동주의'를 넘어 '우리는 여전히 지속가능성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We're Still In)'는 메시지를 실질적인 경영 활동을 통해 보여주며 미래 시장의 리더십을 확보하려 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성의 글로벌 전문가 앤드류 위스턴은 최근 이러한 활동에 아래와 같은 견해를 밝혔습니다.


# 투자 및 목표 유지: 정치적 역풍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지속가능성 약속은 유지되거나 오히려 강화되고 있습니다. 유엔 글로벌 콤팩트와 액센츄어의 연례 CEO 연구에 따르면, 99%의 리더들이 약속을 "유지하거나 확대할 의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 리스크 관리로서의 내재화: ESG는 단순한 홍보가 아니라 재무적 가치와 연결되고 있습니다. CEO의 54%가 지속가능성을 비즈니스 가치와 연결하며, 이는 ESG가 기업 리스크 관리와 전략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합니다.

# 시스템적 협력 및 파트너십: 지속가능성 문제는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선 시스템적 해결책을 요구합니다. 이러한 파트너십은 정부 지원 없이도 청정 경제에 실제적인 이해관계를 가지고 투자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글로벌 시장의 역할: "기후는 글로벌 프로젝트이며 미국이 세계가 아니다"라는 현실 인식이 퍼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청정 경제는 매년 2조 달러 이상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고 있으며, 포브스 글로벌 2000 기업 중 거의 2/3(63%)가 이미 넷 제로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향후 ESG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ESG는 이제 그동안의 환경, 사회, 거버넌스의 상이한 주제 간의 어색한 동거를 지나 기후, 인권, 공급망, 규제와 같은 세부 주제의 지속가능성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ESG는 이제 최저점을 지나 전환점에 있으며 다수의 하버드비즈니스리뷰의 기사들이 예측하듯이 머지않은 시간에 '지속가능성'으로 더 큰 중요성이 부각될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ESG의 성숙도 방향 (SIRUS 기반 필자 재구성)


한국 기업의 딜레마: '믿음'인가, '반응'인가?


그럼 한국기업들은 어떠할까요? 한국 기업들은 지정학적 변화 속에서 글로벌과 같은 명확성을 보이고 있지는 않은 듯합니다. 독립적인 ESG 부서가 타 부서와 통합되는 등 활동의 축소를 보이면서도, 한편으로 외부에 보여줄 지속가능성보고서에는 전년도보다 더 방대한 활동을 담으려고 합니다. 즉, "We're still in"도 "Anti-woke"도 아닌 애매한 모습입니다.

이는 대부분의 기업은 ESG를 ‘믿고’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반응’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물어오니까, 누군가 하라고 하니까, 모두 하니까. 공통점은 스스로 판단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국내 공시 의무화 로드맵이 연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이를 준비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아닌 단지 시작 시점을 미루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모든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서문에는 CEO의 이해관계자 소통이라는 강한 표면적 의지를 보입니다. 동시에 많은 국내 임원들은 ESG 활동이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회의론을 가집니다. 즉, ESG 투자에 대한 재무적 수익이 없다는 믿음이 커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ESG를 했던 이유


이 반응이 이것이 생각의 한계에서 오는 것인지, 아니면 판단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기후, 인권, 공급망 등 다양한 ESG 이슈에 반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반응은 실제 경영의 우선순위를 바꾼 결과입니까? 실제로 사업 전략이나 리스크 관리 체계에 반영된 것입니까? 아니면 보고서를 위한 일회성 대응입니까?

ESG가 기업의 비즈니스와 연계되어야 한다는 점에는 과거부터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기업이 왜 ESG 행동에 참여하게 했는지 대한 논리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필요해서" 행동합니다. 왜냐하면 기후 변화, 생물 다양성 손실, 인권, 다양성 등이 안 하면 동종기업들에 뒤쳐지는 멋진 트렌드이거나 수출입의 글로벌환경에 노출된 기업에게는 비즈니스파트너의 요구, 유럽시장의 공공조달 금지 등의 생존이기 때문입니다.

"해야 해서" 행동합니다. 증가하는 규제 요구 (유럽 연합, 캘리포니아 기후법안, 국내공시의무화 등)과, 회사에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ESG평가자를 포함한 국내외 이해관계자 기대의 증가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원해서" 행동합니다. 잘 수행된 지속 가능한 전략은 핵심적인 방식 (비용, 위험, 수익)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전략과 실행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합니다. 기업들은 궁극적으로 가치창출을 성과로 "원해서"에 있으나, 그 행동동기는 "필요해서" 또는 "해야 해서"에 있습니다. 그 결과 투자수익은 가치를 추구하나 동기와 간극으로 ESG는 비용으로 인식되는 듯합니다. 그 간극은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영역’에 의해 방치됩니다. 많은 경영진이 “지금 ESG를 한다”라고 말하지만, 그 이유는 ‘경영철학’이 아니라 ‘외부 대응’에 있습니다. ESG는 여전히 ‘외부의 언어’이고, ‘외부의 요구’이며, ‘외부의 평가’에 지나지 않습니다.

"Show me the money, then I will do"에서
"How can I make money by doing this?"로의 전환

THOUGHT LEADERSHIP :


그렇다면 우리는 진짜로 ESG를 하고 있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어쩌면 우리는 ESG에 반응하고 있을 뿐일지도 모릅니다. 여기서 핵심 질문은 이것입니다.

“당신의 기업은 ESG를 통해 어떤 비즈니스 결정을 달리 내렸습니까?”

그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아직 ESG를 ‘경영’하고 있는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기후전략’, ‘인권경영체계’, ‘공급망 실사’는 존재하지만, 그것은 시스템이 아니라 ‘이벤트’에 가깝습니다. 연간 보고서 제출 시점에 맞춰 구성되는 태스크포스, 외부 자문사를 통해 작성된 보고서, 경영진이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단지 “내 이름으로 내자”고 승인하는 서문. 이것이 ‘반응’입니다.

이제는 질문해야 합니다.

“이것이 ESG의 본질입니까?”
“이 정도의 준비로 우리는 무엇을 증명할 수 있습니까?”
“지금 이 방식이 지속 가능한 것입니까?”


회계 기준은 ‘발생한 거래’를 근거로 숫자를 기록합니다. 그러나 ESG 공시는 발생하지 않은 사건, 아직 예측 중인 정보, 정성적 설명에 기반합니다. 판단과 해석이 핵심이 됩니다. 이 구조에서는 책임의 전제가 없다면, 과장도, 왜곡도 쉽게 발생합니다. ESG가 ‘믿음’으로 설계된 구조였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ESG를 믿지 않고, 단지 ‘대응’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기업 스스로 물어보아야 합니다. “이것은 생각의 한계입니까, 판단의 부재입니까?”

만약 ESG가 진짜로 중요하다고 믿는다면, 그리고 그것이 기업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이제는 행동의 무게가 달라져야 합니다. 보고서를 위한 ESG가 아니라, 경영을 위한 ESG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단 하나입니다.

PROVE IT.
진짜 ESG를 하고 있다면, 증명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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