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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밤》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 - 시사저널 (sisajournal.com)
1985년 1월28일 오후 8시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슈라인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12회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가 막 끝났다. 3시간 동안 시상식을 진행한 라이오넬 리치, 그리고 행사에 참여했던 수많은 팝 스타는 집이나 호텔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는 대신, 근처에 있는 ‘A&M 스튜디오’로 곧바로 발을 옮겨야만 했다. 얼마 전 공개된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밤(The Greatest Night in Pop)》이 그 녹음 과정을 담아낸, ‘팝 음악의 영원한 송가’ 《We Are The World》의 역사적인 녹음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We Are The World》는 어떻게 탄생했나
https://youtu.be/s3wNuru4U0I?si=j8ek6ucdbKma_Yfm
‘올스타 자선송’ ‘올스타 합창곡’의 대명사로 꼽히는 《We Are The World》는 원래 뮤지션이자 사회운동가인 ‘밥 겔도프’가 주도했던 영국계 슈퍼그룹 ‘밴드 에이드’다.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본다. 에티오피아에는 1980년대 초반, 역사에 유례가 없는 최악의 기근이 들었다. 이 때문에 3년 만에 수백만에 달하는 사망자와 난민이 발생하면서 국제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이를 돕기 위해 전 지구적인 모금과 지원이 있었다. 그 관심을 가장 효과적으로 끌어낼 수 있는 주체들로 팝 뮤지션들의 역할이 주목받게 됐다. 밥 겔도프가 주도한 밴드 에이드가 1984년 크리스마스를 맞아 발표한 에티오피아 기근을 위한 자선 노래 《Do They Know It’s Christmas》가 세계적인 큰 반향을 일으키자, 대중음악계의 유명한 매니저이자 사업가인 ‘켄 크라겐’과 뮤지션 겸 사회운동가인 ‘해리 벨라폰테’가 곧바로 미국판 밴드 에이드를 목표로 기획에 들어가게 된다.
《We Are The World》와 밴드 에이드의 결정적 차이는 국적이 아닌 인종 구성에서 비롯됐다. 밴드 에이드가 대부분 백인 팝과 록 스타들로 구성됐다면, 《We Are The World》는 프로듀서였던 ‘퀸시 존스’를 비롯해 작사와 작곡을 한 ‘라이오넬 리치’와 ‘마이클 잭슨’, 프로젝트의 가장 중요한 솔로이스트였던 ‘스티비 원더’와 ‘레이 찰스’ 등 흑인 뮤지션들이 주축을 이뤘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백인 중심의 서구 사회가 아프리카나 제3세계를 돕는 모습은 상대적으로 자연스럽게 여겨졌으나, 늘 차별받고 억압받는 존재였던 흑인들이 같은 흑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장면은 여간해선 상상하기 어려웠다. 그것만으로도 큰 변화이자 영감이 될 수 있었다. 1960년대 말 ‘흑인인권운동’이 실패로 돌아간 이후 미국 내 흑인 커뮤니티는 좌절감을 느꼈다. 혁명 대신 취한 안정적인 변화의 기조에서 스티비 원더나 마이클 잭슨 등으로 상징되는 ‘빈민가에서 성공한 흑인’ 등 유명인들이 대중문화의 주류를 점유하기 시작했던 시기다. 그런 맥락에서 《We Are The World》는 미국 흑인 음악의 부상이 없었다면, 애초에 성립되지 않았을 프로젝트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흑인 음악의 메카인 ‘모타운’이 낳은 슈퍼스타인 라이오넬 리치가 곡을 쓰기 위해 펜을 들었다. 그는 《Hello》가 수록된 2집 음반을 1000만 장 이상 팔아치우며 이미 마이클 잭슨, 프린스와 함께 팝음악 최고의 스타로 등극했던 상황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다이애나 로스와의 듀엣곡 《Endless Love》를 히트시키고, 컨트리 가수 케니 로저스의 1위곡 《Lady》를 만드는 등 작곡가이자 프로듀서로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시점이었기에 슈퍼 그룹을 위한 노래를 만들 사람으로 이견의 여지가 없었다.
원래 그의 작곡 파트너는 스티비 원더였으나, 스케줄 문제로 합류하지 못했다. 대신, 떠오르는 팝음악의 황제인 마이클 잭슨이 라이오넬 리치와 함께 피아노에 앉았다. 라이오넬 리치가 유려한 코드워크를 펼쳐내자, 마이클 잭슨은 팝음악의 역사에 영원히 남을 위대한 라인인 “우리는 세계, 우리는 아이들”이라는 가사와 멜로디를 떠올렸다. “세계는 하나”라고 말하지 않고 “우리가 세계”라고 말함으로써 우리가 남을 돕는 것은 곧 ‘우리 자신을 구하는 것’이 됐다.
그 어떤 위대한 철학자도 쉽게 생각해 내지 못할 궁극의 진리가 그렇게 두 천재의 손에 의해 탄생했다. 곡은 단순하면서도 소울이 가득했고, 편곡자인 ‘톰 발러’는 모든 솔로 가수의 음역대와 장점을 고려해 최고의 라인 분배를 완성해 냈다. 솔로 보컬리스트, 백업 보컬리스트, 연주자, 엔지니어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인재들이 함께 곡의 완성을 도왔다.
“문앞에 네 자존심을 맡겨두고 와”
아름다운 노래였지만 녹음의 모든 순간이 아름답거나 무난했던 것은 아니었다. 당대 최고의 팝스타 중 한 명이었던 프린스는 퀸시 존스와 라이오넬 리치의 간청에도 끝내 참여를 거부했고, 개성 강한 뮤지션들은 밤새도록 이어진 녹음 내내 크고 작은 말썽을 부려 녹음을 어렵게 만들었다. 베테랑 티나 터너는 피시 버거를 달라며 노래를 불렀고, 톡톡 튀는 신세대 뮤지션 신디 로퍼는 “노래가 탄산음료 ‘펩시’의 광고 음악 같다”고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곡을 만든 잭슨과 리치가 모두 펩시콜라의 광고모델로 활동한 것도 이 같은 음모론(?)을 부추긴 부분이다.
흑인 음악의 대부인 퀸시 존스가 프로듀서로서 포디엄에 서있었지만, 나름의 팝 대가들을 일괄적으로 통솔해 내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 헤어지면 다시 불러 모으기 힘든 40여 명의 톱 뮤지션에게 다음 기회는 없었다. 존스와 리치는 고비 때마다 아티스트들을 어르고 달래가며 녹음을 완성해 냈다. 본인의 파트를 어떻게 부를지 도무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던 포크 음악의 대부 ‘밥 딜런’에게 스티비 원더가 노래를 가르쳐주고, 결국 딜런을 모창하는 원더를 다시 딜런이 모창해 녹음을 끝낸 것이야말로 이 곡에 관한 에피소드 중 백미가 아닐까 싶다. 결국 스튜디오에는 감동과 눈물이 넘쳤고, 누구나 이 녹음이 역사적이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았다. 프로듀서이자 지휘자인 퀸시 존스는 스튜디오 문앞에 “check your ego at the door(문앞에 네 자존심을 맡겨두고 와)”라는 문구를 걸어놨고, 저마다 자존감이 대단했던 뮤지션들은 모두 결국 그의 말처럼 ‘대의’를 위해 큰 충돌 없이 녹음을 완성시킬 수 있었다.
각자의 장르에서 최고의 슈퍼스타라는 명성을 내려놓고, 임해야 하는 숭고한 목적이 있음을, 음악이 단지 개인의 부나 명예, 그 이상의 무언가에 복무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이가 음악을 그저 배경 음악처럼 여기고 남의 일로 치부하는 요즘, 30여 년 전에 음악으로 사람을 한데 묶고 세상을 구할 수 있다고 믿었던 뮤지션들의 모습을 이 다큐를 통해 다시금 떠올려보게 된다. 나이가 들고 철이 들면서 이 세상이 어린 시절 생각했던 것처럼 낭만적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될 때, “우리는 세계, 우리는 아이들”이라는 저 순진하고, 사랑 가득한 메시지를 다시 한번 되새겨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지금 들어도 40여폄의 보컬이 한자리에 모여 노래 운율을 마친다는것은 매우 어려운 이례적인 일일 터이다 그러나 그들은 뮤지션이기도 하지만 지구라는 인류, 그리고 그속에서 테어난 아이들을 위한 노래로 하나가 되었고 이후 올림필 송으로도 불리워 졌다..
2025년 , 내년이면 거의 40여전의 노래가 되어 버린 전설 , 그한가운데 이미 고인이 된 가수들과 뮤지선들을 기억 하며 오늘 또 이밤 다시한번 음원을 들어 본다. Written by E HAN
출처 : 시사저널(http://www.sisa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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