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화가의 사는 재미 / 생존 밥상 83
집사람이 아랫마을 아는 언니네
김장 도와주러 불려 갔다가
그 동네 추어탕을 사 왔다.
끓여놓은 추어탕을 보면서
탕의 구조를 생각해 본다.
몸에 금방 반응을 보이는 먹거리들이 있다.
추어도 그중 하나이다.
추어를 잡아 처음에
추어를 입에 넣기 좋게 맛을 낼 필요가 있었겠다.
민물고기이다 보니 생으로 먹기에는
기생충이 있을 것이고
물을 부어 끓여 먹는 것이 가장 손쉽다.
끓이자니 된장을 푼다.
된장만으로는 맹숭맹숭하다.
된장과 어울리는 우거지를 찾아 넣는다.
우거지 된장국에 조화가 맞는 들깨가루를 첨가하니
걸쭉하니 뭔가 있어 보이고 든든하다.
그래도 추어의 비린 내를 잡아야 했기에
제피가루를 뿌려 넣는다.
그것만으로 만족스러우나 신선함을 위해
부추를 썰어 위에 얹으니 완성감을 준다.
추어탕 끓일 때 두부 한 모를 가운데 넣으면
끓이면서 미꾸라지들이
뜨거운 물을 피해 두부에 파고든다.
그렇게 해서 먹는 방법도 있다 한다.
두부를 넣지 않더라도
미꾸라지를 갈지 않고 통째로 넣는 경우도 있다.
처음에는 그렇게 했을 것이다.
먹다 보니 미꾸라지 뼈가 텁텁하니
그것을 제거하려니 좀 더 정성을 들여
삶은 미꾸라지를 건져내 뼈를 발라냈을 것이다.
하다 보면 대충 하게 된다.
요즘은 누가 언제 뼈를 발라내고 있겠는가.
그냥 끓여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