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인생 맛도 모르겠다.
누구랑 결혼해야 돼요?
어떤 사람이랑 결혼해야 행복해요?
신동엽은 이렇게 답 했다.
사람들은 늘 상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한다. 근데 내가 이렇게 보니까
결혼을 진짜 진지하게 생각하려면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알아야 돼.
‘나는 진짜로 어떤 사람인야?’
‘이런 거 감수할 수 있어?’
‘이겨낼 수 있어?’
‘이겨내는 척을 하지만 속으로는 짜증 내는 거 아냐?’
‘이러 이런 거 고쳐질 수 있을 거 같아?’
‘조금씩 성장할 수 있을 거 같아?’
이렇게 자기 자신과 대화를 많이 나눠야 돼.
‘어떤 사람을 만나야지 행복할까’ 그런 건 없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야’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거야.
나는 아이를 혼자 키우기로 작정을 한 이후로 사람하나 멀쩡하게 키워내겠다는 생각만 했다.
나에게는 충분히 그런 능력이 있을 것이고 그래서 뭐든 이겨낼 수 있었다.
이런 마음은 그런 환경을 만들어 줬고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달려온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난 괜찮게 살아왔다. 물론 후회되는 부분도 많이 있다. 미혹되는 일들에 이끌려 중심을 못 잡은 일도 더러 있었다.
결국 난 스스로 좀 더 해낼 수 있는 것들을 나와 타협하고 찾아냈던 것이다. 나를 믿었기 때문에.
누구에게 의지하기보다 온전하게 내가 할 수 있었던 것들. 조금씩 눈에 보이지 않게 내가 성장한다는 것을 믿고 나의 행복을 누군가에게 의탁하지 않았다. 아이를 키우며 나를 더 돌아볼 수 있었고 진정한 행복도 알아가는 중이다.
문제는 남자와의 관계에서 내가 성장했는가이다. 지금의 나는 나름 성장한 것 같고 앞으로도 조금씩 발전할 것 같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을 때 상대와 내가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과거의 나를 돌아보면 난 오래 생각하지 않았다. 나의 직관을 믿고 내 판단을 믿고 과감한 결단을 내리곤 했었다. 상대방과의 문제 해결능력을 아직 겪어보지 않아서 조금은 두렵다.
지금 이 멋진 남자.
마지막 기회, 마지막 사랑이라 생각한다. 멀리서 나를 기다리던 그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순수하고 착한 그의 내면이 느껴졌고 나보다 더 열심히 삶을 살아왔을 그가 대단하고 멋져 보였다. 지금 도파민이 마구 솟아날 땐 좋은 점이 수두룩 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며 하나 둘 문제들이 생길 것인데 난 잘 해결할 수 있을까?
엄마로서 잘 해낼 자신이 있고 한 인간으로서 세상을 잘 살아갈 자신이 있다.
그래서일까? 누가 옆에 있으나 없으나 난 인간으로서 잘 살고 있으니 선물을 보낸 것일까?
선물이라 생각하고 그를 대한다면 문제가 없을까?
지금 이 감정이 영원히 지속될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한다면 행복하지 않을까?
D-17일 시험이 있다. 나의 검색 능력으로 알아보니 어렵기도 하고 합격률도 굉장히 낮았다.
2년간 준비한 그 시험 때문에 그나마 주말에만 볼 수 있었던 우리의 데이트도 잠정적으로 끊어졌다.
궁금하고 보고 싶고 그립지만 나는 늘 그렇듯 내일을 하고 묵묵히 그의 일상을 응원한다.
조선시대 춘향이도 아니고 난 그의 합격을 기원하며 승진, 합격을 비는 '어해도'를 그리고 있다.
열심히 노력한 그에게 합격의 소리가 들리길 염원하고 소원한다.
그리고 우리의 사랑도 무르익길 내가 좀 더 지혜롭길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