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브랜드 페르소나와 보이스 앤 톤 설정하기
UX 라이팅 원칙을 정리했다면, 다음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우리는 어떤 목소리로 말할 것인가?
원칙이 서비스의 방향과 판단 기준을 정리하는 단계라면, 브랜드 페르소나와 보이스는 그 기준을 ‘언어의 성격’으로 구체화하는 과정에 가깝다. 그리고 톤(Tone)은 그 성격이 상황에 따라 어떻게 조절되는지를 정의하는 작업이다.
페르소나가 흔들리면 보이스도 모호해지고, 보이스가 정리되지 않으면 톤은 일관성을 갖기 어렵다. 그래서 라이팅 가이드에서 이 세 가지 개념을 함께 정의해둘 필요가 있다.
브랜드 페르소나는 “이 서비스가 사람이라면 어떤 성격을 가졌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이는 사용자 페르소나와는 다르다. 사용자 페르소나가 타깃을 정의하는 것이라면, 브랜드 페르소나는 브랜드의 성격과 태도를 정의하는 작업에 가깝다.
보이스는 그 페르소나가 사용자에게 일관되게 유지하는 말투와 태도다.
페르소나 = 어떤 사람인가
보이스 = 그 사람이 어떻게 말하는가
톤은 그 보이스가 상황(Context)에 따라 어떻게 조절되는지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같은 브랜드라도 다음과 같이 상황에 따라 다르게 말할 수 있다.
온보딩에서는 조금 더 친절하게
오류 안내에서는 차분하게
경고 상황에서는 단호하게
보이스가 브랜드의 성격이라면, 톤은 그 성격이 상황에 맞게 조절된 표현 방식이다.
브랜드 페르소나를 정의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내가 참고했던 방식은 성격 이론과 Empathy Mapping을 함께 활용해 브랜드를 하나의 인물처럼 구조화하는 접근이었다.
OCEAN 모델은 인간의 성격을 다섯 가지 차원으로 설명하는 이론이다.
개방성(Openness)
성실성(Conscientiousness)
외향성(Extraversion)
우호성(Agreeableness)
신경성(Neuroticism)
이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각 축을 기준 삼아 브랜드의 상대적인 위치를 논의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런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새로움과 도전을 강조하는가, 안정성과 신뢰를 강조하는가?
감정적 설득을 사용하는가, 근거 중심으로 설명하는가?
적극적으로 리드하는가, 사용자의 선택을 존중하는가?
이 과정을 통해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방향이 도출될 수 있다.
혁신적이되 과장하지 않는다
친절하되 감정적으로 과하지 않는다
전문적이되 어렵지 않다
이 단계에서는 결론을 내리기보다, 브랜드가 어느 축에 더 가까운지를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다.
성향을 파악했다면, 다음 단계는 그 성향을 하나의 인격으로 구체화하는 작업이다. 여기서 Empathy Mapping을 활용할 수 있다. 본래 Empathy Mapping은 사용자를 분석하기 위한 도구로 자주 활용되지만, 여기서는 브랜드를 하나의 사람처럼 설정하기 위한 프레임으로 사용했다.
예시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이 과정을 거치면 단순히 “전문적이다”라는 단어로는 설명되지 않던 브랜드의 태도가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브랜드가 어떤 판단 기준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태도를 유지하려 하는지가 명확해진다.
앞서 도출된 키워드 중에서 브랜드의 정체성을 가장 잘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를 추린다. 모든 키워드를 동일한 무게로 가져가기보다, 브랜드의 중심을 설명하는 단어를 우선순위로 둔다. 그리고 정제된 키워드를 바탕으로 핵심 페르소나를 설정한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다음 단계는 성격을 말하기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앞서 도출한 핵심 키워드를 보이스 문장으로 바꿔본다.
이렇게 정리된 보이스는 이후 라이팅 검토의 기준이 된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판단이 가능해진다.
“지금 바로 놓치지 마세요!” → 감정 자극, 보이스와 맞지 않음
“자세히 보기” → 중립적이고 선택을 존중하는 표현
이처럼 보이스는 문장을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장치라기보다, 브랜드의 태도에서 벗어난 표현을 걸러내는 기준에 가깝다.
톤은 보이스가 상황에 따라 어떻게 조절되는지를 정의하는 작업이다. 다만 톤을 정의하기 전에 어떤 기준으로 상황(Context)을 나눌 것인지 먼저 정해야 한다.
Context 예시:
사용자 여정 단계(온보딩 / 탐색 / 구매 / 오류 / 종료)
메시지 유형(안내 / 경고 / 성공 / 실패)
이 기준이 정리되지 않으면 톤 역시 체계적으로 정의하기 어렵다. 톤은 단순히 말투를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서비스가 사용자의 상황에 따라 어떤 태도로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어떤 축을 기준으로 톤을 나눌지에 대한 내부 합의가 선행된 후, 각 상황별로 보이스 키워드의 강도를 조절하여 톤을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안내 시에는 Calm과 Respectful의 강도를 더 높이고, 경고 상황에서는 Clear의 비중을 조금 더 강화할 수 있다. 이때 보이스 자체는 유지하되, 각 키워드의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톤 설계의 핵심이다.
또는 Nielsen Norman Group에서 제안한 톤 오브 보이스 축처럼 4가지 축을 활용해 상황별 톤의 위치를 설정할 수도 있다.
브랜드 페르소나, 보이스, 톤은 각각 다른 개념이지만 하나의 흐름 안에 있다.
페르소나는 브랜드의 성격을 정의하고
보이스는 그 성격이 유지되는 말하기 방식이며
톤은 그 말하기 방식이 상황에 따라 조절되는 방식이다.
UX 라이팅 가이드를 만들 때 문구부터 정리하기보다 이 세 단계를 먼저 구조화해 두면, 이후의 라이팅 판단이 훨씬 일관되게 이어질 수 있다.
다음 글에서는 Writing Style, Grammar 등 보다 구체적인 라이팅 규칙을 다루며, 타사 디자인 시스템 가이드 사례를 참고해 이러한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 수 있는지 정리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