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작가 눈사람

만담 해풍소

by 이음

(고양이)

저 건 뭐지!


(눈사람)

와~

흰털에 동그란 눈, 귀여운 코, 내 여자 친구로 딱이야~


(고양이)

처음 보는 동물인데, 너도 집이 없니?

눈도 계속 오고 추운데 여기서 뭐 해?


(눈사람)

?(아니 이 친절함은~~ 그린 라이트~)

난 눈사람이라 하나도 안 추워.

넌 무슨 눈사람이야?


(고양이)

눈사람이라면 네가 눈 뭉치라는 거야?


(눈사람)

응. 눈으로 만들어진 눈사람.

넌 무슨 눈사람인데?


(고양이)

이런 신박한 뻘소린 첨 들어 보네.

내가 어디로 봐서 눈사람으로 보이니 고양이지.

아, 추워 난 얼른 들어가야겠어.

너나 눈 실컷 맞아.


(눈사람)

꼭 지금 가야 해?


(고양이)

그럼.

너랑 다르잖아.


(눈사람)

그럼. 내가 안 춥게 해 줄게.

좀 더 얘기하다 가면 안 될까?

난 어차피 눈이 그치면 비나 해에 녹아 떠날 운명이라서. 너와의 얘기가 마지막일지도 몰라.


(고양이)

.........,.. 골똘

그래. 그러자(불쌍하네)

그 대신 너 나한테 무너지면 죽는다~


(눈사람)

걱정 마. 내가 이래 봬도 함박눈으로 만들어져서 단단하다고.


(고양이)

그렇게 짧게 사는 게 억울하지 않아?


(눈사람)

아니 전혀. 우린 늘 다시 오거든.

하지만 늘 새로 오기 때문에 전에 왔던 기억은 없어.


(고양이)

아니, 그런 게 아니고.

가는 게 슬프다거나 가기 싫지 않냐고?


(눈사람)

아!

기억은 원래 영원할 수 없어. 신이 주신 선물이 망각이거든. 삶을 모두 기억해야 한다면 인간들도 운명을 다 버틸 수 없을 거야. 신은 시간 안에 망각을 숨겨두셨거든. 그래서 오늘이 제일 아프고 점점 희미해지는 거야.


(고양이)

넌 그런 걸 어떻게 알아?


(눈사람)

우린 너희와 같은 자연인데 좀 더 빨리 세상을 돌기 때문이야. 그래서 보고 겪는 상처가 많아. 신은 우리의 기억은 매번 지워주시거든. 그래야 다시 비와 강이 되고 눈이 될 수 있으니깐. 잊었으니 다시 식물과 동물의 물이 되고 사람과 지내다 갈 수도 있는 거고.


(고양이)

단순한 눈사람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보살 컨셉이네. 넌 그럼 이 시간이 좋아?


(눈사람)

괜찮아. 늘 이번 생은 처음이라서~


(고양이)

근데 요즘 눈이 왜 이렇게 자주 내려?


(눈사람)

지구의 경고야. 지구 온난화라고 들어봤지? 자연은 날씨로 경고를 보내고 있어. 인간이 이제라도 알아들으면 아직 기회가 있는 거고. 만약 못 알아들으면 지구는 자정작용을 시작할 거야.


(고양이)

자정작용?

그럼 지구도 생명이 있다는 거야?


(눈사람)

아마도 인간 같은 동물 생명체는 아니지만 그와는 다른 순환으로 자연을 유지시키는 유기체들일 거야. 그들이 지구이고.


(고양이)

놀라워~

내가 지금 뭔 소리를 듣고 있는 거야!


(눈사람)

놀라지 마! 이건 나의 원작소설 이야기야.

"지구가 멈추는 날"


(고양이)

뭐야!

지금까지 니 소설 얘기였어?


(눈사람)

아니, 과학적으로도 이미 예측되고 있고, 소설에서 가능한 일은 현실에서도 거의 가능하다고 보면 돼.


(고양이)

그래, 너 녹기 전에 출간하고 베스트셀러 돼서 빨리 증발하길 바란다.


(눈사람)

정말?

다음엔 날짜만 맞으면 나 총선에도 나갈지도 몰라.

창당대회하면 와줄래?


(고양이)

넌 어차피 기억도 못한다며?


(눈사람)

그때도 정의감은 그대로일 테니깐~


(고양이)

그럼 당 이름이나 알러 주고 가던가..


(눈사람)

"지구 정화당"

조금 바뀔지도 몰라~

기억이 없어져서~(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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