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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디디 Sep 17. 2024

디자이너로서의 윤리의식 인지하기

[디자인 서적 추천 01] 디자인 트랩 - 윤재영

얼마 전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으며 다크패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다크패턴의 목적이 사용자를 속여 목표를 극대화한다는 것임을 생각해 봤을 때 요즘 디자이너에게 필수적인 '지표 중심'적인 설계 측면에선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디자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처음으로 돌아가 내가 UXUI를 하게 된 이유가 '사용자의 삶에 더 나은 선택지를 주고 싶다'임을 떠올리면, 디자이너로서 지켜야 할 윤리의식이 명확해진다.


그러던 중 읽게 된 디자인 트랩이 디자이너로서의 윤리의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어 공유한다.

디자인 트랩은 다크 패턴으로 익숙한, 사용자를 속이고 함정에 빠뜨리는 디자인에 대해 경계하기 위한 좋은 지침서이다. 아래는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내용 일부이다.







디자인 트랩이란 사용자를 기만하는 교묘한 방식으로 사용자의 인지를 흐려 원래 의도와 다른 행동을 하거나 포기하게 하는 전략을 말한다.


사용자가 의도한 행동에 도달할 수 있도록 실체를 강조하는 디자인을 좋은 디자인이라고 한다면, 이 적정선을 넘어 사용자의 의도와 다른 행동을 하도록 실체를 가리는 디자인을 말한다.


약관 디자인 시 예시


나 또한 인지 심리학, 마케팅 기법 등을 공부하며 사용자 중심의 '좋은 디자인'을 표방하지만, 사용자를 편하게 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답정너식 선택지를 제공한 적은 없나 되돌아볼 수 있었다.


다음은 다크패턴의 몇 가지 예이다.



1. 중독에 빠뜨리는 SNS

SNS에서 자주 사용되는 다음 영상 자동 재생이나 무한 스크롤 방식은 사용자를 중독시키기 위해 설계된 ‘슬롯머신’과 유사하다. 최초의 슬롯머신이 레버를 내리는 형태에서 짧은 시간 내에 더 많은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버튼을 넘어 자동 게임 진행까지 변모한 것처럼 무한 스크롤 기능도 더 쉽게 사용자를 중독에 빠지게 하도록 설계됐다. 


지표 측면에서 사용자의 체류시간을 높이는 것은 좋은 디자인이 아닌가 고민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책에서도 말하듯 중요한 건 사용자의 심리적 약점을 악용해 중독을 의도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기적인 체류시간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디자이너의 이상적인 역할은 장기적으로 사용자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남기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동 재생이나 무한 스크롤 같은 방식을 통해 사용자가 수고로움을 던다는 이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렇기에 디자이너는 필요시 이점을 활용하되 부작용인 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도 제공함으로써 제품의 가치를 보호할 수 있다.


디자인 윤리에 한 발 앞서있는 빅테크에서도 이런 부작용을 인정하고, 다음과 같은 예방책을 제공하고 있다.

유튜브: 일정 시간이 지날 때 알림 제공 (자세히)

인스타그램: 새 게시물을 다 봤다는 안내 제공


2. 글쓰기로 유인하는 컨펌 셰이밍

사용자의 마음에 수치심이나 죄책감을 일으켜 선택하지 않도록 유인하는 다크 패턴의 유형을 컨펌 셰이밍이라고 한다. 예를 보면 이해가 쉬운데, 할인이나 혜택을 제공하며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알림 동의를 받으려고 할 때 거부 버튼으로 '나는 돈을 아끼는 게 싫어요.', '비싸게 구매하기' 같은 비꼬는 듯한 문구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부정적인 프레임을 씌워 제시하면 손실에 대한 부담 때문에 선택하지 않는다는 '프레이밍 효과 Framing effect'를 적용한 것이다. 


이러한 패턴 사용 시 정량적 지표는 기업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높게 나오며, 사용자 반발도 심각하지 않아 자주 사용된다고 한다. 하지만 단순히 정량적 지표를 넘어 장기적으로 고객의 경험 만족도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UX 라이팅에 대해서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현실과 대입해 보면 굉장히 무례하다..





나의 경우엔 이 책을 읽으며 아래 내용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서라는 핑계로 사용자를 중독시키고 해를 가하고 있진 않을까?

우리가 사용하는 익숙한 패턴이 왜 설계됐고, 어떤 심리적 작용을 유발하는지 알고 쓰자.

정량 지표도 중요하지만, 어떤 제품을 만들지는 디자이너가 선택하고 책임질 영역이다!


결론적으로 나의 무지가 제품과 사용자에게 해를 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디자인 윤리라는 분야가 아직 구체적인 가이드가 부족한 상황이지만, 디자이너 스스로 고민하고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그렇기에 기민하게 공부하고 변하는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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