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먹고 다니냐?’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형사 역의 송강호가 용의자 역의 박해일에게 건넨 말이다.
서로 대립하는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상대의 끼니를 먼저 묻는다.
‘언제 한번 밥이나 먹자’, ‘집에 김치는 있냐’처럼 음식을 잘 챙겨 먹고 있는지를 묻는 말은,
한국에서 가장 흔한 안부 인사이기도 하다. 그만큼 ‘음식’은 우리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몇 년 전 컬리의 ‘Love Food, Love Life’ 캠페인 중 ‘가족의 추억은 음식으로 남는다’ 편은
6년이 지난 지금도 종종 회자된다.
서로 다른 취향과 삶을 가진 가족들이 한 식탁에 앉아 음식을 나누며 사랑을 느끼는 이야기다.
마흔을 앞둔 지금, 나의 위장에도 수많은 음식들이 스쳐 지나갔다.
어떤 음식을 떠올리면 특정한 사람이 함께 떠오를 정도로,
사랑과 정을 느꼈던 순간에는 언제나 음식이 함께 있었다.
사람마다 떠올리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장면이 있다.
누군가에게는 여행일 수도 있고, 어떤 말 한마디일 수도 있다.
나에게는, 음식이다.
정월대보름 아침, 엄마가 차려주던 나물 반찬.
외갓집에 가면 어김없이 끓여주시던 얼큰한 버섯찌개.
김이 모락모락 나던 시댁의 갈비탕과,
겨울밤 이불 위에서 먹었던 낯설고도 강렬한 그 음식의 기억까지.
그 때는 몰랐다.
그 음식들이 왜 그렇게 맛있었는지.
지금에서야 알 것 같다.
그건 단순한 ‘맛’이 아니라,
누군가가 나를 위해 들인 시간과 마음이었다는 것을.
음식은 사라진다.
하지만 그 음식을 먹던 장면과 감정은 오래 남는다.
그래서인지 나는 지금도 어떤 음식을 마주하면
사람이 먼저 떠오른다.
외할머니의 부엌, 엄마의 등교길,
그리고 내가 사랑했던 시간들.
이 이야기는
내가 먹어온 음식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
그 음식에 담겨 있던 사람과 마음에 대한 기록이다.
그리고 이제는,
내가 아이들에게 어떤 기억을 남겨주고 싶은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랑은 결국,
사라지지 않는 방식으로 남는다.
어쩌면 그것은
따뜻한 밥 한 끼의 형태일지도 모른다.
사랑을 눈으로 볼 수 있다면,
그건 음식일 것이다.
음식과 관련된 나만의 추억이 있나요? 댓글로 자신만의 소중한 기억을 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