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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아에디터 Feb 15. 2024

비혼주의는 아닌데 결혼은 하기 싫어요.

한 30대 초 여성이 당신의 고민을 메일로 보내왔다.

비혼주의는 아니지만 
결혼에 환상도 로망도 없는
30대 여자입니다.


만나는 사람은 있지만 이 사람과 결혼을 하고 싶냐고 물으면 아니라고 할 것 같아요. 그렇다고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거 아니야? 물으면 당연하게도, 참 많이 사랑한다고 대답할 거고요.


시간이 길어질수록 만나는 사람도, 제 주변에서도 우리가 당연히 결혼할 것이라 여기는데 저만 확신이 없어요. 그게 이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아직 결혼이라는 변수로 제 삶을 변화시키고 싶지 않아요. 


왜 연애나 사랑의 끝은 결혼이어야만 하나요?
상대가 물으면, 헤어져야 할까요?
마음이 많이 착잡합니다.



비혼과 결혼

우리는 꼭
하나를 선택해야 할까요?



이하, 우아 에디터 D의 답변 글입니다.

저는 인생에서 결혼이 꼭 필요하다 생각하진 않지만, 비혼주의자는 아니에요. 오랜 연인이 있음에도 결혼 생각이 없는 지금의 저를 누군가는 '비혼주의자'라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제가 어떻게 살아갈 것이냐 하는 문제는 때와 상황에 따라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누군가와 함께 살 수도 있고, 그러다 다시 혼자 살게 될 수도 있죠. 한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은 정말로 다양하고 언제든 바뀔 수 있으니까요.



뿌리 깊은 가족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사회가 부여한) 결혼 적령기에 가까워질수록,
결혼과 비혼 중 하나의 경로를 따라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기 쉬운 것 같아요.


그러나 결혼을 하든 하지 않든, 그것은 우리가 살아온 가치관이나 삶의 맥락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결과일 뿐, 나의 남은 인생을 걸고 하는 비장한 선택이 될 필요는 없어요. 지금 질문자님께 결혼이란 요소가 자연스럽게 하고 싶은 일로 다가오지 않는다면, 아직 선택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죠.


사랑이 그렇듯,

결혼에도 타이밍이

중요하잖아요.


질문자님은 당장 프러포즈를 받아

결혼할 것이냐 이별할 것이냐를

고민해야 하는 순간을 마주한 건 아닌 것 같아요.

다만 파트너를 포함한 주변의 기대에 헷갈리고 있을 뿐이죠.

내가 정말로 결혼을 원하나?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 그럼 헤어져야 하나?
정답이 뭐지…? 하고요.


그러나 아직 그것은 '진짜' 일어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떠올리세요. 머릿속에서만 맴도는 상상에 지레 답을 내릴 필요는 없어요. 지금 질문자님이 마주한 상황이나 감정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해요.


만약

조금씩 결혼 이야기가 오고 가며

가시화를 시작하는 시점이라면,

파트너와 '타이밍'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요?


질문자님은 어떤 부분에서 아직 결혼을 원하지 않는지, 어떤 준비가 덜 된 것 같은지 혹은 언제 준비하고 싶은지, 질문자님의 결혼 가치관은 어떤지에 대해서요. 질문자님의 파트너 역시 주변의 기대 탓에 자신도 모르게 결혼을 이야기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 비혼주의가 아니며,
-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이 확실하다면,
일어나지 않은 가능성 때문에 이별을 택하기보단
내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사랑 노래나 로맨스 드라마가 비추는 사랑의 결말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나는 경우가 많죠.


연애나 사랑의 끝이

모두 '결혼'일 필요는 없어요.


그러나 사람들이 추구하는
사랑의 유형은 모두 다르다고 생각해요.


예컨대, 저에게는 '부부는 일심동체' 같은 말들이 숨 막히는 구속으로 들리거든요. 좋아하는 음식이나 여가에 대한 취향이 서로 다르다면, 굳이 한 사람의 취향을 희생할 필요 없이 서로 좋아하는 시간을 보낸 뒤에 만나고 싶어요.


반면 제 친구는 모든 시간을 함께하며 서로의 교집합을 넓혀가는 것이 사랑이라고 믿죠. 기질이나 경험에 따라 한 사람이 원하는 사랑은 색깔도 모양도 달라질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 질문자님이 바라는 사랑의 유형을 고민해 보세요. 그것이 파트너가 바라는 것과 겹치는 부분이 큰 지도 생각해 보는 것이 좋겠죠.


그게 무엇이든

내가 원하는 방식의 삶을

찾아 잘 살아가는 것,

그것이 살아가는 즐거움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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