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마사지베드위에서 영안실을 생각한다

by 수이


때때로 죽음을 생각한다.

어깨가 너무 아파 들린 마사지샵,
긴 침대 위에 누워서 '아아 시원하다'가 절로 나오는 도중에

이것과 똑같은 자세로 언젠간

영안실에 눕게 될 날이 오겠지.


차가운 서랍 안에 들어갔는데 혹시 깨어나면 어쩌지?

하는 무시무시한 생각을 하다가

이내 답답해져서 생각을 돌린다.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도 생각한다.
부모님도 언젠가는 즐거웠던 생의 소풍을 끝내실 날이 올 텐데,

그걸 감당하기가 너무 힘들 것 같다.


미리 시뮬레이션을 돌려 보고
얼마나 슬플까?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까? 어떻게 장례식을 치러야 할까?
생각을 꽤 한다.

몇 번을 생각해도 너무 가슴이 미어져
그에 맞는 처신에 대해 자세히 생각하기도 전에
생각하기를 멈춰 버린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무서운 것이지만

반드시 한 번은 겪는 과정인 것.

내일 죽는다 생각하면

오늘 허송세월 하는 나를 막을 수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희생이란 단어를 사람으로 만들면 엄마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