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이야기.

요즘 아이들이 가장 공포스러운 대상이 '학원'이란다.

by 제니
인내는 성공의 반이다. 인내는 어떠한 괴로움에도 듣는 명약이다.
- by 플라토우스



#1 - 중학교 1학년들에게 절망이란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생 독서논술 국어수업을 하고 있다. 아이들과 수업을 하는 것은 참 즐겁다.

신기한 건 나는 학생연령 층이랑 안 맞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웬걸, 너무~아이들과 잘 맞아서 나도 신기하다.


특히, 초등학교 1, 2학년 등 저학년은 진짜 안 맞을 것이라 생각했으나... 아이들과 눈높이 수준이 될 만큼 나도 굉장히 친절하게 잘하고 아이들과도 재미있게 수업을 한다.


지난 주말에는, 중학교 1학년 수업을 진행했다. 매주 필독서 1권을 읽고 그 책에 대한 수업과 국어문제집 수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번주 책 내용은 전쟁으로 인한 참혹함, 절망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 주도적 삶의 자세에 대한 내용의 수업이었다.


일단, 아들 엄마이기에 그런지 남자아이들 다루기는 수월하다. (임신 때부터 넌 아들이 어울린다고도 했지만) 딸이 없어서 여자 친구들을 다룰 땐 좀 더 부드럽고 친절하게 대하게 된다. 어쨌거나 아이들은 참 귀엽고 사랑스럽다.


독서 스피치를 하고, 책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그동안 배워온 코칭 리더십, 질문기술 등을 총 동원해 나름 창의적인 수업을 하고자 노력한다.

책에서는 전쟁의 상황에서 주인공이 겪는 절망적인 상황이 나오는데, 현재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중학교 1학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질문을 해보고 답을 들어봤다.


(아이들 답)

나에게 있어서 절망적인 상황은?

-토요일에 학원 오는 것

-숙제 까먹었을 때

-수학학원에서 1차 방정식 활용을 배울 때

-동아리 면접에서 떨어졌을 때

-게임에서 졌을 때

-배구 시합 떨어질 때

-수학 다시 할 때


(책에서 나온 키워드로 알아본 것들 -두려움/외로/불안한 미래)

어떨 때 두려움을 느끼는가?

-안경 없어졌을 때

-학원 지각했을 때

-다른 사람한테 거짓말했을 때

-학원 숙제 안 했을 때

-휴대폰이 없어졌을 때


불안할 때는 언제?

-시험 봤을 때

-학원숙제 진도가 다른 친구들보다 뒤처졌을 때


책을 읽고 내 삶에 적용할 만한 것은?

-극복/끈기/의지

-자립(스스로)

-용기/적극적 자세

-생존기술

-가족에 대한 믿음

-용감해진다

-배려

-믿음

-책임감



어른이 되어도 수시로 내면에서는 소소한 전투가 일어난다고 말해줬다. 우리 친구들도 현실에서 각자의 치열한 전투를 치를 때 오늘 이야기 한 키워드들을 생각하며 잘 이겨내 보자고 이야기했다.


각자만의 방식으로 극복과 의지 끈기를 가지고 용기와 적극적 자세로 한번 더 도전하고/ 생존기술을 익혀서 자립할 수 있도록/ 힘든 순간 가족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이겨나가고/ 책임감으로 더욱 인내하자고~


또한 전쟁은 <힘>이 없을 때 더욱 강자에게 당할 수 있는 일이기에 <힘>을 키워 나 자신을 보호하는 게 중요하다고. 중학교 1학년에 있어서 힘을 키우는 방법을 물어보았고 아이들은 근육만들기와 공부 등을 답했다.


그래서 공부를 해야 한다고!

단순히 성적 잘 받고 좋은 대학가서 좋은 회사를 가기위함이 아닌 나 자신을 발전시키고 힘을 키워 스스로를 지키기위해 공부가 필요하다 말했다.


#2 - 성찰은 무엇인가


국어수업에서는 문학의 소설에 대해 배워보았다.


우리가 왜 책을 읽어야 할까?


라고 질문하니 아이들은 이렇게 답한다.


문해력을 키우려고요
국어점수 잘 받으려고요
대기업 가려고요


좀 놀라운 것은, 아이들 스스로의 주파수가 모든 것이 입시와 직장에 이미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결론적으로 맞을 수 있겠지만 왠지 모르게 씁쓸했다. 그렇기에 아이들의 공포와 절망의 대상이 공부와 학원이 되었다는 사실도..... 나도 아이가 있기에 어떻게 하면 재미있으면서도 의미 있게 공부를 할 수 있는지가 늘 화두긴 하다.


해야 하긴 하는데, 그것이 꼭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그런 수동적인 느낌이 아니라, 나의 미래와 주도적인 삶을 위한 노력이라는 그런 방식으로 할 수는 없는지.... 엄마와 아이들 모두 좀 더 수월하게 할 수는 없는지.



얘들아, 선생님이나 부모님이나 친구들이 너 이거 잘못됐으니까 고쳐하면 고칠 것 같아?

아니겠지?

사람들은 스스로 나를 돌아볼 때 성찰하고 성장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해줬다,



[문학작품]은 인간의 보편적인 삶을 볼 수 있어서 그것들을 보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성찰]이다.



아이들이 좀 더 즐겁고 의미 있고 쉽게 공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나도 연구해보고 싶다.


(나 또한 영어 파닉스를 시작한 아들에게 단어를 외우라고 앉아서 서로 씨름하고 있으니 말이다 ㅎㅎㅎㅎ공부에는 왕도가 없는 법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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