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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엔나 보물찾기 Aug 09. 2024

그린델발트 샬렛에서 맞는 신선한 우유 느낌의 아침

그린델발트에서 맞는 첫 아침. 

한마디로 표현하면 갓 짜낸 우유처럼 신선한 맛. 표현이면 적당할까 싶다.


그린델발트 시내는 아니지만, 터미널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샬렛에서 맞는 아침은 그린델발트의 비싼 호텔에서 보는 풍경과 다름이 없다.


푸른 자연과 파란 하늘에 흰 구름. 그리고 안개와 구름 사이로 언뜻언뜻 비치는 아이거 북벽. 

그 자체로 달력 그림이다. 


인터라켄에 도착한 첫날은 날이 흐렸으나, 둘째 날 아침은 신선한 공기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 때문에 정말 '쨍'하다.


달리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그냥 그 풍경 자체를 즐겨본다.




아주 옛날에는 헛간처럼 썼을 곳이었을 것 같은데 지금은 별채로 싸는 공간인 듯하다.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 창이 그대로 하나의 액자고 눈에 보이는 풍경이 그대로 예술 사진 같은 느낌이 드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이제 해가 좀 더 나면서 멀리 아이거 봉우리가 위용을 뽐내며 자태를 드러낸다. 웅장하다의 영어 표현인 magnificent 정도면 표현이 맞을까.


그린델발트, 아니 스위스 산악지형은 다 마찬가지겠지만 안개와 구름에 휩싸여 있다가도 금세 언제 그랬냐는 듯 시야가 확 트인다. 변덕스럽다.


꼭 가봐야 할 트래킹 길. 멘리헨(Menrichen)으로 가는 길


아침 식사로 계란말이에 요구르트를 하나 먹고는 오늘의 여정을 위해 길을 나선다. 

오늘은 멘리헨에서 클라이네 샤이덱까지 하이킹에 피르스트.


멘리헨에서 클라이네 샤이덱은 아이거 북벽을 보면서 걷는 2~3시간 트레킹 길인데, 인터라켄 지역에서 트레킹을 한다고 마음먹으면 무조건 제일 첫 번째로 가야 할 길이라고 한다. 실제로 그렇다.


길을 나서면서 동네 풍경을 둘러본다. 곤돌라 케이블이 보이고 그 사이에 아이거 익스프레스가 쉬지 않고 관광객들을 융프라우 요흐로 모셔간다.


너른 풀밭에 소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이름은 기억이 안 나지만 또 다른 융프라우 봉우리. 그 봉우리를 감싸며 샬렛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보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힐링이 된다.


풀을 뜯던 소가 나를 쳐다본다. 말을 시키고 싶은 것인지.

기실 아침에 숙소에서 잠을 깨면 의외로 종소리가 많이 들린다. 어디서 들리는 종소리인지 귀를 쫑긋 기울여 보면 자연스레 눈이 소의 목에 달린 방울로 간다.

소가 움직이거나 풀을 뜯을 때마다 종소리가 들린다. 


그 옛날 소를 풀어먹일 때 쉽게 찾기 위해 목에 종을 달았다고 하는데, 왜 난 소가 받을 스트레스에 더 신경이 가는지 모르겠다. 풀을 먹거나 걷거나 하면 계속 들려오는 종소리. 소음 공해가 아닐까. 노이로제에 걸릴 법한 상황인 것 같다. 


물론 소 입장에서는 그 소리가 백색소음처럼 익숙해져서 신경에 거슬리지 않을지 모르지만 말이다.


마을 전경이다. 굳이 산에 오르지 않아도 마을 주변을 걷는 것만으로도 여행객의 감흥에 취할 수 있는 곳. 그런 곳이 바로 스위스가 아닐까 한다.


터미널역 뒤로는 개울도 흐른다. 수량이 많아 그런지 물결이 아주 세차다.


아이거 봉 한 귀퉁이를 배경으로 흐르는 강물을 찍은 사진. 

아주 옛날 '흐르는 강물처럼'이라는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저 개천에 긴 고무바지를 입고 들어가 루어 낚시를 하는 장면이 영화의 한 장면과 겹친다.


터미널역에 있는 시계다. 스위스의 자랑인 시계 내부를 형상화한 예술 작품 같다. 


이제 터미널역에서 곤돌라를 타고 멘리헨으로 간다. 쿱(Coop)에서 어제 저녁, 오늘 아침거리를 사면서 간식으로 쟁여줬던 초콜릿 우유. 


그렇게 나는 멘리헨으로 간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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