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새의 작은 공간

혼자만의 공간

by 점식이

[혼자만의 공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집으로 퇴근하였다. 자주 있는 일이지만, 공허한 집이 너를 맞이하였다. 불도 꺼져 있고, 사람 소리 하나 없이 냉장고와 따뜻한 밥을 저장한 밥솥만이 자기 의무를 다하고 있다.


아차 오늘은 와이프가 직장 동료와 해외여행을 간 날이다. 용돈을 보내 주었는데도 통장에 돈이 없다고 아구성의 카톡 문자가 오곤 하였다. 혹시 안 보냈나 걱정하면서 핸드폰으로 통장을 확인하였다. 분명히 보낸 것을 확인하고는 카톡 문자를 자신 있게 “보냈다”라고 적었다.


군대에 간 아들은 내일 첫 휴가 온다고 하였다. 3박 4일의 짧은 휴가 일정 때문에, 오자마자 서울로 친구 만나러 간다고 하였다. 타 지역에서 대학 다니는 딸은 내일 집으로 온다. 내일이면 반가운 가족들이 모두 모인다. (와이프 생략)


오늘 저녁은 혼자만의 공간이 되었다. 일단 배고픈 상태를 벗어나고자, 밥부터 먹었다. 얘들을 위해 맛있는 반찬을 만들어 놓고 여행을 떠났다. 너가 먼저 시식할 수 있어서 행복감을 느낀다. 다음에 무엇을 할까? 생각하였다. 평소에 하듯이 옷을 정리할까, 청소할까, 생각해 본다. 아니다, 평소에 하는 모든 것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된다. 그럼, 무엇을 하지 하고 얼른 생각나지 않는다. 특별한 무엇이 없다. 고민만 한다. 끝내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내일 출근을 위해 특별한 무엇을 하기도 힘들다.


결국 결론에 도달한다. 평소에 하는 행동이 너에게 특별한 일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TV를 틀고, 넷플러스를 통해 영화를 보기로 한다. 그리고 냉장고 문을 열어 본다. 아사히 맥주를 끄집어낸다. TV 앞에 앉아서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는 것이 너에게 특별한 시간임을 깨닫는다. 오늘도 일찍 자고, 내일 일찍 출근해야지 하고 마음을 정한다.


훈련되지 않은 너만의 공간에서 너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힘들다는 생각을 해 본다. 종종 스스로 훈련해야 하겠다. 평소, 너의 생활이 특별한 생활이고 특별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점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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