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무게, 그리고 선택의 성숙함
여자 친구가 없는 시기에는 소개팅을 많이 하는 편이다. 퇴근 후 소개팅은 야근하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면접 보러 가는 긴장감과 기대감이 함께 느껴지기도 한다. 소개팅은 늘 기대와 설렘, 그리고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시험대 위에 선 듯한 경험이다.
어렸을 때는 소개팅 한 번에 마음이 맞아 몇 년씩 교제하는 경우가 많았다.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가며, 나와 맞는 사람을 한 번에 만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진다. 연애보다 결혼에 대한 무게감과 초점, 연애 가치관의 변화, 욕구와 결핍 사이 고민, 자기 객관화 등 다양한 요인이 있을 것이다.
외모가 모두 다르듯이 성격, 성향, 예의, 가치관도 모두 다르다. 그 사이에서 그동안의 연애 경험을 바탕으로 나와 잘 맞을지 아닐지 판단하게 된다. 정답도 오답도 없는 영역이라, 쉽기도 또 어렵기도 하다.
특이한 점은 예전에는 1~2살 연상도 부담 없이 만났었는데, 이제는 동갑 이상은 정중하게 거절하게 된다. 건강한 아이가 태어날 확률을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성을 볼 때 꼭 확인하는 부분이, 그 사람이 푹 빠져 있는 운동이 있는지다.
가끔은 자기 객관화가 전혀 되지 않는 사람도 만나게 된다. 그래도 예의를 지키며 끝까지 대화를 나눈다. 나이가 들면서 고집이 세져 주위 조언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 또한 품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인연일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연애와 결혼은 더욱 신중한 선택과 자기 객관화를 요구하는 과정이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우리나라 이혼율이 비교적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오랜 시간 기업에서 인사 책임자로 일하는 동안 임직원 비밀 면담도 많이 해왔다. 고충 처리 담당자이자 인사 책임자인 나는 편안한 성격 덕분에 대부분의 임직원들 개인사는 다 알고 있다. 결혼한 지 몇 개월 안 되어 이혼한 케이스, 아이들이 대학생이 된 후 이혼한 케이스, 한집에 살지만 교류가 없는 부부, 각방을 쓰는 이유 등. 퇴근 후 술 한잔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결혼할 때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사람 일은 정말 모르지만, 서로 예측 가능한 사람이었으면 한다. 남은 인생 이직은 할 수 있어도, 이혼은 없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