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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엔나 보물찾기 Jun 18. 2024

파리에서 뮤지엄 패스를 사야 할까?

유럽은 어느 도시를 가든 관광지라면 시티 패스(City pass)가 있다.

그 도시나 주변 지역에 있는 유명 관광 포인트들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패스다.


비엔나에도 비엔나 시티패스가 있고, 잘츠부르크나 인스브루크 같은 도시에도 각각 시티카드가 있는데 어떤 경우에는 대중교통까지 무료라 뚜벅이 여행객들에게는 안성맞춤일 때도 있다.


그런데 그 도시에 오래 머무는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메뚜기 뛰듯이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는 여행객들에게는 시티 패스가 적절한 것인지 하는 의문이 들어 늘 구매를 망설이게 된다.


본전 생각, 즉 손익 분기점(break even point)을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사람마다 다르고 여행 스타일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혹시 비용이 좀 더 들더라도 패스를 구입하기보다는 각각의 관광 포인트별로 돈을 내고 가는 것이 여행 자유도 관점에서는 더 좋았었다.

 


파리 뮤지엄 패스의 모든 것

파리에는 뮤지엄 패스가 있다.

Access to 50+ museums and monuments. 50개 이상의 박물관과 기념관에 갈 수 있음

일견 봐서는 혹하기 쉽다.

뮤지엄 패스로 갈 수 있는 곳을 보면 파리에 가면 누구나 가게 되는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오랑주리 미술관 등이 다 포함돼 있고 개선문, 생샤펠 성당, 퐁피두 센터 등도 갈 수 있다.


2일권, 4일권, 6일권. 세 가지 플랜으로 구성돼 있다. 각 관광 포인트별로 1번씩만 입장이 무료입장이 가능하며 패스 구매 후에 첫 번째 관광지에서 체크인하면 그때부터 시간이 카운트된다.


가격은 24.6.1일 현재 2일권은 62유로, 4일권은 72유로, 6일권은 92유로다.


갈 수 있는 곳을 따지면 비싸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저렴하지는 않은 애매한 가격인 듯하다.


내가 뮤지엄 패스를 끊지 않은 이유


파리에 출장 간 경우를 빼고 순수하게 여행 목적으로 간 것은 4박 5일. 그중에 1박 2일은 몽생미셸-에트르타-옹플레르-지베르니-오베르 쉬아즈에 할애했으니 비엔나 기준으로 오며 가며 공항에서 보낸 시간을 빼면 파리에 있었던 시간은 이틀 반.


나처럼 이틀 반이 아니더라도 파리에 머물면서 뮤지엄이나 성당만을 도는 사람은 이미 파리에 여러 번 가서 더 이상 에펠탑에 오를 필요도 베르사유 궁전에 다녀올 필요도 없는 여행객이 아닐까.


파리에 처음 가거나 두어 번 간 사람들이라면 센강 유람선도 타고 싶고,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도 보고플 수 있으며, 샹젤리제 거리에서 점심, 저녁 한 끼를 우아하게 먹고도 싶을 테고 몽마르트르 언덕을 거닐면서 거리 예술가들의 작품을 보고 싶을 수 있다. 그런 여행객이라면 대표 미술관 두어 개 외에 더 갈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있지 않다.  


그리고 뮤지엄 패스를 사게 되면 본전 생각에 그 여행지들을 자꾸 신경 쓰게 되는데, 난 그것이 그다지 좋은 여행이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세부 일정을 짜 놓고 그대로 따라가는 여행이 아니라면 그때그때 여행의 자유도를 만끽하며 다니는 것이 적어도 나의 여행스타일에는 맞기 때문이다.


개별적으로 따져보면 루브르 박물관 22유로, 오르세 미술관 16유로, 오랑주리 12.5유로. 거기에 생샤펠 성당에 스테인드글라스를 보러 갈라 치면 13유로.

이 정도만 가더라도 본전은 분명 넘는다.


그런데도 뮤지엄 패스가 있으면 자꾸 패스에 있는 관광지가 머릿속에 먼저 떠오르게 되는 이상한 경험치가 있어서 난 그냥 가고 싶을 때 가고 싶은 곳에 집중할 수 있도록 패스를 끊지 않는다.


물론 이것은 나의 개인적인 스타일일 뿐이고, 각자 자기의 선택에 따라 구매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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