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만족을 모르는 행복?

오즈의 마법사 도로시도 그랬구나!

by 소원 이의정

당신은 행복하세요?

신고 있는 구두를 세 번 두르려 보세요.

바로 그 발에 있잖아요.


태어나서 웃을 수 있는 일이 점점 줄어드는 건 왜일까?

인류는 태고적부터 지금까지 행복을 찾는 갈망에 대해 아직도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그건 아마도 개개인의 행복의 차가 극적으로 다르기 때문은 아닐까?

남들이 추구하는 행복이 나에게도 그 잣대가 됐던 시기에 나의 성공에 대한 갈망은 끝이 없었고 마치 뱁새가 황새를 쫒다 가랑이 찢어지듯이 그렇게 스러져갔다.

결국은 각자의 환경과 상황에 맞는 저마다의 행복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었다.

그 행복을 스스로 뒤집고 엎고 갈아치우며 살기 전까지는 말이다.

나의 독특함과 유일함이라는 그 무언가가 나는 평범하지 않다는 정의에 줄을 묶고 그것이 마치 나의 삶인 양 살았다. 그래서 행복했을까?

그 상황이 참으로도 희한한 것은 정말로 고통스러울 만큼 외롭고 힘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외로움과 고통을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생각하며 모질게도 견뎠다.


도로시가 신고 있던 신발을 세 번 두드리면 가고 싶은 곳에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모험 끝에 안 것처럼.

나도 모험을 끝낸 건지 그 사실은 모르겠으나 이젠 내 안의 행복을 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아들과 엄마와 내가 아프지 않고 하루를 감사하며 소중하게 보내고 다 같이 웃고 즐거워할 수 있는 이 가정이 있다는 것이 행복이라니.

세상이 다양해지는 만큼 가정 구성원도 많이 다양해지지 않았나?

그렇다. 우리 집은 나와 엄마 그리고 아들 삼대가 사는 삼인 가구다.


굉장히 괄괄한 아빠 같은 엄마인 나의 능력은 못 하는 거 빼고 다 한다.

아직은 건강하신 울 엄마는 손주와 딸의 건강을 책임져 주신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들은 귀염을 담당하고 있다.


이런저런 사연의 많은 가정이 있듯이 우리 집은 이런 사연이 있다.

영국 남편과 살 수 있었으나 난 영국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와의 미래가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상에나! 그렇게 잘 생기고 몸매도 섹시한 핫 한 남자를 다시 한국에서 만날 수 있을까?

그런 면에서 그를 생각하면 온몸이 후끈 달아오른다.

그러나 인간이 빵만으로 살 수 없듯이 내가 추구하는 남녀 관계는 그게 아니었더랬다.

난 그를 맞출 수 없었다. 그럴 자신도 없고 그렇게 사는 것이 행복하지 않다 여겼다.


나에게 구애하던 많은 남자들로부터 도망쳤다.

그래서 외로움이라는 고통을 받는 형벌을 감수하며 운명을 받아들이고 있다. 이것이 운명이라면...

그러다 가끔 연락이 닿으면 후회도 됐다가 잘 한 결정이라는 생각도 들다가 왔다 갔다 한다.

지금은 이대로의 모든 삶에 행복하고 만족하고 있다.


앞으로의 인생은 더 이상의 모험도 없고

도전도 없고

지금 그대로의 삶에서 나를 발전시키며 좀 더 만족하고 사는 삶을 살 작정이다.

행복은 뭘까?

벅찬 미래를 꿈꾸는 것이 아닌 현재를 사랑하고 주변을 돌보며 사는 것이 아닐까?

누군가 나에게 안정을 주지 않을까 찾는 것이 아닌 내가 나에게 안정을 주는 것.

그러다 보면 내가 나를 알게 된다.

나를 인정하게 된다. 그리고 사랑하게 된다.


잘하고 있어.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