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
오늘 또 올까?
(구르프)
당연하지, 쉬지도 않고 그렇게 매일 오신다 할머니들은..
(거울)
오늘 판사는 누구야?
(가위)
오늘은 구르프야.
매일 사고 치면 우리다 쫓겨나니깐 일주일에 한건씩만 단죄하자고. 조삼무사 손님들을~
(구르프)
난 준비됐어.
지글지글 보글보글 볶아드리겠어.
특히 온 동네를 떠들썩하게 하는 감 할머니 오늘 오시는 날이지? 그 할머니 파마는 내가 책임질게.
(거울)
사장님의 곤란한 표정이 벌써부터 걱정이지만, 우리의 일이 최선이라 믿는다 친구들아.
(가위)
맘 약해지지 마 거울아. 늘 바라보는 네 마음이 슬픈 건 우리도 잘 알아. 하지만 이 방법뿐이야.
(미용실 원장님)
어서 오세요. 어르신.
(감나무집 할머니)
파마가 다 풀려서 이번엔 씨게 좀 말아줘 봐.
오래 좀 가게~
(미용실 원장님)
네, 그럴게요. 어르신
(감나무집 할머니)
그나저나 길 건너 배 씨 영감 아들이 이혼하고 손주 맡기고 갔다던데, 들은 거 없어?
(미용실 원장님)
그래요? 저희는 남자분들이 잘 안 오시니깐요.
(감나무집 할머니)
에이그. 그 집 나이 많은 아들이 장가를 못 가서 오육 년 전에 외국인 며느리랑 결혼시켰잖아. 그랬더니 도망갔다네. 원장님은 다 좋은데 소식이 느려 답답해.
(미용실 원장님)
아, 그래요. 전 몰랐네요.
배 씨 어르신도 연세가 있으신데 힘드시겠어요.
(가위)
휴. 절대 실망시키시는 법이 없지. 감 할머니.
(구르프)
하루라도 남의 욕을 하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나 봐.
(감나무집 할머니)
으이그. 자업자득이지 뭐. 누가 못난 아들 낳으랬나. 우리 아들 봐. 서울에 있는 대핵교 따악 들어가서 대기업 수원공장 삼성전자 따악 들어갔잖아. 지 앞길 지가 찾는 거지. 그것도 부모능력이야.
(배 씨 할아버지)
계세요.
"딸랑딸랑"
(미용실 원장님)
어머. 어르신 안녕하세요.
(배 씨 할아버지)
네. 이놈이 우리 손자인데 머리 좀 자를 수 있을까요? 애기들 머리는 미용실이 더 잘 잘라준다고 해서요. 인사드려야지 라이언.
(배 씨 할아버지 손자 라이언)
안녕하세요.
(미용실 원장님)
어우~ 그럼요. 어르신 잘 오셨어요. 제가 애기 이쁘게 잘라 드릴게요. 여기 앉아서 기다리시면 애기 어른 잘라드릴게요.
(배 씨 할아버지)
얼마나 걸릴까요?
난 시장에 이놈 내복 좀 사러 다녀와야 해서요.
(미용실 원장님)
어르신은 얼마나 걸리시는데요.
전 20분이면 되지만 더 걸리시면 데리고 있으면서 과자 먹이며 텔레비전 보여줘도 되거든요.
(배 씨 할아버지)
그럼 내 한 시간 내외로 금세 다녀오리다. 머리도 잘라주시고, 애도 봐주시니 감사해서 어쩌죠.
(미용실 원장님)
아니에요. 어르신 편하게 조심히 다녀오세요. 아가는 제가 잘 보고 있을게요. 얌전한걸요.
(배 씨 할아버지)
고마워요.
(감나무집 아줌마)
어머머. 호랭이도 지말하면 온다더니..
원장님 봤지?
애 너 몇 살이니?
너 엄마아빠는 어디 가고 할아버지랑 왔어?
(미용실 원장님)
라이언 바로 앉아보자.
어르신 라이언 머리 잘라야 해요.
(감나무집 아줌마)
애 너네 엄마는 어느 나라 사람이니?
너네 아빠가 너 여기 얼마나 있다 오래?
(미용실 원장님)
어르신...(근엄하게)
(거울)
진짜 입을 조사조사..
(가위)
조사조사? 조삼무사 아니고?
(거울)
응. 조사조사 버리고 싶다고.
(가위)
걱정 마. 지금 구르프가 최선을 다하고 있어.
(미용실 원장님)
어르신 샴푸하러 가실게요.
(감나무집 아줌마)
원장 내 머리 어떡할 거야, 어떡해~
이게 머리야 번개 맞은 버섯이지 내 머리 어떡할 거야...
(가위)
키득키득.
이젠 한참은 못 돌아다니시겠네.
남의 욕도 덜하고 다니실 거고.
라이언이 상처받지 않았어야 할 텐데 큰일이다.
(거울)
삶이 불행을 다 피해 갈 순 없어. 신이 다른 모습으로 곁을 다녀간다 해도. 우리는 견디는 법을 배우는 거지. 피하는 법을 배우는 건 아니니깐. 이르지만 라이언에게 맡겨진 운명이니 응윈하는 수밖에.
(구르프)
나 이러다 수명 단축되겠어 애들아.
어우 더워~
(미용실 원장님)
어머, 어르신 죄송해요.
다신 안 풀리게 씨~~ 게 말아드린다는 게
그 만~~~~~~~
mission comple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