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게 맞고 두 대 더 맞자!의 준말인가?
그러니까. 연락을 잘 안 받는 친구들이 있다.
나조차도 그렇게 답장을 빠릿빠릿하게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열심히 유튜브나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데, 갑자기 날아온 카카오톡은 유튜브 시청이나 게임을 방해하는 악성 광고타임 같은 SKIP, SKIP, SKIP, SKIP.
어쨌거나 누군가와 연락해서 용건을 해결하고, 약속을 잡고. 사소하든지 중요하든지 카카오톡은 나와 내 주변에서 가장 많이 하는 연락수단이다.
내가 보낸 용건을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부터, 답장을 하는지 안 하는지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건 뭐 타인과 관계에 비롯한 친밀과 신뢰, 그리고 일상을 얼마나 공유하고 사생활의 경계를 얼마나 명확하게 해 놓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그런 것 가지고 베프의 순위를 매기고 좀 더 나랑 맞는 사람 아닌 사람 구별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단지, 우리가 연락을 주고받는 매개체가 좀 달라졌다? 깨달음? 발견? 그리고 적응에 관한 작은 감탄사 같은 거라 피력해 본다.
그러니까. 똑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카카오톡과 SNS DM 통해 보내어 답장을 기다린다.
그러나 하염없이 기다려도 내 메시지를 읽었다는 것을 확인해 주는 “숫자 1”이 없어지지 않는다.
물론 전화도 잘 받지 않지만, 나도 딱히 전화를 걸고 싶지 않다. 왠지 만나서 할 이야기를 전화로 다 해버리고
만나서 할 얘기가 없을 것 같은 두려움! 반가움이라는 것이 좀 줄어들 것 같은 막연한 태도가 자꾸 염려된다.
굉장히 쓰잘데기 없는 걱정이고, 매우 소심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다.
그런데 어쩌냐! 그게 나인 것을. . .
내가 신경 쓰지 않는 건, 무감각하고 무신경한 태도를 지닌 내가, 나라는 것.
내가 다른 누구일리도 없는데, 나는 나라는 것 따윈 고려하지 않는,
이기적인 것과는 좀 색이 다르고, 개인주의적 성향과도 조금 다른 건, 타인이 내게 대하는 태도에 관해선 무지하게 신경 쓴다는 것이다.
야! 그게 이기적인 거고 개인주의인 거야!라고 훅 치고 들어오면 또 그런가 하고 말아 버리는,
어
쨌
건
이상하게 SNS DM은 카카오톡이나 문자보다 빠르다.
놀랍다. 즉, 휴대전화를 못 보는 상황이 있어서 카카오톡 메시지를 못 보는 게 아니라 애초에 카카오톡은 할 마음이 없다는 것. (애초에 연락할 마음이 없다는 것?)
그에 반해 SNS는 끊임없이 확인해야 하고 온갖 취향이 몰려들어 손에서 놓지 못한다는 것.
휴대폰을 손에 들고 있지 않아서가 아니라, 손가락이 카카오톡 앱을 열지 않기 때문이라서라니,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카카오톡은 광고 수신의 빨래바구니가 된 지 오래고, 단체톡이 즐비한 카카오톡은 비소속감과 피로함 그리고 업무를 위한 파일 주고받기 따위로 쓰고 나면, 쳐다도 보기 싫다는 것. (무음의 이유)
그렇게 감정 분리수거 바구니가 된 카카오톡은 노란 거울처럼 나를 비추고 있었다.
시
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