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떠나 내 길을 찾아가자.

<데미안>처럼, 매우 늦었지만 이제 진정한 정신적, 경제적 독립을 향해.

by 제니

[book]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 : 평균 나이 72세, 우리가 좋아하는 어른들의 말

_by 김지수




#1 [배우 윤여정]


내가 미녀 배우도 아니고 끼가 흘러넘치는 사람도 아니잖아. 그렇다고 이병헌처럼 눈이 좋은 배우도 아니고. 그러니 노력이라도 해야지.


간혹 후배들이 "이 역할은 당신밖에 못해요" 이런 말에 혹하는 데, 인생에 그런 거 없어요. 알고 보면 나 말고도 열 명 넘게 후보가 대기 중이라고. 홍상수 감독도 아마도 아는 늙은 여자가 나밖에 없어서 불렀을 거야.


살아 보니 인생이 별게 아니야. 재밌게 사는 게 제일이야.

나는 예순 살까진 하기 싫은 일도 많이 했어요. 아이들 키워야 했으니까. 애들이 장성한 후엔 딱 결심을 했죠. 이제부터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는 사치를 좀 부려야겠다. 예순할 살부터 내가 사랑하고 믿는 사람들하고만 일해야겠다. 그런데 하고 싶은 일만 하면 확실히 돈은 안 돼. 싫어하는 일도 해야 돈이 되는 거지. (웃음)


감사하게도 나는 나를 객관적으로 봤어요. 그러니 노력했지.


"씁쓸한 게 인생이에요. 불시에 맨홀에 빠지고 천둥이 쳐요. 그럼에도 닥치기 전까진 즐겨야 해. 그걸 난 60 넘어서야 알았어."



#2 [일본인 변호사 니시나카 쓰토무]


[덕]이란 가능한 다투지 않고 적극적으로 남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는 겁니다.


'이웃의 상한 감정'은 언젠가는 불운으로 돌아오게 되어 있어요.


인생은 다 각자 운의 드라마가 있어요. 처음에는 손해 보지만 나중에 빛을 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불행은 남과 비교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성급하게 운이 나쁘다고 판단한 건 아닌지 곰곰히 생각해 봐야지요.


운을 하늘의 장부라고 하죠. 받은 은혜를 다른 사람에게라도 갚지 않으면 운이 나빠져요. 도덕적 부채가 쌓이면 금전적 부채보다 운에 더 안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은혜를 당연히 여기고 내놓지 않으면 오만함이 생기고, 오만함은 운을 좀먹는 곰팡이와 같지요.


운이 방향을 틀려면 운 좋은 사람, 타인의 행복을 생각하는 사람을 가까이해야 합니다. 운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은 끼리끼리 모입니다. 서로 끌어당기는 법칙이라고 할까요.


운은 인연에서 옵니다. 그래서 사람을 만나면 큰 목소리로 인사합니다.


스스로 도덕적 잣대를 갖고 살아야 불운을 피할 수 있어요. 따지고 보면 불운만 피해도 얼마나 감사한 인생인지요!


'운은 하늘의 사랑과 귀여움을 받는 것.'


#3 [90세 현역 디자이너 노라노 여사]

내가 살이보니 인간은 근본이 이 두 가지예요. 첫째는 게을러요. 둘째는 이기적이지만 그렇게 뻔뻔하진 않아. 그래서 좋은 마음이 생기면 오래 생각하고 주저하면 안 돼요. 머리에 떠오르면 바로 액션을 해야 한다고. (중략) 나는 결정을 하면 바로 실행을 했어요. 계속할 수 있게끔 환경을 정비해 가면서요.


"나는 평생 건달처럼 살았다"는 일명 건달론의 뜻은, 백수건달. 건달 하려면 돈에 연연하면 안 돼요. 건달처럼 살려면 돈에 관심이 없고 살면서 자기 비위를 잘 맞춰야 해요. (중략) 남이 내 비위를 안 맞춰 줘요. 내가 먼저 내 비위 맞추고 나면 남의 비위고 즐겁게 맞출 수 있어요. 그게 건달 정신이죠.


성실과 혁신도 다르지 않아요. 성실이 쌓이면 자연스레 혁신으로 가게 되는 거죠.


내 행복은 일에 있어요. 일해야 행복해요. 일을 안 하면 봉사라도 해야 해. 사람은 무용지물로 살면 자기 가치를 잃기 쉬워요.


평생 노력해라, 정직해라, 관대해라. 그게 다 아버지 말씀이었어요.


앞서가려고 의도한 게 아니에요. (웃음) 돈도 없고 기술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독립할 방도를 찾아야겠다는 생각만 간절했지요.


그래도 기특한 건 희망이 있었다는 거. 지금 하는 일을 열심히 하고 있으면 반드시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거예요. 아무리 하찮아 보여도 생각지도 못한 어딘가에서 구원의 손실이 오고, 그 누군가에 의해 한 단계씩 업그레이트가 됐어요.


인생에서 잘한 것을 두 가지만 꼽는다면, 첫 째는 이혼한 거, 둘째는 미국 시장 진출한 거예요. 그만큼 인생에서 잃는 것과 얻는 것이 공평해요. 그리고 살다보면 알게 돼. 인간은 더도 덜도 말고 딱 자기 생긴 모양만큼 살게 된다는 걸 말이지요. 자기가 가진 것 이상을 하려 들면 스트레스만 받지 더 잘되지도 않아. 그렇다고 밑으로 떨어지지도 않죠. -by 노라노



#4 [동물행동학자 최재천]


저는 리더로서 누구에게나 강압을 한 적이 었어요. 깍듯이 존대했죠. (중략) 다그쳐서 실적이 나오면 연구실엔 좋을지 모르지만, 당사자에겐 좋지 않아요. 교수는 학생이 연구자로서 홀로 성숙해질 때까지 기다려 줘야 해요.


여왕개미는 절대 군림하지 않아요. 알만 낳죠. 조직의 미래만 책임지고 매일매일은 일개미들이 철저하게 다수제로 그 문화를 만들어요.


욕심을 부리면 당장은 얻지만 정작 큰 걸 놓쳐요. 소탐대실이죠. 큰 걸 얻으려면 작은 걸 버려야 해요. -by 최재천 교수



#5 [배우 이순재]


특이한 연출 같은 거 안 하고 고전이나 원작 중심으로 기본기를 다져 주려고 해요.


정치에서 배운 건 오로지 겸손이에요. 우뚝 서면 못 해요. 바닥부터 기어야지.


연기는 상대를 위해 관객을 위해 내 욕심을 절제해야 해요. 배우가 슬픈 장면 다 울고 기쁜 장면에 다 웃으면 관객이 민망해져. 너무 열연하면 안 되는 거죠.


그런 기회(인생캐릭터)가 더러 와요. 그럴 땐 놓치지 말고 치고 올라가야 해. 죽지 살기로 해야지. 고만고만하게 하다가 못 살리면 주저앉는 거야.


좀 손해 보고 살아야 큰 손해를 안 봐요. 하나 더 먹겠다고 달려들면 갈등이 커지고 적이 생겨.



#6 [제일 정치학자 강상준]


매일 신문을 읽어요. 신문 읽기는 피부 호흡, 신간 읽기는 폐 호흡, 고전 읽기는 복식 호흡입니다. 페이퍼의 활자는 정보를 능동적으로 흡수하게 만듭니다.


일이란 대체 뭘까요? 일은 사회로 들어가는 입장권이예요.


"모든 일에는 때가 있나니"라는 말은 유유자적한 듯 보여도 몹시 냉정하고 침착한 예지예요. '지금','여기'를 열심히 살면서 '그때'를 기다릴 것.


나를 안다는 건 '부족함을 안다', '자족한다'는 것이죠. 노력으로 변화시킬 수 없는 것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긍정하는 거죠.


나를 너무 의식하면 부자연스러워집니다. 나를 덜 의식해야 다른 사람과 섞여 살 수 있어요. 일도 마찬가지죠. 때로는 '그냥 해 보자'는 마음으로 사회에 들어가 일을 하면서 접점을 만들어 보려는 게 더 나은 자세예요.


독서가 대단한 건 재귀능력 때문이에요.


기업이나 개인이나 사회에 무슨 기여를 할 수 있을까, 질문해야 합니다.


자본주의 사회는 돈으로 표현할 수 없는 것조차 돈으로 표현하는 사회예요. 어쩌면 그 무지막지함에 맞서는 힘이 인문학이지요.


하나의 일에 전부를 쏟아붓지 않는 것, 스스로를 궁지로 내몰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다움'을 찾지 않고 직업의 안정성에 의존한 채 계급사회의 계단을 올라가면 엄청난 혼란에 빠질 거예요. 샐러리맨에 머물지 말고 농사, 자원봉사, 사회 공헌 등 다양한 스테이지에서 여러 개의 정체성을 갖고 사십시오. 그래야 후회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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