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여러 색깔과 변화를 마주하며
오늘 문득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글의 소재로 삼고 싶어 이렇게 바로 적어본다. 어쩌면 이 글은 내가 나에게 던지는 질문일지도 모른다.
매우 드물지만 살다 보면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이 완전히 변할 때도 있다. 나는 3년 전에 극외향인에서 내향인으로 변한 것 같다. 그래서 3년 전까지 나와 인간관계를 맺었던 사람들은 나를 극외향인으로 기억하고, 그 이후에 인간관계를 맺은 사람들은 나를 내향인으로 안다. 참 아이러니하다.
내 눈앞에 보이는 대로 판단하고 믿는 것이 사람이다. 가끔 어떤 지인을 보면서 “저 사람한테 저런 면모가 있었다고?” 놀랄 때가 있다. 나는 이것을 스스로 ‘무지개 이론’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사람도 무지개처럼 빨주노초파남보라는 성격의 색깔을 지녔다. 평소에는 그 사람의 빨간색, 주황색만 보고 그 사람의 전체라고 판단한다. 다른 색이 보이면 “저런 모습도 있구나, 의외다”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원래 그 사람의 숨겨진 모습은 드러나지 않은 것일 텐데 말이다.
3년 전까지 나는 이랬다. 주위 사람들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2’의 조정석 느낌이라고 했다. 발이 넓고 유쾌하며, 속 깊고 모나지 않은 스타일이다. 대부분의 기업 인사팀은 외향적인 성향이 많다. 워낙 사람들 앞에 설 일이 많기 때문이다.
■ 출근 후 업무 시작 전까지 직원들과 돌아가며 사내 커피숍에서 폭풍 수다를 나눈다.
■ 근무 중에도 여러 부서 사람들과 일과 사담을 나눈다.
■ 최고 임원진께 대면 보고 후 한참 동안 사담을 나눈다.
■ 비공식 모임이 많다.
■ 내가 원해서 회사 사내 동호회 규정을 만들고 시행했다.
• 기타 동호회, 탁구 동호회 활동 포함
■ 주말에는 친한 직원들과 1박 2일 여행을 간다.
■ 임직원들의 개인 고민을 거의 다 알고 있으며, 도움 줄 수 있는 건 조력한다.
■ 점심에 상무님과 반주로 소주 한 병 반씩 마신다.
■ 집은 수면과 세탁을 위한 곳이다.
• 술자리를 너무 좋아해 새벽 귀가가 잦았다.
결혼하면 배우자상으로 최악의 케이스가 아닐까 싶다.
이제 가정적인 나로 변했다. 예전의 자유로운 모습은 이제 남이다.
■ 평일에는 보통 칼퇴 후 아래 루틴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 집밥, 청소, 빨래
• 감정 일기, 운동 일기
• 책 읽기 등
■ 그 많은 에너지는 마라톤에 쏟는다.
■ 새벽 운동과 식단 때문에 술자리를 일부러 피한다.
• 경조사, 송년회, 신년회는 제외
빠른 이해를 위한 예로 나를 언급했다. 나 같은 케이스가 있을까? 지금 상황에 필요한 것이라면 어떤 모습으로라도 변할 수 있고, 그럴 자신도 있다.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라고 하면 언제든지. 하지만, 이제는 가정적으로 살고 싶다.
3년 전까지는 무지개색 중에서 빨간색, 주황색.
그 이후는 파란색, 남색.
또 훗날 어떤 색으로 살아갈까?
나도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