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서비스에 반하다

2021년 기록

by 이음


요즘 사심 폭발하는 사람이 생겼다. 나는 HOT도 안 좋아했고 서태지에도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예술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살짝 약해진다. tvn에서 하는 강철부대 UDT팀의 육준서 전역 하사관에게 반했다. 깊은 눈매부터 조각 같은 피지컬, 허스키한 목소리, 듬직한 언행과 태도가 다 맘에 들었다. 그를 열심히 찾아보게 되었다.


그의 직업은 화가였다. 나도 그림을 좋아한다. 나는 그리지 못하지만 보고 느끼는 것에 끌리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분이 화가라니 팬심이 점점 커져갔다. 그의 그림을 보고 인스타에 가서 댓글을 달았다. 작품도 보고 싶고 전시회도 가고 싶다고 말했다. 몇 시간 후 인스타에 그의 작품 사진이 하나 올라왔다. 아니 이런 감동을 주는 심쿵 작가님이 계신가? 심쿵해서 심장이 들락날락했다.


그의 그림은 불안한 내면을 담은 그림이었다. 그는 내면의 불안을 다 쏟아내고 나면 행복한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했다. 그의 불안이 어디에서 왔는지 모르겠지만 힘든 UDT 하사관이 되기까지 겪었을 고통만 해도 힘들었을 것이었다. 그의 내면이 치료돼서 행복한 그림이 나오길 바라고 응원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공통점이 있었다. 나는 그림과 음악, 글을 좋아했다. 그림을 그리고 작곡하고 글을 쓸 수는 없지만 보고 느끼는 건 좋았다. 이것들은 손으로 하는 일들이었다. 우리 몸에서 가장 예민한 부위가 손이라고 한다. 신은 손을 주시며 축복하고 신의 사랑을 전달하게 하셨을 것이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잡으면 체온이 전달되고 믿음이 생긴다. '글도, 그림도, 음악' 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붓과 펜에 작가의 체온이 깃들면 신의 은총이 그리고 짓는다. 그러면 우리는 그곳에서 멈추고 머물게 된다. 우리는 그것을 작품이라 하고 예술이라 하는 것 같다.

나는 상상해 본다. 사람들이 머무는 곳에 신의 은총이 안개처럼 피어나는 순간을. 예술이 그래서 사람을 이끌고 울림이 있는 것이 아닐까?


예술은 사람 안에 있는 신의 능력이었을 것이다. 슬픈 음악을 들으면 떠나간 사람이 생각나고 그리움이 머문다. 기분 좋은 음악을 들으면 장소의 변화 없이도 기분이 환기된다. 좋은 그림을 만나면 상상하게 되고 느끼게 된다. 재밌는 만화를 보면 웃고 빠져든다. 그래서 영화도 드라마도 관객이 끊이지 않는 이유 아닐까.


신은 한 사람이 모든 세상을 경험할 수 없어 글을 만드셨다. 서로의 경험과 지혜를 모아 인생에 옷이 되고 밥이 되라고 하셨다. 우리는 그런 신의 계획 속에서 살아가고 치유받는다. 길을 가다가 마음이 울리는 음악을 듣는다면 신의 은총이 당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계심을 기억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