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잠

by 배종영


웅크려 잠든 여자의 품에

빗소리가 안겨 있다

여자는 지금 한기(寒氣)를 덮고 있다.

웅크린다는 것,

얼마나 유용한 이불인가.

여자는 이미 오래전에 떠난 품속을

다시 품고 있는지도 모른다.

추적추적 우는 아이를 달래는 듯

저 빗소리,

베란다 창문을 넘어와

여자의 품속

마른 젖가슴을 파고들 때마다

스멀스멀 젖이 돈다.

저 웅크린 잠의 등

몇십 년을 내리 꿈만 꾸는 듯한

한 번도 넘어 보지 못한 절벽이다.

그 절벽이 아득한 잠을 품고

오르락내리락

숨을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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