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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Nov 10. 2024

이토록 무력한 내가 버텨야 한다니

오늘을 씁니다

요즘은 삶에 의미가 없다. 끝날 거 같지 않은 고통에 그만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도저히 우울증, 공황장애 이놈들과 평생 살 자신이 없다. 이렇게 숨이 꼴꼴딱하다 가겠구나 싶은 생각이 의식을 지배했다.


공황장애를 겪고 나면 실제로 탈진현상이 온다.  마치 세탁기 탈수처럼 신경도, 의식도, 힘도,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 그 공포를 견디느라 온몸에 에너지를 가져다 써버다. 공황장애가 사라지면 그대로 쓰러져 잠이 든다. 깊이 자는 것도 아니고, 고통스럽고 기운 없음을 인지하면서 자게 된다. 깨고 싶어도 잘 깨어지지 않고, 깨어나도 금방 탈진되어 또 잠이 들었다. 나는 그래서 공황이가 많이 싫다. 이놈은 뒤끝도 있는 놈이라 회복하는데 시간 오래 걸린다.


나의 삶은 계속 희미해지고 있다. 근데 오늘 아들일이 터지니 버텨줘야 할 거 같은 생각이 든다. 내가 아무리 아프고 숨이 넘어가더라도 버텨내지 않으면 내 아들은 누가 지켜주겠는가? 내가 영혼이 되었는데 누가 내 새끼 괴롭히면 그걸 어찌 본단 말인가!


참 이상한 일이다. 난 정말 그만하고 싶은데 계속해야 한다는 게 너무 지친다. 어차피 죽을 거 이 고통을 왜 굳이 다 겪고 가야 하나 싶은데. 그 책임이라는 게 뭔지 발목을 자꾸 잡아버린다.


내 생명선은 어디까지 남아 있는 걸까?

난 그렇게 오래 살고 싶지 않은데, 자꾸 해결할 일이 생긴다.


 "내가 없어도 세상은 잘 굴러가지 않?"


"그래. 굴러갈 세상은 다 굴러갈 거야, 아냐 그래도 내 새끼는 지켜줘야 해."


나는 마치 지킬 앤 하이드처럼 두 인격이 왔다 갔다 한다.


내한몸 죽어 세상에 악을 다 끌고 갈 수 있다면 당장이라도 그만할 텐데..


왜 나에겐 그런 능력이 없는가?


이게 신의 장난인지, 신의 계획인지 이번생은 내게 심각한 마이너스이다.


"갓 당신이 제게 원하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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