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예!
며칠 전 아이유 <챗셔> 앨범 감상 후기를 브런치에 올리던 날, 내 핸드폰은 운명을 달리 했다. 나는 샤워를 할 때 화장실에 폰을 가지고 들어가는 버릇이 있는데 이 날은 핸드폰을 수건걸이 위의 선반에 올려두었다. 문제는 내가 샤워기에 수건이 젖지 않도록 수건을 그 선반 위에 걸쳐둔 것. 샤워를 끝낸 후에 수건으로 뻗친 손은 내 폰을 함께 떨어트렸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분간은 안 가지만 공교롭게도 그 밑에는 물이 담긴 대야가 자리하고 있었고 폰은 그대로 침수되었다. 다행히 깨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동시에 나는 떨어질 때의 충격으로 뒷면의 커버가 까져버린 폰에서 서둘러 배터리를 분리했고 들고 있던 수건으로 폰을 적신 물기를 대강 닦아냈다. 다신 화장실에 폰을 들이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혹시 폰에 스며들었을 물기를 털어내려 폰을 연신 흔들어댔다. 이미 늦은 건 아닌지 폰의 생사를 확인하러 폰을 켜봤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폰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전원이 들어오고, 물을 먹으면 아무 응답 없던 터치스크린도 내 손가락에 정확하게 반응했다(지금 생각해보니 그것은 정상작동하는 게 아니라 폰이 자기 방어 기능을 상실한 상태였던 것 같다). 나는 의아해하면서도 가족끼리 치킨으로 외식하러 나가려던 참이었으므로 다행히 물에 빠지고도 끄떡없는 튼튼한 폰을 빠짐없이 챙기고 집을 나섰다. '옛날 통닭'을 먹으러 길을 걷는 와중에도 나는 틈틈이 브런치에 올린 글의 조회수를 확인하면서 여전히 멀쩡한 폰에 감탄을 했다. 그런데 갑자기 핸드폰이 꺼졌다. 다시 켜도 옛날 컴퓨터 프로세스처럼 시스템 상태 표시만 무섭게 뜨고, 그 후로 내 폰의 홈 화면은 볼 수 없었다. 나중에 대전 둔산동에 있는 서비스센터 PANTECH에 가보니 물에 빠진 폰은 바로 켜면 안 된다더라. 하루 온종일 자연 건조시켜도 모자란 판에 침수된지 십 분만에 전원을 켰으니 말 다했지. 그곳 직원은 내 폰을 해체해 누렇게 그을린 폰 내부 전자 기판을 보여주면서 폰 세척을 돈 주고 해달라 하면 하겠지만 가망은 없다고 했다. 핸드폰 새 걸 살 염치는 없고 중고 공기계를 알아봐야 하는 건지 위약금이 드는 건 아닌지, 며칠을 폰 없이 무료하게 그렇다고 어찌해야 할지도 모른 채 보냈다. 하루 지나서 어젯밤 가족끼리 저녁을 먹고 대화를 하다가 엄마가 갑자기 집에 안 쓰는 핸드폰이 없었나 찾기 시작했다. 발견! 누나가 3년 동안 쓰고 새 폰으로 갈아타느라 버려져 방치되어있던 갤럭시 2가 있었다! 집 앞 핸드폰 대리점에 가서 USIM칩만 바꿔주니까 난 돈도 안 들고 기기변경을 하게 됐다! 다시 새(?) 폰이 생긴 나는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있다. 그간 폰이 없어서 얼마나 심심했던지! 기존에 쓰던 베가 시크릿보다 구형이고 좀 느리긴 하지만 고장 났던 카톡 알림 기능이 여기선 잘 돌아가서 일단 그건 좋다! 하하.
핸드폰이 다시 생겨서 너무 기분이 좋다. 새 폰에 브런치를 다운받고 실행! 카카오 계정 연동 후... 구독자가 얼마나 늘었는지 볼까? 오 15명~ 2명 늘었꾼! 오~ 아이유 글 두 명이 공유했네?? 좋아 좋아. 이번엔 통계~...???!!! 조회수 7000??? 이틀 전에 서비스센터에서 체험존에 있는 컴퓨터로 확인했을 때만 해도 1000을 안 넘긴 조회수가 갑자기 7000이라니?! 자세히 보니까 29일 하루 조회수가 6000을 넘었다. 아이유 글을 하루에 6000명 넘게 본 것. 네이버 뉴스에서 슈돌 사랑이를 찬양하는 댓글을 올려서 5000이 넘는 추천을 받았어도 이렇게 글로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반응한 건 처음이다. 와우 감동! 추측건대 어느 한 명 네트워크망이 잘 발달한 사람이 페이스북에 내 글을 공유한 것 같다. 부족한 내 글에 공감하고 사람들하고 나눠줘서 고마워요! :) 브런치 통계를 보니까 카카오톡 채널에 내 아이유 글이 올라갔었나 보다! 이런 일이 내게도 일어나다니! 브런치 에디터님 감사합니다 크킄. 욕심일지 모르겠지만 6000명이나 내 글을 봤으면서 구독은 두 명만 해주다니 서운하다 ㅜ.ㅠ 턱없이 모자란 내 작문 실력을 탓하다가도 아직 많은 페이스북 사람들이 구독할 브런치 계정이 없을 거라는 데서 위안을 얻으려고 한다.
우리 아파트 단지에는 단지 끝에 있는 편의점을 제외하곤 가까운 소매점이 두 군데뿐이었다. 가까운 Y마트 하나랑 한 50m 더 떨어진 곳에 위치한 M유통. 그런데 우리 가족을 포함해 사람들은 가까운 Y마트 대신 거의 항상 M유통을 이용했다. 내 생각엔 Y마트 인테리어가 너무 여느 시골 마을의 구멍가게의 모습과 닮아있어서 사람들이 가기를 꺼려하는 것 같다. 구멍가게라는 정체성에 대해 어떤 그리움이나 애정을 갖지 않고서야 손님들에게 외면받는 걸 뻔히 알면서도 가게를 좀 더 말끔하게 바꾸려는 시도조차를 안 할 수가 없을 텐데 가게 주인에게는 매출보다 중요한 어떤 것이 있음이 틀림없었다. 어쨌든 저조한 판매량에도 불구하고 위태롭게나마 연명하던 그 Y마트가 언젠가 공사에 들어가고 그때까지만 해도 아 드디어 가게 이미지를 바꾸려나보다 생각했더랬다. 하지만 나는 오늘 누나와 새 핸드폰을 개통하고 돌아오는 길에 거기에 붙어있는 C&U편의점 간판을 보고야 말았다. 결국 적자를 면치 못하고 가게를 철거할 수밖에 없던 걸까? 아니면 C&U 본사에서 위치의 잠재성을 보고 구멍가게 측에 프리미엄을 주고 그 자리를 구입한 걸까? 알 수가 없다. 어쨌든 늘 장사가 되지 않던 그 자리에 들어선 저 C&U편의점이 얼마나 장사가 될지, 그리고 기존의 기득권 M유통과의 경쟁에서 얼마만큼 유리한 고지를 점할지 너무 궁금한 지금이다. 오픈은 내일이란다. 편의점에도 오픈 기념 이벤트가 있다면 내일 가서 뭐라도 사볼 셈이다. 야간 알바를 구하고 있다고, 가족들은 위치도 딱이고 너를 위한 알바라며 나보고 면접이라도 보라며 설득하지만 나는 딱히. 혼자만의 시간 조금만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