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여행 해복

아홉 살 때 기억

by 점식이

[아홉 살 때 기억]

위기철 소설 "아홉 살 인생" 내용 중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서양의 어떤 작가의 이야기이다. "지나치게 행복했던 사람이 아니라면, 아홉 살은 세상을 느낄 만한 나이이다."


너도 지나치게 행복하지 않고, 지나치게 불행하지도 않았던 아홉 살을 보낸 것 같다. 아홉 살 때를 기억하는가? 무엇을 했고, 무슨 생각을 했는가? 아홉 살 때였는지, 명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재미나는 기억이 많이 있는 것 같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있었던 기억이다. 동네 한복판에 엿장수 아저씨가 나타나곤 했다. 쩔꺽 쩔꺽 가위질을 하면서 리어커 위에 엿판을 싣고 어린아이들을 유혹했던 것 같다. 엿장수 아저씨가 나타나면 동네 어린이들은 바쁘다. 저마다 집에서 엿과 물물교환을 할 고물을 찾는다고 이쪽저쪽을 뛰어다녔다. 물론 집에 고물이 없는 애들이 동네의 고물이 있을 만한 곳을 찾아서 헤매고 다니고 있다. 너도 어떨 때는 그 무리에 속하여 뛰어다니곤 했다. 쇠를 찾는다든가, 아니면 비료 포대를 찾으면 “심 봤다”를 외칠 정도로 행복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그런데 너의 성격 탓으로 자주 그렇게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엿장수 아저씨가 나타나면 어머님이 몇 가지 고물을 찾아서 주셨던 것 같다. 형제들에게 주면서 엿장수 아저씨에게 갔다 오라고 하셨다. 그러나 아무도 고물을 들고 엿장수 아저씨에게 가지 않았던 것 같다. 서로 너가 갔다 오라고, 미루고 있었던 것 같다. 아마 엿을 먹고 싶은 욕망보다 부끄러움이 많았던 것 같다. 결국은 어머니가 고물을 들고 엿장수 아저씨에게 갔다 오셨다. 어머니가 엿을 주시면 그때야 맛나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아홉 살 시절에는 1970년대 발행된 어린이‧청소년 대상 인기 있는 잡지 소년 중앙이 있었다. TV‧인터넷이 부족했던 시절, 너의 상상력과 정보의 창구 역할을 했던 것 같다. 그 시절의 소년 중앙 잡지의 연재만화, 과학 칼럼 등이 너의 성장 방향 설정에 알게 모르게 도움이 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너의 행복에 도움을 준 많은 것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하나하나 기억을 더듬어 아홉 살 때의 행복했던 기억을 더듬어 보고 싶다.


-점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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