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하면 처음 어떤 것이 떠올라? 제주도 푸른 밤? 제주 애매랄드빛 바다? 가지각색의 오름? 설경의 한라산?
나에게 질문해보았을 때 '낭만과 추억'을 대답했다. 처음 제주 땅을 밟았던 2009년 이후로 거의 매년 제주도 땅을 밟고 제주바다를 누비고 오름과 한라산을 올랐던 그 추억, 아름다운 제주와의 추억.
2009년 8월, 대학교 3학년. 더위와 편견과 싸워가며 힘겹게 실습 마친 후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나: "방학인데 다들 뭐 해?"
친구들: "게임하는데?", "매일 술 먹는데?"
나:"............"
친구들: "왜?????"
나: "가자. 제주도"
며칠남지 않은 방학을 더 의미 있게 보내고 대학생 젊은 날의 추억을 위해 친구들에게 말했다. 제주도 4박 5일 자전거 여행 다녀올래?
그렇게 나의 첫 제주도 여행 시작되었다. 그것도 자전거여행으로.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면허증은 있지만 그 누구도 실전 운전해 본 적 없는 우리들. 그렇다고 대중교통 타고 여행하기에는 분명한 계획과 목적지가 없었던 우리들. 돈은 없지만 5일간 시간이 있는 우리들. 결국, 남자 4명이서 제주여행하기에는 자전거보다 더 좋은 수단은 없었다.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비행기 대신 선택한 배. 부산에서 제주로 향하는 배 안에서 제주도를 정복하기 위한 꿈과 설렘이 피어오를 때쯤 출항 신호가 울렸다. 생각만해도 낭만 가득한 자전거로 제주 한바퀴.
렌트샵에서 자전거를 빌려 호기롭게 출발했지만, 제주의 아름다움을 느끼기도 전, 친구 한 명이 컨디션 난조를 호소하며 하귀 해안도로 한가운데 어딘가에서 누워버린 일, 8월 뙤약볕아래 하루 8시간 자전거 타며 익어버린 일,
중문인근 지나다 너무 더워 들린 동네 작은 중국집에서 먹은 냉면이 맛있어 비법을 묻자 시판육수라고 대답하신 사장님, 제주 흑돼지집에서 고기가 비싸 4명인데 3인분만 주문할 수 있냐 물으니 불쌍했는지 사장님이 고기 듬뿍 주신 일,
제주의 아름다움에 반해 신나게 달리다 내리막 커브길에서 속도 줄이지 못해 가드레일에 냅다 박은 일.
생각해 보면 힘든 에피소드 한가득이었지만 낭만 가득했던 그때 그 시절 우리에게는 모든 순간이 웃어넘길 수 있었고 즐거웠다. 무사히 한 바퀴 완주하고 다시 배 타고 부산 그리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제주도와 인연이 시작되었고 이후 혼자서 또는 여자친구와 함께. 결혼 후에는 와이프와 함께. 아들이 생긴 후에는 아들과 단둘이 제주도 한달살이도 하며 거의 매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제주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당신은 제주 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는가?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동남아 해외여행보다 비싼 제주도, 너무 상업화 되어버린 제주도, 예전보다 많이 변한 제주도. 틀린말이 아니지만 그래도 제주도는 제주도다. 언제든 가도 좋은 추억과 낭만있는 제주도. 일상 중 잊고 있다가도 삶이 무료하거나 지칠때 문득 떠나고 싶은 제주도. 특별함을 선물해주는 제주도. 또 보자 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