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
어머나 사부인 잘 지내셨어요?
더 젊어지셨어요.
(시어머니)
잘 지내셨죠?
사돈도 혈색이 좋으세요.
(장모님)
저희 지희가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시어머니)
아이고, 별말씀을요.
저희 애가 지희 속이나 썩이지 않으면 다행인걸요.
(장모님)
지희가 철이 없어서 살림도 할 줄 모르고 공부만 하다 보냈어요. 제가 살림이라도 좀 가르쳐서 보냈어야 하는데요. 면목이 없습니다. 사부인
(시어머니)
저희 아들도 라면 밖에 못 끓이는걸요. 누구 한 명이 살림을 배워 올 필요는 없지요. 둘이 소꿉 놀이하고 싶어서 결혼하는 거 아니겠어요? (호호) 염려 마세요. 저희 아들은 세탁기도 돌릴 줄 모르면서 장가갔습니다.
(장모님)
어쩜, 사돈이 그리 말씀해 주시니 제가 다 안심이에요. 딸애가 아직 밥 하는 것도 서투르고 해서 장서방 밥이나 굶기지 않을까 걱정했거든요.
(시어머니)
누가 누굴 굶깁니까? 성인인데 찾아 먹으면 되죠. 자기 밥도 못 찾아 먹으면서 무슨 새끼 낳고 살겠어요. 염려 마세요. 개들 안 굶어 죽어요(호호)
(장모님)
어머 사부인은 다른 시어머님들 같지 않게 개방적이세요.
(시어머니)
(호호) 종종 그런 얘기 많이 들어요. 애빼시 맘이라나~(애빼시:애교 빼면 시체)
사돈, 저도 딸로, 며느리로, 살아보니 알겠더라고요. 엄마 등이 자꾸 굽어지는 이유를요. 우리는 그러지 말아요. 다 같은 사람인데 문화가 그런 거라면 우리가 바꿀 수 있지 않겠어요?
며느리는 아들하고 사는 거죠. 시댁이랑 사는 게 아니고요.
사위는 딸이랑 살러 오는 거죠. 처가가 아니고요. 안 그래도 살기 힘든데 부모가 돼서 보태면 되나요.
가족은 그런 거 같아요. 늘 함께지만 따로여야 해요. 함께라는 이유로 스스로 서지 않는다면 서로를 바라볼 수 없게 되죠. 스스로 설 수 있어야 함께 해도 행복한 거 아니겠어요.
한 명은 밥하고 한 명은 누워 있으면 어떻게 서로를 바라보겠어요. 할 수 있는 것들을 늘려나가는 게 결혼 아니겠어요.
사랑에 대가로 지혜를 터득하고 가슴을 넓히는 것이 결혼이라는 걸 지들도 깨달을 거예요.
사돈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이런 나라에서 딸로, 며느리로.. 딸애 키우며 엄마 인생 닮을까, 얼마나 마음 졸이셨어요. 이제 그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둘이 걸어가는 길이에요. 우린 뒤에서 가만히 축복하고 응원만 해주면 되죠.
이젠 둘만에 일기를 써내려 가야 하지 않겠어요?
(장모님)
사부인 말씀 들으니 눈물이 날 거 같아요. 전 어디서도 이런 위로를 들어보지 못한 거 같거든요. 지희가 시집은 정말 잘 간 것 같네요. 역시 사부인이세요.
(사돈)
별말씀을요. 사위에게 망사팬티 사주시는 사돈만 하실까요? (호호호)
시어머니와 장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